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靑·尹측, 회동 무산에 확전 자제…갈등 불씨는 여전

등록 2022.03.16 17:41:24수정 2022.03.16 18:21:43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新舊 권력' 충돌 해석 나오자 靑-당선인 측 입장 자제

"실무협의에 시간 걸릴 뿐" 회동 무산 확대 해석 경계

인사권, 민정수석실 폐지, MB 사면 등 일절 언급 안해

장제원 "충돌도, 무산도 아냐…조율 후 만나자고 한것"

권력 기싸움으로 비춰져 '국민통합 거슬러' 시각 부담

한은총재 인사, 정책 부각 위한 文저격 재충돌 가능성

6월 지방선거 앞두고 양측 지지층 결집 노림수 관측

'대선 10일 내' 관행도 부담…양측 의제 조율 서두를듯

[서울=뉴시스]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전격 사의 표명을 했다. 사진은 지난 2019년 7월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임명장 수여식을 마친 후 환담장으로 이동하는 모습. (사진=뉴시스DB) 2021.03.0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전격 사의 표명을 했다. 사진은 지난 2019년 7월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임명장 수여식을 마친 후 환담장으로 이동하는 모습. (사진=뉴시스DB) 2021.03.0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미영 김성진 김승민 기자 = 16일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 간의 청와대 회동 무산이 '신·구 권력 충돌'로 치닫자 양측은 각자 입장 발표를 자제하며 확전을 자제하는 모양새다. 사면과 인사권, 민정수석실 폐지 등을 놓고 충돌했던 전날과 사뭇 달라진 양상이다.
 
양측 모두 신·구 권력이 정권 교체를 놓고 기싸움을 벌이는 모습에 대한 정치적 부담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대선 기간 동안 보수와 진보 진영 간 대립이 첨예하게 노출된 만큼 국민들은 국민 통합을 원하고 있는 마당에 신·구 권력이 정국 주도권 다툼만 벌이는데 대한 국민적 시각이 곱지 않아서다.

하지만 사면과 인사권 등은 신·구 권력이 대립할 수 밖에 요인인 만큼 양측 간 갈등의 불씨는 여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양측이 지지층 결집을 노려 강대강으로 부딪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점도 2달 간 불안 동거를 예고하는 대목이다.

이에 양측은 "실무협의에 시간이 걸릴 뿐"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회동 무산에 대해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기류가 감지된다.

청와대는 실무적 협의 진행을 강조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서면 브리핑을 통해 "예정됐던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회동은 실무적 협의가 마무리 되지 않아 일정을 다시 잡기로 했다"며 "실무차원에서 협의는 계속 진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선인 측도 마찬가지였다. 김은혜 대변인은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을 통해 "실무적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아 일정을 다시 잡기로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양측 모두 회동 연기 이유에 대해선 밝히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대통령과 당선인 간 첫 회동이 무산된 것도 이례적인데다, 전날까지 이철희 정무수석과 장제원 비서실장 간 실무 논의가 이뤄졌음에도 4시간 만에 돌연 취소되자 정치권에서는 신·구 권력의 충돌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전날 사면과 인사권, 민정수석실 폐지를 놓고 벌인 기싸움이 이런 해석의 근거다.

이명박 전 대통령(MB)과 김경수 전 경남지사 동시 사면 문제의 경우 문 대통령으로서는  '정치적 거래'로 비춰질 수 있다는 부담을 안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는 달리  MB사면에 대해선 부정적 여론이 높은데다, 김 전 지사의 동반 사면과 엮이는 것은 민심을 역행하는 처사가 될 수 있어서다.

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등 임기말 인사에 대해 당선인 측이 협의를 요청하자 청와대 측은 "5월 9일까지는 인사권을 행사하는 건 당연하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윤 당선인 공약인 민정수석실 폐지를 놓고도 양측은 충돌했다.

당선인 측이 현정권을 직접 거론하진 않았지만 '합법을 가장한 신상털기와 뒷조사의 온상'으로 표현하자 청와대가 "현정부가 하지 않았던 일들을 민정수석실 폐지 근거로 삼았다"며 맞섰다.

이와 함께 두 사람간 회동 의제로 꼽히던 이명박 전 대통령 특별사면 문제를 놓고 양측의 견해차에다, 친문 핵심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동반 사면 여부까지 거론되며 충돌이 불가피했다는 분석도 있다.

두 사람 간 회동에 대한 의미를 두고도 온도차가 있어 보인다.

청와대는 당선을 축하하고 덕담을 나누며 정권 이양에 협조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정도의 자리로 생각하고 있다. 이에 당선인 측이 MB사면, 인사권 협조 등 실질적 결과물을 원하는 회동을 성사시키기에는 애초에 무리가 있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이처럼 감정적으로 틀어진 상황에서 문 대통령과 당선인이 마주 앉아봐야 양측이 기대하던 협치와 국민통합이라는 '그림'을 도출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회동이 무산됨으로써 양측 모두 여론을 신경써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이에 따라 당분간은 인사권이나 정책 등 인수인계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려는 분위기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이날 당선인과 오찬 직전 무산 이유를 묻는 취재진에 "무산이라뇨, 시간이 필요한 거지"라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애당초 실무협의를 하고 마무리를 짓고 일정을 공개하기로 했는데 일정이 (16일로) 공개된 것"이라며 "실무적 협의를 좀 할게 있어 아직까지 시간이 좀 더 필요하지 않나, 그러면 좀 자연스럽게 연기를 해서 잘 조율한 다음에 만나자 이렇게 된 것"이라고 회동이 연기된 이유를 설명했다.

또 'MB사면이 걸림돌이 됐나'는 질문에 "사면 권한은 대통령이 갖고 있는 것"이라며 "우리가 답을 들어야 (회동이 성사된다고) 생각하지 말아 달라. 그런 걸로 지금 충돌하고 있는 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청와대와 우리가 그런 것(의제)에 대해 얘기 하지 않기로 했다"며 "이런 저런 얘기가 나오는데 서로 확인을 안 하기로 했다. 저쪽하고 실례니까"라며 말을 아꼈다.

청와대도 이날 오전 회동이 연기됐다는 브리핑 외에는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양측이 확전을 자제하고 있지만 곧바로 회동 일정이 잡기는 어렵고 일정 기간 냉각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인사권, 사면, 정책 등 모두 이견을 좁히기 어려운 사안이어서다. 

윤 당선인 입장에선 문 대통령 임기말에 이뤄진 인사와 새정부 출범 후에도 함께 일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고, 청와대로서는 당연한 인사권을 갖고 공연한 트집을 잡는다고 판단할 수 있다.  특히 한은 총재 임기가 31일 끝나 인사 공백을 막기 위해선 인사가 불가피하다.

윤 당선인의 공약은 워낙 현정부 정책과 정반대의 것들이 많아 당선인이 직접 비판의 목소리를 내지 않더라도 정책으로 확정하는 과정에서 정당성과 명분을 얻으려면 현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이 불가피한 탓이다.

다만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 간 회동이 더 미뤄져  '대선 후 10일 내'라는 관행이 깨진다면 양측 모두 부담이 될수 밖에 없어 회동을 위한 정무수석과 당선인 비서실장 간 의제 조율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