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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지코 '아무노래' 댄스 챌린지...'요새는 이런 게 왜 유행하나?'

등록 2020.01.30 10:3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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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ysongchallenge' 해시태그 달고 세계적 인기

쇼트 동영상 플랫폼 '틱톡'과 시너지

[서울=뉴시스]지코 신곡 '아무노래' 표지 사진 (사진=KOZ엔터테인먼트 제공) 2020.01.2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지코 신곡 '아무노래' 표지 사진 (사진=KOZ엔터테인먼트 제공) 2020.01.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왜들 그리 다운돼있어? / 뭐가 문제야. 세이 섬싱(say something) / 분위기가 겁나 싸해 / 요새는 이런 게 유행인가."

래퍼 겸 프로듀서 지코(ZICO)의 '아무노래' 인기가 심상치 않다. '아무노래'는 지난 13일 공개된 이후 국내 음원사이트의 실시간 차트 정상을 줄곧 지켜왔다.

이제 기세를 타고 해외 차트까지 넘보는 중이다. 2월1일자 미국 빌보드의 '월드 디지털 송 세일즈 차트'에서 4위를 차지했다. '아무노래'는 발표 첫 주에만 미국 내 120만 스트리밍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주 240만 스트리밍을 기록했다. 전주보다 스트리밍 횟수가 100% 증가했다.

'아무노래'의 돌풍 이유 중 하나는 '댄스 챌린지'다. '아무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anysongchallenge'라는 해시태그과 함께 소셜 미디어에 릴레이로 올리는 것이 유행처럼 번졌다.
 
'아무노래'는 자메이카 레게에서 발전한 장르 '댄스홀'을 차용한 곡으로 들으면 절로 어깨를 들썩이게 할 만큼 그루브감이 뛰어나다.

'마마무' 화사, 이효리, 청하, '소녀시대' 티파니 영 등 인기 가수들이 동참하면서 '아무노래 댄스 챌린지'는 '인싸'(인사이더)들의 '인싸템'(인사이더 + 아이템)이 됐다. 가수들의 참여 아이디어는 지코가 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 이효리 '아무노래' 댄스챌린지. (사진 = 인스타그램 캡처) 2020.01.29. realpaper7@newsis.com

[서울=뉴시스] 이효리 '아무노래' 댄스챌린지. (사진 = 인스타그램 캡처) 2020.01.29. [email protected]

사실 댄스 챌린지 열풍은 이미 불었다. 대표적인 예가 2018년 '아기상어'다. 이 노래를 부르며 춤추는 영상은 '베이비샤크 챌린지'(#BabySharkChallenge)로 공유됐다. 그룹 '레드벨벳' 멤버 아이린과 예리 등이 동참, K팝 열풍과 맞물리면서 세계로 퍼져나갔다.

글로벌 그룹 '방탄소년단'(BTS)도 빼놓을 수 없다. 방탄소년단이 2018년 내놓은 '아이돌'의 춤 동작을 네티즌들이 따라 하는 '아이돌챌린지(#IDOLCHALLENGE)' 영상이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최근 가수 박진영과 현아도 각각 신곡 '피버'와 '플라워 샤워'를 발표하면서 '피버 챌린지'와 '플라워 샤워 챌린지'에 도전했다.

지코 '아무노래'의 '댄스 챌린지' 열풍에서 특기할 점은 동영상 플랫폼 '틱톡'이 중심이라는 것이다. 이 플랫폼에 '아무노래' 댄스 챌린지 영상은 130만건 이상이 업로드됐고 영상 조회수는 4억뷰를 넘겼다.

'틱톡'은 10대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누리는 쇼트 비디오 애플리케이션(앱)이다. 짧은 영상을 선호하는 Z세대(1995~2004년생)는 이 앱으로 놀고 소통한다. 이 세대에서는 유튜브보다 틱톡 선호도가 높다.

Z세대의 특징인 참여와 공유가 손쉽기 때문이다. 특히 '아무노래'의 '댄스챌린지' 영상은 플랫폼 안에서만큼은 스타, 대중의 경계 없이 수평적으로 대우를 받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세종문화회관은 김성규 사장은 친구의 10대 딸이 '틱톡'으러 소통하는 것을 보고, 틱톡과 업무협약을 직접 추진하기도 했다. 기존 중후한 이미지로 각인된 공연장인데 틱톡 덕에 10대들 사이에서는 유연한 기관으로 인식되고 있다.

[서울=신화/뉴시스] 틱톡

[서울=신화/뉴시스] 틱톡

지코는 이 틱톡의 인기 흐름에 잘 탔다. 지코는 '아무노래'를 통해 틱톡과 처음 협업, 대성공을 거뒀다. 지코는 음원강자로 통했지만 최근 발표한 신곡은 그의 명성에 비해 차트에서 성적이 좋지 않았다. 그런데 틱톡을 통한 '아무노래'의 '댄스 챌린지' 열풍에 힘 입어 동영상 인기와 함께 음원 차트에서도 다시 자연스레 인기를 얻었다.

가요계는 지코의 '아무노래' 열풍은 대중음악계에 시사하는 점이 크다고 짚는다. 노래의 완성도에 신경쓰는 만큼, 끊임없이 변화하는 음원 소비 플랫폼에 맞춰 유연하게 대처하는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중견 아이돌 기획사 관계자는 "대중의 심리를 완전히 파악해 유행보다 앞서가는 건 힘들다. 다만 그 흐름에 늦지 않게 소통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요즘 가요 기획사에 미디어, 심리 쪽 전문가들도 많다. 노래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이상을 통해 노래를 무엇을 통해 어떻게 알리냐도 중요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근 가요계에서는 소셜 미디어를 통한 바이럴 마케팅 관련 논란이 한참인데 퍼져 나가는 흐름을 자연스럽게 보여준 지코의 성공사례는 긍정적으로 참고할 만하다는 호응도 많다.
      
프리랜서 대중음악 칼럼니스트 제프 벤저민은 빌보드 차트비트 코너를 통해 "지코가 영리한 챌린지를 통해 스스로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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