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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제재 영향 최소화 위해 돈풀기…지지층 노인·공무원 집중 지원

등록 2022.05.03 16: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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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정부 지출 37% 증가에도 석유·가스 수익 2배 늘어 상쇄

지원 대상 푸틴 정치적 기반인 노인·공무원에 집중 전망도

전문가 "재정 지출 지나치게 늘리면 금융위기 촉발될수도"

[모스크바=AP/뉴시스] 러시아 최대 은행인 스베르방크가 8일(현지시간) 서방 제재로 해외 외화 송금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지난 3월2일 모스크바에 있는 한 스베르방크 지점. 2022.04.09

[모스크바=AP/뉴시스] 러시아 최대 은행인 스베르방크가 8일(현지시간) 서방 제재로 해외 외화 송금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지난 3월2일 모스크바에 있는 한 스베르방크 지점. 2022.04.09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러시아가 전쟁과 제재로 인한 경제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수십조원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여러 차례의 위기 방지 법안에 서명했으며 치솟는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연금 수급자, 공무원 및 빈곤층에 대한 지급금을 긴급 인상하도록 명령했다. 또한 제재로 타격을 입은 기업들에 대한 정부 보조금 대출을 지원해왔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비용 증가에도 낮은 부채 부담과 충분한 에너지 수입 덕분에 경제를 부양하는 데 지출을 늘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재무부 자료에 따르면 분쟁의 첫 달인 3월 러시아 연방정부 지출은 국방비 증가의 영향 등으로 1년 전보다 37% 증가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석유와 가스 수익은 2배 이상 증가해 전체 지출 증가를 거의 상쇄했다.

모스크바에 기반을 둔 경제학자 나탈리아 주바레비치는 "러시아 정부는 매우 높은 가격에 판매되는 석유와 가스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기 때문에 돈이 많다"며 "국민을 보호하고 지원하는 데 충분한 자금이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경제지원안의 구체적인 규모와 내용 등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고 WSJ는 전했다.

앞서 안톤 실루아노프 재무장관은 지난달 초기 위기 대응 조치에 지출과 세금 감면을 모두 포함해 2조5000억 루블(약 44조원) 이상의 비용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고위 관리인 안드레이 벨루소프 제1부총리는 당국이 보조금을 지급한 주택담보대출과 기업들에 대한 대출을 포함하여 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최대 8조 루블(142조원)의 신용을 제공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러시아 정부는 이번 경기부양책이 급격한 경기 침체를 더디게 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세계은행은 러시아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1990년대 이후 최악의 위축으로 11.2%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경제학자들은 개인과  기업들에 대한 지원에 초점을 맞춘 정부 지출이 러시아의 경기 침체를 막지는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수조 달러에 달하는 코로나19 법안과 같은 재정 부양책은 더 많은 돈을 지출하게 함으로써 경제 활동을 촉진했지만 러시아가 지금 직면하고 있는 문제는 수요의 부족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마드리드에 있는 IE 비즈니스 스쿨의 재정학 교수인 막심 미로노프는 "러시아 경제의 문제는 사람들이 돈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며" "공급망 문제 때문에 부품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리고 재정 부양책으로는 그것을 고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이어 "정부는 노령층과 공공부문 직원들을 포함한 푸틴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에 대한 지출을 목표로 삼을 것이다"고 봤다.

심각한 경제 위기는 푸틴에게 도전이 될 수 있는데 푸틴은 소련 붕괴 직후의 혼란 이후 안정기를 맞이함으로써 그의 인기를 확고히 했다.

이를 의식한 듯 푸틴 대통령도 지난주 의원들에게 사회 복지 수당 증액을 위한 작업을 서두르라고 촉구했다.

실루아노프 재무장관은 러시아가 올해 재정적자를 충당하기 위해 차입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신 정부는 4월 초 기준 1550억 달러에 달하는 불황대비자금을 활용할 가능성이 있음을 내비쳤다.

국제금융연구소의 엘리나 리바코바 수석 연구원은 러시아가 인플레이션 가속화를 피하기 위해 재정 부양책에 신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러시아가 적자를 메우기 위해 돈을 찍어내고 있다는 암시는 루블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금융 위기를 촉발할 수 있다"며 "재정 지출에 지나치게 공격적이라면 국가에 매우 큰 위험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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