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징용 피해자에 배상금 못주겠다는데…해결책 없나
임의지급 이상적이지만…신일철 "판결 유감"
국내 보유 자산 찾아 강제집행 가능성 존재
포스코 지분 3.32% 국내 재산 여부도 논란
일본 강제 집행 난망…"미국선 가능" 분석도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지난달 30일 강제징용 피해자 이춘식 씨가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신일철주금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재상고심 승소 이후 눈물을 흘리고 있다.2018.11.03. [email protected]
현재로선 신일철주금의 자발적 지급을 기대하기 어려운데다 일본 정부는 자국 기업들을 상대로 "강제징용 배상요구에 응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린 상황이다.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위자료를 손에 쥐기까지는 아직도 지난한 여정이 남았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강제징용 노동자들이 신일철주금에서 위자료를 지급받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회사 측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른 위자료와 지연손해금을 알아서 지급하는 것이다.
앞서 대법원 전합은 지난달 30일 고 여운택씨 등 강제징용 노동자 4명이 신일철주금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재상고심에서 "원고들에게 각 1억원 및 이에 대해 2013년 6월19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 경우 여씨 측이 신일철주금에 위자료 지급의 임의이행을 요구하고 이를 회사가 받아들이면 된다. 하지만 신일철주금 측은 대법원 판결 이후 "1965년 한일청구권 및 일본 정부의 견해에 반하는 것으로 극히 유감"이라며 사실상 자발적 지급을 거부하는 취지의 발표를 했다.
신일철주금이 소유한 재산에 대한 강제집행 역시 쉽지는 않다는 것이 법조계 등의 중론이다.
신일철주금이 국내에 보유한 재산에 대해 강제집행하는 것이 가장 현실성이 큰 방법이지만 회사의 보유자산 규모를 확인하기 어렵고, 국내 계열사는 별개 법인이어서 실행하기가 어렵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김명수 대법원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일제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신일철주금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재상고심 전원합의체 판결을 선고하고 있다 2018.10.30. [email protected]
또 현재 신일철주금은 포스코 지분 3.32%에 해당하는 주식을 미국주식예탁증서(ADR) 형태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지만 이 역시 국내재산으로 분류해 강제집행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ADR이 국외 예탁기관에서 실물증권에서 파생한 일종의 대체증권을 발행·매매하는 형태로 거래되는 까닭이다. ADR 보유에 따른 배당금 역시 자산이 국외에 있고 달러화로 지급되는 점, 일반적 지급경로와 다르다는 점 등에서 국내 법원 판결만으로 강제집행할 수 있는 대상에 속한다고 단정하기에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일본기업인 신일철주금이 자국에 보유한 자산에 대한 강제집행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국내 법원의 확정 판결을 기초로 현지 법원에서 별도의 집행판결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어렵지 않겠냐고 보는 견해가 다수다.
일본은 외국판결을 자국에서 집행 또는 증거자료로 활용할 때 해당 판결의 내용과 절차가 일본의 공서양속에 반하지 않는지, 자국과 동등한 조건으로 자국 판결이 대상국에서 승인될 것이 보증되는지 등을 살펴보고 있다.
일본 이외의 다른 나라에 있는 신일철주금 자산에 대한 집행에 나설 수도 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미국 등 다른 나라에서 회사가 받을 돈들에 대해 현지 법원의 판결을 받아 집행하는 것이 일본 자산에 대해 직접 집행 시도를 하는 것보다 쉬울 수 있다"고 제시했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지난달 30일 강제징용 피해자 이춘식 씨가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신일철주금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재상고심 승소 이후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18.10.30. [email protected]
한편 개인 차원의 소송, 일본 기업 재산 강제집행 등 논의와는 별도로 다른 강제징용 피해자들을 아우를 수 있는 위자료 지급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번 소송을 대리한 김세은 법무법인 해마루 변호사는 "이 사건 이외에도 다른 피해자들이 많은 상황이어서 바람직한 해결 방안이 무엇인지 고민 중이다"라며 "어르신들이 생존해계실 때 받을 수 있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 아니겠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직 확인되지 않은 피해자 분들이 많은 상황이다. 국내에서 제대로 된 조사를 진행해 전체 피해자 규모를 파악하고 제대로 협상에 나설 수 있도록 해주는 등의 대응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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