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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프랑스 뮤지컬, 한국 건너오면 뭐가 될까···'킹아더'

등록 2019.03.19 06: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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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킹아더' ⓒ알앤디웍스

뮤지컬 '킹아더' ⓒ알앤디웍스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반구형 무대에 폭풍처럼 쏟아지는 다양한 장르의 노래. 지난주 서울 흥인동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라이선스 초연을 개막한 프랑스 뮤지컬 '킹 아더'(연출 오루피나)는 유럽 중세풍의 뮤지컬이면 으레 떠올리게 마련인 강한 오케스트레이션 편곡의 넘버만 존재하지 않았다.

다른 프랑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가 그랬듯 장르가 다양했다. 프렌치·켈틱 팝, 업템포 발라드 등 팝 장르가 주를 이뤘다. 반주음악(MR)을 사용해서 아쉬움이 남지만, 멜로디컬한 넘버가 많아 귀에 척척 감겼다.

전자음처럼 뿅뿅대는 사운드와 '한국적 뽕기'를 연상케 하는 사운드는 얼핏 촌스럽게 느껴지다가 중독성을 더했다. 군무가 함께 하는 장면에서는 K팝처럼 보이고 들렸다. 관객들 사이에서 '뮤직뱅크를 보는 듯하다'는 평이 들려오는 이유다.

힙합을 비롯해 발레, 현대무용 등 다양한 장르의 춤과 함께 애크러배틱이 어우러지면서 동작과 안무가 다양해졌다. 노래를 하는 인물의 감정선을 반투명 가림막 뒤의 무용수가 표현하는 장면에서는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 본 듯한 기시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신의 점지를 받은 아더가 신비로운 검 '엑스칼리버'를 뽑고 왕이 된 후를 다룬 뮤지컬은 '선택의 이야기'로 수렴된다.
[리뷰]프랑스 뮤지컬, 한국 건너오면 뭐가 될까···'킹아더'

아더의 왕비 '귀네비어'와 아더가 신임하는 기사 '랜슬럿'의 안타까운 사랑이 심도 있게 그려지지 못했고, 아더의 누이 '모르건'의 복수에는 크게 공감하기 힘들다. 게다가 판타지가 가미된 타국의 전설이야기는 태생부터 우리와 멀다.

그럼에도 매번 선택의 순간에 처하는 아더의 고민은 수긍할 수 있다. '아더왕 이야기'는 영국의 건국 신화를 담았는데, 여러 고난에도 백성을 위해 최선을 선택을 해야 하는 아더왕의 두려움과 외로움은 고음이 난무하는 그의 넘버처럼 절절하다.

이처럼 뮤지컬에는 이질적인 요소가 가득하다. 영국 이야기인데 프랑스 뮤지컬이고, 유럽 신화가 소재인데 한국적 정서를 파고들어야 한다.

최근 넷플릭스를 통해 '아더왕의 전설'이라는 이름으로 프랑스 공연실황이 상영됐는데, 미리 본 관객들 사이에서는 어색하다는 것이 주된 평이다. 2막을 각색한 한국 버전은 모든 일을 용서하고 다시 일어서는 아더의 성장에 좀 더 방점을 찍는다. 한국식으로 변용된 이야기와 문법으로 새로움을 입는다.

초반에 낯선 이 뮤지컬의 화법은 객석을 당혹스럽게 만들지만 묘한 중독성이 있는 음악과 배우들의 호연에 이내 무마된다. 인터미션을 제외하고 러닝타임 2시간20분 동안 90번가량 바뀌는 영상 배경은 밀도감을 높인다. 
[리뷰]프랑스 뮤지컬, 한국 건너오면 뭐가 될까···'킹아더'

서사의 단단한 힘보다 넘버의 순간순간 감정으로 밀고 나가는 장르가 뮤지컬이다. 이야기의 간극이 눈에 띄지만 창작진의 고민과 배우의 호연은 왜 '지금 아더왕인가?'라는 물음에 그래도 어느 정도 답은 준다.
 
뮤지컬로 데뷔해 드라마 '돈꽃' '아는 와이프' '남자친구'로 인기를 누린 장승조가 타이틀롤이다. 대극장 뮤지컬 무대에 10년 만에 복귀했는데, 성량과 연기 등의 측면에서 꾸준히 대극장에 올라도 되겠다는 확신을 준다.

모르건을 맡은 박혜나의 폭발적인 카리스마는 짧은 등장에서 극의 분위기를 지배하고 아더와 충돌하는 멜레아강 역의 강홍석도 가창력과 연기력으로 존재감이 뚜렷하다. 뮤지컬스타 한지상, 크로스오버 보컬그룹 '포르테 디 콰트로' 멤버 겸 뮤지컬배우 고훈정이 또 다른 아더다. 6월2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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