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원내사령탑 교체 '기로'…"대체인물 없어" vs "협상력 약해"
나경원, 오는 10일 임기 만료…임기 연장 의지 강해
강석호, 유기준 등 중진 잇따라 출사표 던져 경선 요구할 듯
패스트트랙, 총선 등이 변수 "협상 무기력" vs "인지도 높아"
황교안 대표 의중도 관심…羅 원내대표 재신임 변수될 수도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당 비상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한국당 당헌당규상 원내대표 임기는 선출일부터 1년이지만 잔여임기가 6월 이내인 때에는 의원총회의 결정에 의해 임기를 연장할 수 있다. 다만 임기 연장은 새로운 원내대표가 선출되지 못한 경우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강석호 의원이 출마를 선언한데 이어 유기준 의원도 4일 출마선언을 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임기 연장을 둘러싼 해석이 엇갈린다.
나 원내대표의 임기는 원칙적으로 12월10일부로 끝나기 때문에 새 원내대표를 선출하는 절차를 밟아야 하지만 총선과 패스트트랙 정국 등이 변수로 작용해 재신임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현재로서는 나 원내대표에 대한 재신임 가능성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우선 민감한 시기인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원내 사령탑 교체를 두고 리스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를 골자로 한 패스트트랙 법안이 본회의에 부의돼 있는 만큼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국회의장의 의지에 따라선 법안을 언제든지 상정, 의결할 수 있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강석호 자유한국당 의원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 원내대표 경선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두고 '원내 간판'을 저울질하며 재신임 쪽으로 기울고 있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나 원내대표의 강점 중 하나가 높은 인지도라는 점에서 선거유세에서 중량감이 있으면서도 대중적으로 친밀감 있는 인물을 찾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당의 한 중진 의원은 "나경원 원내대표가 장외집회에서 연설하면 다른 의원들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박수 소리가 다르다. 어떨 때는 황교안 대표보다 더 크게 들릴 때도 있다"며 "나 원내대표를 지지하지 않는 의원들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대체할 만한 인물이 당 내에 누가 있겠냐"고 말했다.
반대로 총선을 얼마 안 남긴 시점에라도 원내대표를 새로 선출해 당을 정비하고 분위기를 쇄신하자는 의견도 있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3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 천막농성장에서 당무를 보고 있다. [email protected]
당의 한 의원은 "애초 선거법을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지 말았어야 했는데 나 원내대표가 협상에 임하는 바람에 지금과 같은 패스트트랙 정국이 펼쳐진 것 아니냐"며 "결과적으로 실패한 전략인 만큼 나 원내대표가 이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날 출마를 공식 선언한 강석호 의원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협상력과 정치력이다. 반대와 투쟁이 야당의 특권일 수는 있지만 야당의 진정한 무기는 기술적이고 전략적인 협상이어야 한다"며 "무너진 원내 협상력을 복원하고 국민들께 인정받는 수권 야당으로 자유한국당을 다시 세우는데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한 재선 의원은 "원내대표 선거는 황 대표가 (나 원내대표 임기만료) 3일 전 공고를 내면 할 수 있다"며 "그 전에 의총을 열어서 의원들끼리 연임에 대한 의견을 묻고 투표로 결정하겠지만 노(NO)라고 결정이 나오면 경선이 진행돼야 하지 않겠냐"며 사실상 경선을 지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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