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라면 부진에 윤석춘 하림 대표 사임…신사업 난항 겪나
윤석춘 대표 지난해 12월31일 사임…장인라면 흥행 실패에 대한 책임으로 분석
3년 연속 8000억원대 매출 기록하는 하림의 승부수인 종합식품기업 진화 '비상'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하림타워에서 신개념 육수라면 'The미식 장인라면' 시식회에 참석해 조리 시연을 하고 있다. 2021.10.14. sccho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1/10/14/NISI20211014_0018045201_web.jpg?rnd=20211014102001)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하림타워에서 신개념 육수라면 'The미식 장인라면' 시식회에 참석해 조리 시연을 하고 있다. 2021.10.1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하림의 The미식 장인라면 출시를 이끌었던 윤석춘 대표이사가 돌연 사임한 이유에 대해 궁금증이 증폭된다. 대체적인 견해는 지난해 선보인 The 미식 장인라면이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은 것에 대해 책임을 진 행보라고 모아진다.
윤 대표의 사임으로 인해 하림이 목표하고 있던 종합식품기업으로의 진화도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다. 김홍국·박길연·윤석춘 3인에서 김홍국·박길연 2인 각자대표 체제로 바뀐 만큼 신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예상이다.
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하림은 지난해 12월31일 육가공총괄을 맡았던 윤석춘 대표가 사임했다고 공시했다. 윤 대표는 하림산업의 대표이사직도 같이 내려놨다. 윤 대표의 사임으로 하림은 김홍국 회장과 박길연 신선총괄 사장이 이끌게 됐다.
하림은 윤 대표의 사임에 대해 따로 배경을 설명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사임의 주된 이유로 지난해 선보인 장인라면 출시를 윤 대표가 주도한 만큼 흥행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진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장인라면은 하림이 라면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기 위해 5년간 준비한 제품이다.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행보의 일환이다. 즉석밥에 이어 라면 사업에 진출한 것이다.
장인라면은 출시 초기 이정재 라면으로 불리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봉지라면은 개당 2200원, 컵라면은 2800원으로 가격을 책정한 것에 대해 소비자들은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게 책정됐다는 혹평을 내놨다.
오뚜기가 지난해 초 고급 라면 브랜드로 선보인 라면비책의 닭개장면 가격 1800원을 훌쩍 뛰어넘는 가격에 소비자들은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또 기존 라면 제품 대비 큰 차이점을 느끼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이 같은 우려 속에도 장인라면은 출시 한 달 만에 누적 판매량 300만봉을 돌파했다. 라면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의 재구매율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출시 초기 성과로는 성공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시장 상황이 기대한 것과는 다르게 흘러가자 윤석춘 대표는 지난해 사임했다. 윤 대표의 임기가 오는 2024년으로 많이 남아있는 상황이라는 것을 고려할 때 이례적인 수장 교체가 이뤄진 셈이다.
윤 대표의 사임은 향후 하림이 목표하는 종합식품기업으로의 진화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윤 대표는 육계부문에 편중돼 있는 사업구조를 육가공부문으로 확대하기 위해 하림에 영입됐기 때문이다.
그는 대표직을 맡으며 육가공 부문을 총괄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향후에는 박길연 대표가 신선 부문과 육가공 부문을 함께 맡아 사업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가장 큰 문제가 되는 부분은 신사업 추진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윤 대표는 CJ씨푸드 대표, CJ제일제당 영업총괄 부사장, SPC삼립 대표 등을 거치며 전문성을 인정받은 인물이다. 하림은 즉석밥, 라면을 필두로 다양한 식품 사업을 전개하려고 했는데 이를 진두지휘할 사람이 없어진 것이다.
당장 하림은 전북 익산에 5200억원을 투자해 하림푸드 콤플렉스를 완공, 가정간편식(HMR) 제품을 본격 생산하려고 했던 계획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국탕찌개 등 HMR 제품 개발 및 출시도 연기될 수 있다.
신사업 추진이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미래성장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하림은 2018년 이후 3년 연속 80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하고 있으며 영업이익은 2018년 15억원, 2019년 434억원 적자, 2020년 61억원으로 좋지 않은 상황이다.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신선육 단가 하락이 영업이익 악화 요인이 됐다.
부채비율도 2018년 177.98%, 2019년 201.41%, 2020년 183.15%, 지난해 상반기는 168%를 기록했다. 신사업을 통한 새로운 돌파구 마련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재무건전성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육계 사업을 통한 성장은 한계치에 달했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하림이 종합식품기업으로의 진화를 추진하고 있는데 신사업이 예상보다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진두지휘하던 선장이 사임한 것은 생각보다 타격이 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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