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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北미사일 안보리서 논의…'말 대 말'→'행동 대 행동'으로

등록 2019.12.10 11:2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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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强) 대 강 국면으로 봐야…美 의지대로 가겠다는 것"

"중국, 러시아 사전 제약해 '새로운 길' 축소하려는 의도"

"트럼프, 대선 앞두고 '더 이상 도발 말라' 신호 보낸 것"

거꾸로 '상승 효과' 불러 北 '행동 대 행동' 자극할 수도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백악관에 열린 내각회의에서 팔짱을 끼고 다른 사람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19.12.10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백악관에 열린 내각회의에서 팔짱을 끼고 다른 사람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19.12.10

[서울=뉴시스] 김성진 기자 = 미국의 요청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오는 11일(현지시간) 공개회의를 열고 북한의 최근 미사일 발사와 추가 도발 가능성을 논의할 예정이다. 북미가 비핵화 협상 시한인 연말을 앞두고 '말 대 말'을 넘어 '행동 대 행동'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정치 매체 더힐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9일(현지시간) "최근 한반도에서 있던 사건과 이달 5일 대통령과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대표들과의 만남을 고려해 국무부는 주유엔 미국 대표부에 이번 주 북한에 관한 유엔 안보리 논의를 제안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논의는) 최근 미사일 발사와 북한의 도발 확대 가능성을 비롯해 근래 한반도 국면에 관한 포괄적인 업데이트가 포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달 안보리 의장국인 미국은 예정돼 있던 북한 인권 상황에 관한 논의 대신 이번 회의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미는 최근 '말 대 말'로 강하게 치고받는 모습을 보여왔다. 북한 김영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은 전날에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미 적대적 자세를 취하면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고 발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해 "우리는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응수하며 강력 반발했다.

【서울=뉴시스】조선중앙TV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겸 국무위원장이 평북도 동창리 서해 위성발사장에서 정지위성 운반로켓용 대출력 엔진 지상분출시험을 지도했다고 20일 보도했다.  이날 엔진 지상분출시험 현장에서는 리병철, 김정식 등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책임일군들과 국가우주개발국 일군들이 김 위원장을 맞았다.  사진은 미사일 발사대 모양 장치에 설치된 엔진의 분출 시험 장면. 2016.09.20. (사진=조선중앙TV 캡쳐)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지난 2016년 9월 평북 철산군 동창리 서해 위성발사장에서 실시된 정지위성 운반로켓용 대출력 엔진 지상분출시험 장면. 2016.09.20. (사진=조선중앙TV 캡쳐) [email protected]

김 위원장은 "어쩔 수 없이 이럴 때 보면 참을성을 잃은 늙은이라는 것이 확연히 알리는 대목"이라며 "이렇듯 경솔하고 잘망스러운 늙은이여서 또다시 망령든 늙다리로 부르지 않으면 안 될 시기가 다시 올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2017년에 트럼프를 강하게 비난할 때 나오던 언어들을 사용했다.

리수용 북한 노동당 국제담당 부위원장 역시 전날 오후 10시께 김 위원장에 이어 연쇄적으로 담화를 발표하고 "(김정은)국무위원장의 심기를 점점 불편하게 할 수도 있는 트럼프의 막말이 중단되어야 할 것"이라고 경고성 발언을 이어갔다.

아울러 북한이 지난 7일 서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관련 엔진 시험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미국이 유엔 안보리에 공개회의를 요청함에 따라 '말'을 넘어 '동창리 시험장 재가동'에 대한 '행동 대 행동'으로 갈등에 불이 붙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미가 강(强) 대 강 수순으로 간다고 봐야 할 것 같다"고 우려하며, "유화적 태도를 통해서 대화로 봉합하겠다고 하면 트럼프 대통령이나 국무부가 직접적 언급을 통해서 메시지를 보내야 하는데, 이 같은 방식으로 건조하게 안보리에 요청하는 것은 미국이 연말시한과 상관 없이 대화는 하되 북한 페이스에 따라서 움직이지 않겠다는 강한 자세를 견지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해석했다.

【하노이=AP/뉴시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28일(현지시간)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 회담장에서 회담하고 있다. 2019.02.28.

[하노이=AP/뉴시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28일(현지시간)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 회담장에서 회담하고 있다. 2019.02.28.

그동안 외교가에서는 미국이 북한이 정한 연말 협상 시한을 신경쓰지 않고 비핵화 협상에 임하고 있다고 알려져왔다. 북한의 흐름에 따라가지 않고 미국이 계속 판을 쥐겠다는 의지라는 관측이다. 특히 최근 북한 인사들의 담화나 발언들도 이 같은 미국의 태도를 비난하는 듯한 뉘앙스가 종종 읽혔다.

김성 유엔주재 북한 대사는 지난 7일(현지시간) 연말 시한을 앞두고 비핵화 이슈가 협상 테이블에서 내려졌다면서, 미국이 '연말 시한'이 설정됐음에도 불구하고 '시간 끌기 전략'을 펴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미국의 이번 조치 역시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 재가동에 대해 미국이 적극적으로 협상에 나서기보다는 북한에 일종의 경고를 보내면서 자신들의 흐름대로 판을 이끌겠다는 의지가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유엔 안보리에서 미리 북한의 탄도미사일, 핵 프로그램 등과 관련해 공개 논의를 함으로써, 북한이 '새로운 길' 이후 중국이나 러시아 등과 전략적 제휴를 하더라도 효과가 크기 않도록 사전에 차단하려는 포석으로도 풀이된다.

【서울=뉴시스】북한 로동신문은 3일자 지면에 어제 오전 "동해 원산만 수역에서 새형의 잠수함탄도탄(SLBM) '북극성-3'형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2019.10.05. (사진=노동신문 켑쳐)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북한 로동신문은 지난 10월3일자 지면에 어제 오전 "동해 원산만 수역에서 새형의 잠수함탄도탄(SLBM) '북극성-3'형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2019.10.05. (사진=노동신문 켑쳐) [email protected]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혹시 모를 북한의 ICBM 발사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공개적 경고이면서 또 한편으로 (유엔 안보리 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 등을 사전에 제약해 북한의 '새로운 길' 영역을 축소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특히 "미국이 안보리 회의를 요청한 것은 일종의 '대선 보험'이라고 보인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대선을 북한의 ICBM 발사 등 도발에 대한 고민 없이 무사히 치르고 싶다는 바람이 반영된 것이 아닐까 한다"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 안보리를 통해 북한에 공개적 경고를 보내면서, 내년 자신의 대선을 무사히 치를 수 있게 '더 이상은 도발하지 말라'는 암묵적 신호를 보내는 것 아니냐는 설명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미국의 이 같은 조치가 일종의 '상승 효과'를 불러 북한이 '행동 대 행동'에 따라 추가적인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사거리 5500㎞ 이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을 통한 추가적인 도발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군 관계자는 "한미는 긴밀한 공조 하에 북한 동창리를 비롯한 주요 지역의 활동들을 면밀히 감시하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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