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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리·킴 바홀라, 뮤지컬 부부고수의 낙천주의 '캔디드'

등록 2018.09.30 06:02:00수정 2018.10.01 10: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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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리·킴 바홀라, 뮤지컬 부부고수의 낙천주의 '캔디드'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미국을 대표하는 지휘자 겸 작곡가 레너드 번스타인(1918~1990)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오페레타 '캔디드'가 한국 초연한다.서울시향이 10월 12, 13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번스타인 탄생 100주년 기념 오페레타 캔디드'를 무대 장치 없이 콘서트 버전으로 선보인다.

'캔디드' 서곡은 갈라 콘서트에서나 앙코르로 자주 연주되지만, 극 전체를 국내에서 공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캔디드'에는. 뮤지컬스타 마이클 리(45)와 공연연출가 킴 바홀라(42) 부부가 참여한다.

마이클 리는 내레이터로 나선다. 노래를 부르지 않고, 스토리텔러로 극을 이끌기만 한다. 뮤지컬배우 출신 연출자 겸 프로듀서인 부인 바홀라는 리허설 코치다. 한국의 젊은 성악가 5명의 발음·연기를 지도하고 있다. 영어 오페라여서 자연스러운 영어 발음과 연기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활동하면서 우리말이 능숙해진 마이클 리가 한국어 질문을 바홀라에게 영어로 통역해주는 식으로 인터뷰가 이뤄졌다.

바홀라는 마이클 리의 단독 콘서트 연출을 맡는 등 남편에게 '특별한 개인 연출자'다. 마이클 리는 부부가 함께 일하는 것에는 "좋은 점이 많다"면서 "모든 부분에서 아내의 의견을 존중한다"고 했다.

마이클 리·킴 바홀라, 뮤지컬 부부고수의 낙천주의 '캔디드'

아버지와 형이 의사인 마이클 리는 스탠퍼드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의학전문대학원을 중퇴했다. 뮤지컬 '미스 사이공' 오디션에 참가했다가 조역 '투이'로 캐스팅돼 브로드웨이 데뷔했다. 2000년 중반부터 한국에서도 활동하며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2013년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에서 타이틀롤을 맡으면서 '마저스'(마이클 리+지저스) 열풍을 일으켰다. 이후 '벽을 뚫는 남자' 듀티율, '서편제' 동호, '프리실라' 틱, '더 데빌' X 등을 거치며 뮤지컬계 톱배우가 됐다.
 
마이클 리는 "솔직히 말하면 나는 자부심이 높은 배우"라고 인정했다. "작품도 많이 했고, 경험도 많아요. 마음 속으로 원하는 것도 분명히 있지요."

 자칫 잘못하면 부인과 의견을 나누다가 갈등이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둘 다 예술을 좋아해요. 뮤지컬 , 연극, 영화, 다 좋아서 의견을 잘 융화시킵니다. 그 과정 자체가 또 다른 예술이고 그 과정이 작업 중인 예술을 파워풀하게 만들죠"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래서 매번 물어봐요. '이 역할은 어때요?' '어떤 생각이에요?' '노래는, 연기는 동선은 괜찮아요"'라고요. 하하."

바홀라는 1998년 뮤지컬 '렌트'로 브로드웨이 데뷔했다. 이후 '모던 밀리' '태평양 서곡' '애니싱 고즈' 등으로 10년간 배우로 활약했다. 뉴욕대 예술대학인 티시 스쿨을 나와 컬럼비아대에서 예술경영 석사를 받은 그녀는 강의, 연출, 프로듀서 등 연기와 관련된 모든 분야에서 활약 중이다.

마이클 리·킴 바홀라, 뮤지컬 부부고수의 낙천주의 '캔디드'

마이클 리는 "아내는 대학 들어갈 때부터 노래랑 연기 공부를 했어요. 저는 심리학과 프레 메디컬(의예과)을 공부했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아내가 더 잘 알죠. 아내에게 먼저 물어보는 이유에요."다만 "같이 사니까 조언이 끝나는 시간이 없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일어날 때부터 잘 때까지 '왜'가 따라 다니죠. 쉬는 시간이 없어요. 그런데 너무 특별하고 좋아요. 특히 함께 프로젝트할 때는요. 연출님과 함께 사는 특별한 상황인 거잖아요?"

이번 '캔디드'에서 마이클 리는 영어로 내레이션만 하기 때문에 노래, 춤에 대한 '노트'는 덜하다. "덕분에 릴랙스하고 있다"며 여유를 부렸다. 대신 "대본 연습을 아주 많이 했다"고 한다. "관객이 무대 위에 좀 더 익숙한 얼굴이 있으면 이야기를 더 재미있게 들을 수 있는거 같아요. 저는 외향은 한국사람이지만 영어를 하니, 그것 자제차 재미있을 것 같아요. 마이클 리만 할 수 있는 역이죠"라고 설명했다.

