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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 RCO, 역시 세련되고 우아했다

등록 2017.11.16 17:3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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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다니엘레 가티,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RCO) 내한공연. 2017.11.16. (사진 = 롯데콘서트홀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다니엘레 가티,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RCO) 내한공연. 2017.11.16. (사진 = 롯데콘서트홀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온화한 말러 교향곡 4번에 매끈함과 정교함을 불어넣는 해석. 15일 밤 롯데콘서트홀에서 펼쳐진 로열 콘세르트허바우(RCO) 내한공연은 현악, 목관, 타악 각각의 분명한 색채가 유연하게 조화를 이룬 장이었다.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인 RCO는 자웅을 겨루는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 비해 단정하다는 인상이 짙다.

새 음악감독 다니엘레 가티와 처음 내한해서 이날 들려준 말러 교향곡 4번 역시 마찬가지였다. 다만 오케스트라의 전체 음색의 뉘앙스는 가티의 꼼꼼함이 더해진 듯 신중했다.

신비로움이 피어오르는 1악장은 고급스러웠다. RCO 단원들 자체에 배인 느긋하면서 여유로운 연주와 가티의 우아한 해석이 몽글몽글 맺혀 흘렀다.

RCO 첫 한국인 단원이자 현재 제2바이올린 차석인 이재원이 "RCO의 말러는 강의 흐름에 그냥 몸을 맡기듯 빨려 들어가면서 연주하는 듯한 기분이 든다"고 했는데, 그의 말마따나 유려했다.

훗날 '죽음의 무도'라는 부제가 붙게 된 2악장은 그로테스크하고 아슬아슬한 정조의 고개가 여럿 있는데 RCO는 이 부분들을 능청스럽게 넘어갔다.

【서울=뉴시스】 다니엘레 가티 & 서예리,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RCO) 내한공연. 2017.11.16. (사진 = 롯데콘서트홀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다니엘레 가티 & 서예리,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RCO) 내한공연. 2017.11.16. (사진 = 롯데콘서트홀 제공) [email protected]

3악장이 명연이었다. 매우 느린 박자의 이 악장은 현악의 투명함으로 인해, 작곡자인 말러의 얼굴을 직접 대면하는 듯했다.

드디어 1892년 작 '천상의 삶'을 수정한 악장으로, 소프라노 가곡인 4악장의 차례. 오케스트라 반주의 촘촘함과 함께 소프라노의 안정적인 발성과 평온한 표정이 중요한 악장이다.

소프라노 서예리는 새로운 발견이라고 할 만큼 성숙한 기량을 뽐냈다. 둥그스레한 발성은 동심원을 그리며 롯데콘서트홀을 아득하게 물들였다. 말 그대로 '천상의 삶'에 가닿는 순간이었다. 건강상의 이유로 하차한 소프라노 율리아 클라이터의 대타라는 생각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었다.
 
궁극적으로 가티와 RCO 그리고 서예리의 조합은 곳곳에 신기한 사운드가 웅크리고 있지만 짐짓 평이하게 흐를 수 있는 말러 4번을 흥미롭게 변주했다. 부러 품을 들이지 않아도 보여줄 수 있는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의 우아함이었다.

이날 RCO 첼로 수석 타티아나 바실리바가 1부에서 협연한 하이든 첼로 협주곡 제1번은 말러 교향곡 4번이라는 성찬을 부드럽게 즐기기 위한 커플링 곡으로 안성맞춤이었다.

가티와 RCO의 조합은 16일 역시 롯데콘서트홀에서 또 볼 수 있다.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Op.61(협연 바이올리니스트 프랑크 페터 짐머만)과 브람스 교향곡 제1번 c단조, Op.68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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