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서울대병원 "정치적 고려 없이 백남기 진단서 정정"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김연수 서울대학교병원 진료부원장이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열린 ‘고 백남기 농민 사망 관련 긴급기자회견’에서 사망진단서에 대한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이날 서울대병원은 기존 입장을 번복해 백씨의 사망진단서에 기재된 사망의 종류를 '외인사'로 수정하는 한편 외인사의 직접적인 원인도 경찰의 '물대포'라고 결론을 냈다. [email protected]
"전공의 교육 끝나 정정, 백선하 교수 입장 변화 없어"
"직업윤리위원회 구성해 집단·의사 개인 판단 조율"
【서울=뉴시스】 심동준 기자 = 서울대병원은 15일 백남기 농민 사망진단서를 정정하는 과정에서 정치적 고려가 개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서울대병원은 이날 오후 종로구 어린이병원 1층 소아임상 제2강의실에서 설명회를 열고 "지속적으로 논의가 이뤄지면서 진단서 정정에 시간이 걸린 것"이라며 "정치적인 변화 때문에 이뤄진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서울대병원은 지난 7일 병원 의료윤리위원회를 열고 백씨 사망 진단서 수정 권고 방침을 결정했다. 이어 14일 사망진단서에 적힌 사망 원인을 '병사'에서 '외인사'로 정정했다.
다음은 서울대병원 김연수 진료부원장, 김승기 신경외과장, 이숭덕 서울대 의대 법의학교실 교수, 권용진 직업윤리위원회 전문위원과의 일문일답이다.
-정치적인 판단이 개입된 것 아닌가.
"지난해 진단서가 문제된 이후에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설치해 논의한 바 있고 병원이 가진 기본 자세는 변함이 없다. 개인의 의학적 판단을 존중하지만 진단서 작성에 있어 규범과 지침에 다르게 작성됐다는 판단이다. 그런데 강제력이 없어 지속적으로 논의하는 과정이 6개월 걸렸다. 정치적 변화 때문에 동의한 것은 아니다."
-감사를 앞두고 문제가 될 것 같아 정정하는게 아닌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서울대병원에 있는 교수가 500여명이다. 행정적으로 그렇게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서울대병원이 이런 어려운 결정을 정치적으로 결정할 만큼 무책임한 조직도 아니다. 이번에 받는 감사는 정기감사다. 여러 일정으로 미뤄지다가 받는 것으로 안다. 그 전에도 국회의 요청으로 다양한 감사를 받았다. 다시 말하지만 감사원 감사와 진단서 정정은 별개다."
-진단서를 주치의가 아닌 전공의가 정정했다. 과거 국회 국정감사에서 주치의 결정 없이 정정 불가능하다고 말하지 않았나.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김연수 서울대학교병원 진료부원장이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열린 ‘고 백남기 농민 사망 관련 긴급기자회견’에서 사망진단서에 대한 입장 발표를 하던 중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이날 서울대병원은 기존 입장을 번복해 백씨의 사망진단서에 기재된 사망의 종류를 '외인사'로 수정하는 한편 외인사의 직접적인 원인도 경찰의 '물대포'라고 결론을 냈다. [email protected]
-법률적인 검토는 어떤 것을 했나.
"작성자인 전공의에게 법적 책임이 있는가에 관한 것이다. 교육자와 피교육자 관계에서 누구 책임이 있느냐가 논란거리였다. 전공의에게 수정 권한이 있느냐도 문제였다. 이 사안에 대해서는 전공의가 병사, 외인사를 판단할 만한 지식을 갖췄다고 보는 게 맞겠다는 총의가 모아졌다. 전공의도 의사로 면허를 가진 사람이고 서명한 사람이기 때문에 직접 묻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됐다."
-지난해 9월부터 상당한 시간이 흘렀다. 왜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렸나.
"논의는 1월부터 지속해왔다. 서울대병원이 여러 일로 국민의 신뢰를 잃은 상황이어서 정상화를 하자는 취지로 논의가 진행됐다. 공식적인 논의는 듬성듬성 진행됐다. 병원 교수들을 설득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직접 의견을 하나하나 듣는 과정이 있었고 피드백을 받아 수정했다. 작성자인 전공의의 입장을 배려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 교육 기간을 피하기까지 4개월이 걸린 것이다. 윤리위원회의 결정은 세 가지였다. 첫째로 병원 윤리위에서 작성자는 지침에 따라 수정하라고 권고했다. 두번째로 병원장에게 이런 권고 사항이 잘 이행되고 서울대병원이 맡은 법적 분쟁이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하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이런 일을 선제적으로 다룰 수 있는 위원회를 만들라는 권고가 있었다."
-주치의 백선하 교수는 병원 윤리위원회 결정을 받아들였나. 징계는 이뤄지나.
