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이견 좁혀가는 북미…풍계리 사찰방식 주목
사찰단, 구조적 붕락에 주로 집중할 듯
美주도 전문가 그룹…韓참여 가능성도
【서울=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지난 5월24일 북한 핵무기연구소 관계자들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위한 폭파작업을 했다. 4번갱도 폭파 순간 갱도 주변 흙과 돌무더기들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북한 핵무기연구소 관계자들은 '4번갱도는 가장 강력한 핵실험을 위해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2018.05.26. [email protected]
이번 풍계리 핵실험장 사찰단 파견은 그동안 북한이 언급한 풍계리 핵실험장과 동창리 미사일엔진 시험장 폐기 등 '선의의 조치'에 대해 미국이 시간표를 되돌려 일정부분 검증할 수 있게 하는 조치인 만큼, 그동안 교착상태에 있던 북미간 비핵화 협상에 물꼬를 틀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북한은 지난 5월24일 풍계리 핵실험장 2~4번 갱도와 단야장(금속을 불에 달궈 벼리는 작업을 하는 자리), 생활동 본부, 군용 막사 등을 폭파했다. 그러나 폐기식에 취재진만 초청되면서 완전한 폐기가 이뤄졌는지에 대해서는 그동안 물음표가 붙여져왔다.
이번에 사찰단이 파견된다면 2차 북미 정상회담 등 시간표를 고려했을 때, 주로 핵실험이 이뤄졌던 2번 갱도(북쪽)의 구조적인 붕락이 이뤄졌는지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3~4번 갱도의 경우에는 실제 실험을 하지 않았지만 사용이 불가능한 상태인지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
다만 핵실험장 검증의 한 방법인 시료채취는 어렵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시료채취를 할 경우 분석을 통해 북한의 핵능력을 어느 정도 유추할 수도 있지만 북한이 이를 거부할 가능성이 있고, 구조적 붕락을 확인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또한 사찰단이 완벽한 검증을 강하게 요구할 경우 방문 자체가 무산되거나 상당히 미뤄질 수 있다는 부담도 있다. 이와 함께 풍계리 핵실험장까지 장비를 운반하는 문제 등도 있다.
아울러 사찰단의 구성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전문가들은 사찰단이 미국 전문가 그룹을 위주로 구성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북한과의 협의에 따라 국제원자력기구(IAEA)나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 등이 포함될 가능성도 있다.
IAEA 대변인실 관계자는 미국의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IAEA의 북한 사찰 역할은 관련국들의 정치적 합의, 그리고 IAEA 이사회의 승인에 달렸다. 우리의 잠재적 역할에 대해선 추측하지 않겠다"며 참여 가능성을 열어뒀다.
【서울=뉴시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7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백화원 영빈관에서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접견했다고 8일 보도했다. 2018.10.08. (출처=노동신문) [email protected]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김정은 위원장과 국제 핵사찰단 방문에 관해 논의하기 위해 '실무급 대화'를 시작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힌 만큼, 이같은 구체적인 사항은 조만간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빈 채널을 통해 합의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풍계리 동창리 미사일 엔진시험장까지 검증이 이뤄질 경우, 영변핵시설 폐기 등 초기 비핵화 조치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
영변 핵단지에는 IRT-2000형 연구용 원자로와 5㎿ 원자로, 25~30㎿급 경수로 등과 함께 동위원소생산시설, 방사화학실험실, 폐기물시설, 우라늄농축시설 등이 몰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영변핵시설 폐기의 경우 초기 비핵화 조치뿐만 아니라 9·19 평양공동선언에서 밝힌 미국의 '상응조치'와도 연결된 만큼,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는 영변핵시설 폐기가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미 정상회담 전에 풍계리 핵실험장과 동창리 엔진시험장 사찰이 다 마쳐지느냐가 중요한 포인트"라며 "지금 속도로 봐서는 북미 정상회담 전에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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