2013년 두 아들과 함께 한국에 터를 잡은 부부는 2004년 미국에서 스티븐 손드하임의 뮤지컬 '태평양 서곡'에서 처음 만났다. 부인은 모든 출연자에게 "웰 던!"(well done·잘했어)이라고 외치며 격려했다. 그러나 자신에게는 냉담해 '저 사람은 본인도 아시아인이면서 내게 왜 이러지···'라며 의아해했다. 다음에 파티에서 만나 칭찬을 해줘도 "생스(thanks)!"라는 말뿐이었다. 그러나 모두 미국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나 살아온 삶을 공유했고, 6개월간 진지하게 만난 뒤 자메이카에서 프러포즈, 2006년 결혼했다.

 부부는 배우로서 '왕과 나'에도 함께 출연했다. 바홀라는 서울에서 마이클 리의 '록 파티' 등을 연출했고 미국에서는 그가 출연한 뮤지컬 '라스트 파이브 이어스' 프로듀서도 맡았다.

바홀라는 이런 상황들을 "특별하다"고 표현했다. "가장 좋은 점은 남편을 누구보다 더 잘 알기 때문에 그가 배우로서 어떤 생각으로 무대에 임했는지도 알 수 있다는 것이지요. 캐릭터나 작품에 대해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요. 남편은 제 이야기를 열린 마음으로 인내심을 가지고 잘 들어줘요. 제가 이야기가 많은 편인데도요. 저는 행운아에요."

마이클 리·킴 바홀라, 뮤지컬 부부고수의 낙천주의 '캔디드'

'캔디드'는 프랑스 계몽주의 철학자 겸 작가 볼테르(1694~1778)의 풍자소설 '캉디드 혹은 낙관주의'(1759)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1956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했다. 흥행에 실패했고, 두 차례 개정을 거듭해 현재는 인기 퍼토리가 됐다.

순진하고 낙천적인 주인공 캔디드가 세계 곳곳을 방랑하며 겪은 내용들을 풍자적으로 담았다. 긴 여정에서 추위와 굶주림, 재난과 전쟁 등 온갖 역경을 거치면서 깨달음을 얻는다는 내용이다.

 20세기 미국 음악의 상징적 인물인 번스타인의 엔터테이너 기질이 녹아 있는 작품이다. 그는 위대한 지휘자 겸 작곡가로 평가 받는데 클래식음악 뿐만 아니라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울렀다. 1958년 뉴욕 필하모닉의 최연소 상임지휘자로 임명돼 11년간 악단의 황금기를 이끈 그는 세 곡의 교향곡을 작곡했고,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원더풀 타운' 등 뮤지컬음악, '워터프런트' 등 영화음악, 그리고 실내악과 독주곡 등 전 분야에 걸쳐 작품을 남겼다.

마이클 리는 번스타인이 "천재"라고 했다. "음악 속에서 이야기의 감정을 바로 느낄 수 있어요. 역작인 '웨스트 사이트 스토리'의 서곡은 긴장감이 엄청나죠. '캔디드' 역시 서곡만 들어도 이 쇼에 대한 낙관주의, 코미디를 다 느낄 수 있어요."

'캔디드'는 해학적인 뮤지컬과 오페라의 경계에 있는 작품이다. 보통 가벼운 오페라인 '오페레타' 장르로 구분한다. 일반적으로 풍자적이며 노래와 합창대뿐 아니라 극적인 대사도 사용한다. '캔디드'에서는 정통 클래식부터 성가의 12음렬, 왈츠에서 탱고에 이르는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이 광범위하게 펼쳐진다.

마이클 리·킴 바홀라, 뮤지컬 부부고수의 낙천주의 '캔디드'

마이클 리는 "관객들은 오페라, 뮤지컬, 오페라타 다 볼 수 있다"고 소개했다. 킴 바홀라도 "클래식적인 배경과 대중 문화를 통합적으로 잘 나타낸 작품"이라고 봤다. "오케스트레이션은 놀라울 정도로 구조가 잘 짜여져 있고, 가수에게는 상당히 기술적인 부분이 요구되죠. 연기도 어렵고. 정말 좋은 작품"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들 예술가 부부는 앞으로도 다양한 협업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있다. 마이클 리는 "아이디어가 많아요. 서울시향과 이번 첫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우리 부부가 5년 동안 한국에서 많은 것을 지켜보고, 했어요. 앞으로 프로듀서, 마케팅, 홍보 등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싶어요."

한편 서울시향은 이번 무대에서 가넷 브루스 연출로 2015년 볼티모어 심포니가 연주한 버전을 선보인다. 서울시향의 수석객원지휘자 티에리 피셔가 지휘봉을 잡는다. 피셔는 11월 자신이 이끌고 있는 유타 심포니에서도 '캔디드'를 지휘한다. 작년 그래미상 수상자인 메조소프라노 빅토리아 리벤구드를 비롯해 테너 조너선 존슨, 소프라노 로런 스누퍼, 바리톤 휴 러셀 등 미국의 주요 오페라 극장에서 활약하고 있는 성악가들이 무대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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