두렵도록 압도한 류인의 조각…'경계와 사이'

【서울=뉴시스】류인 '작명미상'(305×157×170(h)㎝, Wood, FRP, 1997)
결핵과 간경화 등으로 요절한 조각가 류인(1956~1999)의 작품 ‘살해동기’의 모습이다. 1987년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히게 한 오대양 집단 변사사건을 접하고 제작한 작품이다.
이병변 삼각형 형태의 두 다리 사이에 찢어 발린 나무와 구멍뚫린 가마솥이 상반신을 대신한 ‘황색해류Ⅱ’, 나무의 뿌리가 하반신을 이루고 상반신은 흙으로 빚어진 인간 형태의 조각 등 그의 작품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전치 않다.
인체를 대상으로 하지만 형상을 분절하거나 왜곡한 그의 조각은 비극으로 끝난 한 편의 대서사시를 연상케 한다.
1980년대에는 자신을 둘러싼 틀과 사회의 고통에서 해방되는 인상을 은유적으로 표현했고, 1990년대 들어서면서 자전적이고 개인적인 인체에서 사회적 존재로서의 인체를 형상화했다.
작품은 흙에서 시작하지만 그 경계에는 철근과 돌, 시멘트, 하수고 뚜껑 등 다양한 오브제를 동원한다.

【서울=뉴시스】류인 '살해동기'(45×26.5×172(h)㎝, Bronze, Iron, 1991)
전시 제목은 ‘경계와 사이’다. 삶과 죽음, 개인적 인간과 사회적 인간 사이의 실존적 경계, 그리고 흙이라는 전통적 매체의 경계에서 범주를 확장해갔던 류인을 새롭게 제시하고자 기획됐다.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아버지 류채경(1920~1995)과 희곡작가인 어머니 강성희(1921~2009) 사이에서 태어난 류인은 잦은 음주와 지병으로 마흔셋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나에게 흙은 곧 작업의 시작이자 끝을 의미한다. 인간사와 마찬가지로 조각에서 그 표현방식들의 긴 여행은 흙으로 시작해 흙으로 돌아오게 마련이다.” 전시는 6월26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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