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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단구조변경·불량콘크리트, 광주 아파트 붕괴참사 불렀다

등록 2022.03.14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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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조위, 재료강도시험 등 사고 조사 결과 발표

39층 바닥 시공방법 임의변경해 하중 중앙부 집중

콘크리트 시험체 17개 중 15개는 기준강도 미달

감리 소홀 등 전반적 관리 부실도 붕괴 영향

[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12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건설현장, 공사 중에 외벽이 무너져 내려 내부 철골구조물 등이 드러나 있다. 현재 6명이 소재불명 상태이지만 구조물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아 수색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  2022.01.12. sdhdream@newsis.com

[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12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건설현장, 공사 중에 외벽이 무너져 내려 내부 철골구조물 등이 드러나 있다. 현재 6명이 소재불명 상태이지만 구조물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아 수색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   2022.01.1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예슬 기자 = 지난 1월11일 16개 층 이상이 한꺼번에 무너져내린 광주 HDC현대산업개발 아파트 붕괴사고는 무단 구조변경에 따른 것으로 결론났다. 콘크리트 품질 불량 등도 사고에 한 몫 했다.

국토교통부 현대산업개발 아파트 붕괴사고 건설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는 14일 해당 붕괴사고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건축구조·건축시공·법률 등 관련 분야별 전문가 12명으로 구성된 사조위는 사고가 발생한 다음날인 1월12일부터 약 2개월 간 사고원인을 조사했다. 조사활동은 현장조사, 관계자 청문, 문서검토뿐 아니라 재료강도시험, 붕괴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진행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39층 바닥 시공방법 및 지지방식을 당초 설계도서와 다르게 임의변경하고, PIT층(옥상층과 38층 사이에 배관 등을 설치하는 별도의 층)에 콘크리트 가벽을 설치하면서 PIT층 바닥 슬래브 작용하중이 설계보다 증가했다. 이에 따라 하중도 중앙부로 집중됐다.

PIT층 하부 가설지지대(동바리)는 조기 철거해 PIT층 바닥 슬래브가 하중을 단독 지지하도록 만들어 1차 붕괴를 유발했고, 이로 인해 건물 하부방향으로 연속붕괴가 이어진 것으로 밝혀졌다.

콘크리트의 강도도 부족했다. 붕괴 건축물에서 채취한 콘크리트 시험체의 강도를 시험했더니, 17개 시험체 중 15개가 설계기준강도의 85% 수준에 미달했다. 콘크리트 강조 부족이 철근과 부착 저하를 불러와 붕괴 등 건축물 안전성 저하로 이어졌다는 결론이다.

공사 관리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었다. 시공 과정을 확인하고 붕괴위험을 차단해야 할 감리자의 역할이 부족했다고 사조위는 판단했다. 감리자는 발주기관에 제출된 '건축분야 공종별 검측업무 기준'과 다르게 작성한 검측 체크리스트를 사용해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콘크리트 가벽'에 대한 구조안전성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다.

김규용 사조위원장(충남대 교수)은 "사고원인의 면밀한 분석을 위해 노력했고, 조사 결과가 사고 원인 규명 뿐 아니라 향후 유사사고 재발방지에도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며 "최종보고서는 세부 사항을 보완해 약 3주 후 국토부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영국 국토부 기술안전정책관은 "이번 사고로 고인이 되신 분들께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사조위에서 규명된 조사 결과를 토대로 위법사항에 대해서는 관계기관에 엄정한 조치를 요구하고, 재발방지대책도 마련해 유사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개선하겠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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