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유력 총리후보 출마의사 포기.. 시위사태 계속될 듯
[베이루트=AP/뉴시스]25일(현지시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시위 진압 경찰이 도로를 막은 반정부 시위대와 충돌하고 있다. 전날 헤즈볼라 지지자들과 반정부 시위대가 격렬하게 충돌해 보안군과 경찰이 이들을 갈라 놓아 봉쇄됐던 주요 도로는 소통이 재개됐다. 2019.11.25.
사미르 카티브는 이 날 총리 출마를 포기한다고 선언했다. 이 나라의 수니파 이슬람 지도부가 그에게 자기들은 지난 10월 29일 반정부 항의 시위의 포화속에서 사임한 사드 하리리 전 총리를 지지한다고 밝혔다는 게 이유다.
레바논의 분권 정치제도에 따르면 총리는 수니파 무슬림으로부터 나와야 하며, 대통령은 마론파 기독교도 중에서, 국회의장은 시아파 무슬림들 가운데에서 선출되어야 한다.
카티브의 사퇴 발표는 불과 몇 시간 전에 미셀 아운 대통령과 의회 주요 정당 지도자들간의 협의에 따라서 공식 후보로 지명될 가능성이 흘러나온 뒤에 이뤄졌다. 그의 사임으로 아운대통령은 후보자 선임을 다시 일주일 연기하기로 했다.
하리리 전총리의 사퇴는 현 정권의 부패와 무능을 질타하는 전국적인 시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이뤄졌다. 이후 누가 새 정부의 수반으로 점점 심화되는 경제위기, 국가 유동성 부족 등 금융위기를 해결할 것인지를 두고 교착상태가 계속되어왔다.
하리리는 무너지는 국가 경제를 위한 야당과의 비상내각을 형성하는 일이 야당의 반대로 교착상태에 빠져 사임한다고 밝혔다. 그는 카티브를 후보자로 지지한다고 했지만 시위대는 그가 유명한 기업인이며 현 정부의 하도급업자여서 정권과 너무 깊이 결탁되어 있다는 이유로 반대의사를 표했다.
이에 카티브는 레바논의 지도자 셰이크 압둘 라티프 데리안과 하리리 전 총리와 회담을 가진 뒤에 8일 사퇴를 밝혔다. 그는 2주일 전에 자신의 이름이 후보자로 떠돌기 시작된 이후로 " 일부 편견에 사로잡힌 사람들이 행하는 불공정한 선거운동에 노출되어 왔다"면서 입후보에 대한 고려를 철회한다고 말했다.
이 날도 시위대는 국회 앞에서 예정대로 시위를 이어갔으며 정부가 이 경제적 난국 속에서 새 정부 수립과 총리후보 선정을 계속 지연시키고 있다고 맹렬히 비난했다.
시위대는 "우리는 독립적인 새 정부를 원한다"면서 하리리 전 총리와 가족들 역시 현정권의 주축으로 배제대상임을 밝혔다. 이들은 하리리의 복귀를 원치 않는다면서 "하리리가 국제적으로 인맥이 많다고 해서 그를 이 나라 구세주처럼 떠받들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이 날 보안군은 시위대가 하리리의 사무실에 근접하는 것을 철통같이 막았지만, 시위대는 폭우 속에서도 행진을 계속하면서 "하리리는 돌아올 수 없다 "는 구호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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