"백선하 교수는 윤리위원회 권고의 대상이 아니다. 대상은 전공의뿐이다. 백 교수는 "나는 아직 외인사를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사실이다. 징계에 대해서는 검토가 필요하다. 백 교수가 최선을 다해 진료했다는 점에서는 모두가 동의하고 있기 때문에 이 문제를 회부하는 것은 고민해봐야 한다."
-서창석 병원장은 병원 윤리위원회의 결정을 어떻게 판단하고 있나. 직접 해명해야하는 것 아닌가.
"원장 이하 서울대병원 집행부는 진단서가 작성 지침과 다르게 작성됐다는 일관된 논지가 있었다. 일관된 원칙은 지난해 특조위를 만들었을 때부터 갖고 있었다. 다만 강제성이 없어 시행 방법을 찾지 못했을 뿐이다. 그와 관련한 논의를 유족이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할 수 있었다."
-외인사의 원인은 무엇으로 적용됐나.
"사망진단서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내인사, 외인사 여부를 가리기 위함이다. 외인사일 경우 경찰에 신고를 하게 된다. 진단서 원인은 나열된 항목에 체크를 하는 방식으로 기재된다. 이 사안과 관련해서는 여러 법률적이고 행정적인 절차가 진행되고 있어 외인사 안에서 무엇을 선택할는지는 법적 절차를 보는 것이 맞는다고 본다."
-외인사의 직접 원인을 물대포라고 보나.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김연수 서울대학교병원 진료부원장이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열린 ‘고 백남기 농민 사망 관련 긴급기자회견’에서 사망진단서에 대한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이날 서울대병원은 기존 입장을 번복해 백씨의 사망진단서에 기재된 사망의 종류를 '외인사'로 수정하는 한편 외인사의 직접적인 원인도 경찰의 '물대포'라고 결론을 냈다. [email protected]
-진단서를 공개할 의향은 있나.
"저희에게는 진단서를 발급 받을 법적인 권한이 없다. 유족께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발급 받으시면 된다고 말했다. 발급을 받게 되면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하나 달라고 요청했다. 여러 의문이 있을 수 있겠으나 서울대병원 구성원들이 지난 6개월간 노력이 담긴 고민의 결정으로 받아들여 달라."
-다음에도 사망진단서 관련 논란이 있으면 이렇게 정정할 것인가.
"진단서가 잘못 작성되는 일은 현실에서 많다. 이 건은 여러 사회적인 문제 때문에 표면화되고 커졌다고 생각한다. 진단서는 내용이 의학적이면서 규범적이다. 의사들은 규범적인 부분에서 훈련이 부족한 편이다. 머리가 깨져서 사망하면 당연히 외인사다. 머리가 깨진 이후 폐렴이 걸려서 죽었다고 할 때 그 기간이 짧으면 외인사로 보는 견해가 많다. 하지만 병에 걸려 사망할 때까지의 시간이 길어지면 대부분 의사들이 병사로 본다. 진단서는 의사의 견해와 법률가의 판단이 다른 경우가 존재한다. 하지만 진단서는 의사의 개인 의견 표현이기 때문에 강제할 수 없다. 이번에도 병원의 권고를 전공의가 받아들여 수정된 거지, 강제로 이뤄진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거의 사망 상태에서 진행된 317일 간의 연명 치료가 병사로 기재할 목적이었다는 의혹이 있을 수 있어 보이는데.
"의사의 주관적인 판단이 굉장히 중요하다. 법을 보는 사람은 물론 임상 의사들 중에서도 견해가 많이 갈리는 부분이 사망의 종류다. 이런 문제들은 현실적으로 많이 일어난다. 지난 6개월간 서울대병원 소속 의사들 많은 논의 있었고 전체 의견 말할 수 있게 됐다. 늦었다는 지적에 뭐라 말할 수 없겠으나 6개월이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 합의해주신 것에 감사드리고 있다."
-이같은 문제에 대한 향후 대책은 있나.
"진단서 수정에 관해서 논의할 기구가 기존에는 없었다. 의료소송이 제기되면 공식적으로 반응하는 기구가 병원의 윤리위였다. 앞으로 진단서 등이 현실과 맞지 않는 경우나 집단과 개인의 견해차이가 발생하는 경우를 조율하기 위해 서울대병원 의사 직업윤리위원회를 설치하게 됐다. 앞으로 직업윤리위의 권고를 받으면 의사는 이행 계획을 서면으로 내고 결과를 위원회에 통보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징계 절차에 착수할 수 있도록 해서 굉장히 강한 권한을 갖도록 했다."
-유족과는 어떤 얘기를 나눴나.
"지난 1년간 많은 심려와 걱정 끼친 부분 사과드렸다. 유족 측에서도 저희에게 두 가지 감사 표시를 했다. 늦긴 했지만 여러 논의와 절차 거쳐 정정한 부분이 하나다. 두번째는 다양한 치료로 300일 이상 환자 생존하면서 이별 기간을 충분 확보하게 됐다는 치료 부분에 대한 감사 표시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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