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 우위인데 왜 안 끝나나"…이란 전쟁 길어지는 이유는
등록 2026.10.03 00:12:00
원유·금융 봉쇄에 이란 경제 직격탄…물가 상승률 89% 쑥
이란 휴전 제안에도 트럼프 거부…"美 협상 조건 높이고 있어"
고금리 길어지면 경제 휘청…"빠른 종전, 달러 패권에 중요"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발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전쟁에서 미국이 곧 승리할 것이며 그 뒤 유가가 곤두박질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6.09.29.](https://img1.newsis.com/2026/09/29/NISI20260929_0001622592_web.jpg?rnd=20260929092219)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발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전쟁에서 미국이 곧 승리할 것이며 그 뒤 유가가 곤두박질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6.09.29.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미국이 경제 봉쇄를 통해 이란과의 전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오히려 종전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란의 협상력이 약해질수록 미국이 요구 조건을 높일 수 있는 데다 이란 내부의 정치 구도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종훈 지식경제연구소 소장은 2일 유튜브 채널 '박종훈의 지식한방'에서 "미국이 이란과의 전쟁에서 점점 승기를 잡아가고 있다"면서도 "전쟁에서 성과가 좋으면 오히려 전쟁이 지연되기도 한다"고 밝혔다.
미국이 우위를 점하게 된 배경으로는 군사 공격보다 경제 봉쇄를 꼽았다. 전쟁 초기 수개월 동안 미국의 폭격에도 버티던 이란이 최근 원유 수출과 금융 거래가 막히면서 경제적으로 빠르게 약화됐다는 것이다.
박 소장은 "미국이 폭격할 때만 해도 이란 유조선은 호르무즈 해협 밖으로 나가 원유를 판매했다"며 "하지만 봉쇄가 재개되고 원유 수출이 막히면서 이란의 외화 확보에도 차질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이어 "달러 유입이 줄면서 환율이 급등하고, 식량과 생필품 등 수입 물가가 치솟았다"며 "이란의 물가 상승률이 전년 대비 89% 수준까지 높아진 가운데 항공편도 90% 가까이 차단되면서 경제적 고립이 심화됐다"고 전했다.
결국 이란은 지난달 25일 먼저 휴전을 제안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거부했다.
문제는 미국이 우위를 점하면서 오히려 협상 조건을 높이고 있다는 점이다.
박 소장은 "이기는 쪽은 이기고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협상 가격을 올리게 된다"며 "봉쇄가 효과를 내고 이란이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더욱 강경하게 나올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이란에 핵을 포기해야 경제 제재를 완화할 수 있다는 의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쟁 초기보다 협상 조건이 강해졌다는 게 박 소장의 설명이다.
상대방에 대한 불신도 종전을 늦추는 요인으로 꼽혔다. 협상을 통해 전쟁을 끝내더라도 이후 이란 강경파가 다시 군사 행동에 나설 가능성을 미국이 우려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소장은 "상대의 약속을 믿지 못하는 승자는 제한적인 조건을 받아들이기보다 절대적인 승리를 추구할 수 있다"며 "상대를 완전히 굴복시킬 때까지 공격하거나 완벽한 항복을 요구하면 전쟁은 길어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란의 특수한 정치·종교적 구조도 변수다. 경제적 어려움이 커졌다고 해서 일반적인 국가처럼 곧바로 항복이나 협상에 나설 것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란 내부에서 협상파와 강경파 가운데 어느 쪽이 주도권을 잡느냐에 따라 향후 전쟁의 방향도 달라질 수 있다. 미국이 지나치게 강한 조건을 요구할 경우 협상파의 입지가 좁아지고 오히려 강경파가 힘을 얻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 소장은 "이기는 쪽은 상대국에서 협상파가 힘을 얻도록 도와야 한다"며 "강경파가 이기게 만들면 결국 전쟁에서는 이기고도 정치적으로는 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테헤란=AP/뉴시스] 2026년 8월24일 이란 테헤란에서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목을 조르는 모습을 묘사하고 '복수는 피할 수 없다'는 문구가 적힌 광고판 앞을 지나고 있다. 2026.08.24.](https://img1.newsis.com/2026/08/27/NISI20260827_0002222666_web.jpg?rnd=20260827094210)
[테헤란=AP/뉴시스] 2026년 8월24일 이란 테헤란에서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목을 조르는 모습을 묘사하고 '복수는 피할 수 없다'는 문구가 적힌 광고판 앞을 지나고 있다. 2026.08.24.
이란 전쟁의 장기화 여부는 미국 금융시장의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 전쟁에 따른 고유가가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면서 미국의 장기 국채 금리도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박 소장은 "미국 금리가 낮아지려면 이란 전쟁이 빨리 끝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아무리 미국 경제가 튼튼하더라도 30년물 국채 금리가 5.5%를 넘어선 상황이 6개월에서 1년 이상 이어지면 버티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전쟁이 끝나 유가가 안정되면 물가와 국채 금리 부담도 완화될 수 있다. 미국 입장에서도 중국과의 패권 경쟁까지 고려하면 이란 전쟁을 유리한 조건에서 빠르게 끝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 소장은 "미국의 국채 금리가 안정돼야 국채를 기반으로 한 달러가 안정되고 달러 패권도 유지될 수 있다"며 "미국이 승기를 잡은 상황에서 승자의 지혜가 시험대에 올랐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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