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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0억 폭탄' 시멘트업계, "탄소배출권 할당 기준 바꿔야"

등록 2018.04.14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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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가스 상관 없는 레미콘과 함께 업종 지정

시멘트 가격 인상으로 아파트값 상승 '우려'

【제천=뉴시스】아세아시멘트 제천공장. (사진=아세아시멘트 제공) photo@newsis.com

【제천=뉴시스】아세아시멘트 제천공장. (사진=아세아시멘트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민기 기자 = 시멘트업계가 정부의 탄소배출권 유상할당 분류 기준이 산업의 특성을 반영하지 않은 채 부당하게 이뤄졌다며 울분을 토하고 있다.

 정부가 시멘트업계를 온실가스 배출과 관련 없는 레미콘업계 등과 하나의 업종으로 분류했기 때문이다. 이에 시멘트업계는 2016년 7대 시멘트사의 전체 순이익을 웃도는 2134억원의 탄소배출권 구매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향후 2021년 이후 유상할당 비율이 3%에서 10%로 올라가게 된다면 시멘트업계는 사실상 회사 문을 닫거나 시멘트 가격을 3배 이상 올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측된다.

 13일 환경부의 '탄소배출권거래제 2차 계획기간 시행방안'에 따르면 오는 6월 유상할당 업종에 시멘트업종이 포함될 전망이다.

 배출권 거래법에 따르면 배출권 할당은 1차 계획기간(2015~17년)에는 대상업체에 100% 무상으로 할당하고, 2차 계획기간(2018~20년)에는 대상 업종별로 97%를 무상(3% 유상)으로 할당하도록 돼 있다.

 2차 계획기간 할당계획에서 유상할당 대상 업종은 6월에 확정되며, 업체별 배출권 할당은 9월에 진행될 예정이다.

 정부의 탄소배출권 할당계획 확정을 두 달여 앞두고 시멘트업계는 비상이다. 탄소배출권 유상할당 대상에 시멘트업종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시멘트업계가 지난 2015∼2017년 받은 무상할당 규모는 1억2400만t이다. 1억2400만톤의 3%인 370만톤과 이 기간동안 할당량 이상으로 배출한 탄소배출권은 600만t을 더한 970만톤을 현재 배출권 거래가격인 톤당 2만2000원에 곱하면 약 2134억원의 비용을 부담해야한다.

 ◇온실가스 배출 없는 레미콘과 함께 업종 분류로 '피해'

 시멘트업계는 정부의 유상할당 업종 분류 기준이 잘못됐다는 주장이다. 정부가 탄소배출권거래제를 먼저 시행한 유럽연합(EU) 기준을 차용했지만 업종분류는 통계청의 한국표준산업분류(KSIC) 기준을 단순 대입했다는 것이다.

 EU는 시멘트업종을 단일 업종으로 본 반면 KSIC 기준은 시멘트를 비롯해 레미콘, 콘크리트, 플라스터(석고보드 등), 벽돌, 기와, 타일 등을 모두 포함했다.

 현재 무상할당 기준은 각각 무역집약도 30% 이상, 생산비용발생도 30% 이상인 업종이나 무역집약도가 10% 이상이면서 생산비용발생도가 5% 이상이다.

 시멘트업계가 따로 분류될 경우 생산비용발생도는 37.6%로 무상할당 대상이 되지만 레미콘업계와 같이 묶일 경우 생산비용발생도가 10.5%로 떨어지며 유상할당 대상이 된다.
 
 이는 생산비용 발생도가 해당 업종 기준 기간의 연평균 배출량과 배출권 가격을 곱한 뒤 해당업종 기준기간의 연평균 부가가치 생산액을 나누는 것이기 때문이다.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서울 성동구 성수동 삼표레미콘 부지. 2017.07.10.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서울 성동구 성수동 삼표레미콘 부지. 2017.07.10.    [email protected]

시멘트는 석회석을 가열할 때 화석연료를 태우기 때문에 많은 양의 온실가스가 발생한다. 하지만 레미콘은 단순히 시멘트와 자갈 등을 물에 혼합하는 것이라 온실가스가 전혀 나오지 않는다.

 이처럼 온실가스가 나오지 않는 업체들과 함께 분류가 되면 생산비용 발생도가 4분의 1수준으로 줄면서 부당하게 유상할당 업종으로 지정되게 되는 것이다.

 실제 EU의 경우 시멘트업종은 탄소배출 무상할당 대상 업종으로 분류된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유상할당 대상이 됐다.

 ◇시멘트 가격 인상으로 인한 아파트값 분양가 폭등 '우려'

 환경부에서는 KSIC 기준으로 업종을 소분류한만큼 문제가 없고, 시멘트업만 세분류 하는 것은 일종의 특혜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환경부가 환경단체 출신 장관과 환경단체들의 눈치에 못 이겨 시멘트 업계의 주장을 묵살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는 온실가스 배출권 할당 주무부처가 환경부로 넘어가기 전 기획재정부, 산업부 등에서 다뤄졌을 땐 시멘트 업계의 이러한 주장이 정당하다며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이후 환경부로 넘어가자 담당 공무원이 이러한 시멘트 업계의 요구에 묵묵부답으로 대처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제대로 된 업종 지정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그에 대한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이 받을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예컨대 시멘트업계가 적자를 피하기 위해서는 가격인상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이는 결국 레미콘 가격도 올려 건설사의 시공단가를 끌어올리고 아파트 분양가 인상으로 이어지는 '가격인상 도미노'가 발생될 가능성이 크다.

 또 주변국 대비 경쟁력 약화로 시멘트의 수출도 급감할 우려도 있다. 실제 배출권 거래제가 시행된 2015년 이후 국내 시멘트 수출은 64%가 급감해 지난해 3400만t에 그쳤다. 이로 인해 경쟁 관계에 있는 일본이 배출권 거래제 미시행으로 수혜를 얻으면서 같은 기간 수출량이 30% 증가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하루빨리 탄소배출을 하지 않는 레미콘업과 시멘트업을 구분하는 기준을 도입해야한다'면서 "그동안 시멘트 업계는 논란이 되고 있는 페비닐을 순환 자원으로 활용하고 산업 현장에 나오는 쓰레기를 친환경적으로 재활용한 만큼 환경부도 유상할당을 무리하게 강행해서는 안된다"고 전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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