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청사로 가는 공수처…"수사기밀 유지 되겠나" 우려
출범 앞둔 공수처, 과천청사 5동에 사무실 마련
독립적 수사기관이 청사에…"독립성 훼손" 우려
수사대상인 법무부 옆에 위치…불편 관계 예상
준비단 "보안성 확보 검토 중, 업무공간도 분리"

13일 공수처 설립준비단에 따르면 정부는 정부과천청사 5동에 공수처 사무실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초 서울 및 서울 근교의 다수 공공건물과 민간건물이 후보지로 거론됐으나 건물 면적 등 규모, 시설 보안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준비단은 설명했다.
또 공수처 기소사건 관할 법원인 서울중앙지법과도 멀지 않다는 점도 이유로 들었다. 출범이 얼마 남지 않아 적절한 장소를 찾기에 시간이 부족했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입법·사법·행정부에 속하지 않는 독립적인 수사기관인 공수처가 정부과천청사에 입주하게 될 경우 자칫 독립성 및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공수처는 고위공직자의 직무 관련 부정부패를 독립적 위치에서 전담해 수사하는 기관이다. 수사 대상으로 하는 고위공직자는 대통령, 국회의장 및 국회의원, 대법원장 및 대법관, 헌법재판소장 및 헌법재판관, 검찰총장, 판·검사 등이다.
정부과천청사는 전 행정부처가 이용하는 곳이기 때문에 출입이 까다로워 방문자 신원을 모두 기록해야 한다. 공수처가 청사 내에서 조사를 진행하게 된다면 고위공직자를 참고인이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하는 데 대한 보안을 지키기 힘들어지는 셈이다. 수사의 밀행성을 담보하기 힘든 만큼 독립성도 당연히 침해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공수처 수사 대상자에 현 정부의 고위공직자도 포함될 수 있는데 초기에 밀행적으로 진행되는 수사는 어려울 수 있다"며 "판·검사도 대상인 만큼 소환되다 보면 눈에 금방 띌 텐데 현실적으로도 난관이 있어 장소 선정에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검찰 출신 변호사는 "법무부장관과 공수처장을 동급으로 두고 힘을 실어주겠다는 의도가 읽힌다"며 "독립적인 기관을 행정기관 옆에 두는 게 적절해 보이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상징적으로도 공수처는 정치적 중립성이 매우 강조되는 기관인데도, 정부과천청사에 위치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시선도 있다. 이 때문에 공수처와 비슷한 역할을 해왔던 특별검사팀 사무실도 그간 공적인 기관과는 거리가 먼 강남 등에 마련해왔다.
또 검찰총장, 판·검사를 수사하는 공수처가 바로 옆에 위치하게 된다는 점에서 먼저 입주해있던 법무부도 난감한 상황이다. 감시·통제 기능을 수행하는 공수처의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는 데다, 공수처장을 임명하는 과정에 법무부장관이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 등으로 불편한 관계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또 다른 변호사는 "사실상 검사가 수사의 주 타깃이 될 텐데 법무부 옆에 둔다는 것이 공간적인 측면에서 적절치 않다 보인다"며 "쉽게 공간을 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은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땐 단점이 더 큰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논란에 준비단은 보안구역 설정을 통해 외부인 출입통제, 피조사자의 신분 노출 방지를 위한 별도의 출입 조치 등 독립성과 보안성 확보를 위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1동에 입주해있는 법무부와는 업무공간이 분리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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