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의 명암①]탈원전·고유가에 발목 잡힌 한전...전기료 인상 불가피
등록 2018.07.25 05:45:00수정 2018.07.30 09:09:04
원전·고유가로 2분기 연속 영업적자...비싼 LNG 비중 늘면서 연료구매비↑
발전비용 급증으로 한전 비상경영...전기요금 개편 논의도 지지부진
![[탈원전의 명암①]탈원전·고유가에 발목 잡힌 한전...전기료 인상 불가피](https://img1.newsis.com/2016/09/13/NISI20160913_0012175468_web.jpg?rnd=20180730090904)
【세종=뉴시스】박상영 기자 = "가공비 등을 고려하면 당연히 두부 값이 콩 값보다 비싸야 하는데 수입 콩값이 올라갈 때도 그만큼 두부 값을 올리지 않았더니 이제는 두부 값이 콩값보다 더 싸지게 됐습니다."
김종갑 한국전력 사장이 이달 초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글이다. 김 사장은 수입 콩과 두부에 빗대어 액화천연가스(LNG)와 석탄 등 1차 에너지보다 2차 에너지가 싼 점을 지적하며 전기요금 인상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올 들어 한전의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전은 올 1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1276억1300만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한전은 지난해 4분기에도 1294억원의 영업 손실을 냈다. 한전이 2분기 연속 영업 손실을 기록한 것은 2013년 2분기 이후 18분기 만이다.
한전이 1000억원 대의 영업 손실을 기록한 이유는 김 사장이 SNS에서 지적한 바대로 한전이 도매시장에서 비싼 비용으로 전력을 구입하는 대신 싼 값에 전력을 팔았기 때문이다.
특히 저렴한 원전 대신 비싼 LNG 구입이 늘면서 이런 현상은 더욱 심화됐다.
한전에 따르면 전력구입단가는 2014년 89.62원/kWh에서 2015년 82.71 원/kWh, 2016년 79.61원/kWh으로 하락했지만 2017년에는 83.31원/kWh으로 상승 전환됐다. 전력구입비 상승은 연료비가 오른 결과다. 지난해 1분기 배럴 당 53달러였던 유가는 올 1분기에는 63.7달러에 달했다.
유연탄은 톤 당 81.6달러에서 102.4달러로, LNG는 기가줄(GJ)1만3000원에서 1만4000원으로 각각 올랐다. 값이 가장 싼 원전 가동률이 떨어진 점이 한전의 영업 손실이 늘어나는데 일조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의 2018년 국내 원전 월별 가동률을 보면 올해 1월 원전 가동률은 57.5%에 그쳤다. 가동률은 2월에 57.1%, 3월에는 54.8%까지 감소했다. 여름철 전력급증에 대비해 원전 가동률을 늘렸지만 지난달에는 여전히 67.6% 수준이다.
지난해 발전원별 구입단가를 보면 원전은 60.76원으로 LNG(103.67원), 신재생(90.03원) 유연탄(78.97원)보다 저렴하다. 값싼 원전의 가동률이 줄어들면서 한전의 전력구입비 증가를 부추겼다는 것이다.
![[탈원전의 명암①]탈원전·고유가에 발목 잡힌 한전...전기료 인상 불가피](https://img1.newsis.com/2018/07/23/NISI20180723_0014314794_web.jpg?rnd=20180730090904)
주택용은 누진요금 개선 및 필수사용량 보장공제 도입 영향으로 2016년 121.5 원/kWh에서 10.7% 하락한 108.5 원/kWh을 기록했다. 교육용 판매단가도 요금 인하의 영향으로 전년대비 7.6% 하락했다. 산업용 판매단가만 107.4 원/kWh로 전년대비 0.3% 상승했다.
전기요금 개편 논의가 아직 시작도 못한 점도 한전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하다.
올해 4월 한전은 다가구·다세대 주택 공동설비에 대해 일반용 전기 요금을 적용하기로 했으나 여론이 악화되자 유보하기로 입장을 바꿨다.
가구의 전기요금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도입했던 필수 사용량 공제가 결과적으로 일반용 전기요금 사용자에게도 혜택이 돌아가게 되면서 비주거용 시설에 대해서는 계약전력 3㎾ 이하에만 주택용 전력을 적용하고 계약전력 4㎾ 이상에는 일반용 전력을 적용하려고 했다.
국정과제에 포함됐던 산업용 경부하 요금 개편 논의도 기업의 부담 완화를 이유로 미뤄졌다.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지난 23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열린 업무보고에서 "전력소비 효율화를 위해 지난해 국정과제에 반영되어 올해 추진하려던 산업용 경부하 요금 조정도 업계의 부담을 감안해 내년 이후로 속도 조절할 계획"이라고도 밝혔다.
전력업계 관계자는 "에너지전환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전기요금 공론화부터 추진해야 한다"며 "국제유가나 LNG요금이 조정되면 전기요금도 함께 조정되는 연료비 연동제 도입 등 합리적인 요금체계 변경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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