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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명예교수 '산문기행'

등록 2022.09.07 15:2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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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산문기행 (사진=민음사 제공) 2022.09.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산문기행 (사진=민음사 제공) 2022.09.0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옛사람은 산에 오르기 위해 체력에 더해 정신의 결단이 필요하며, 정신적 자유 속에서 진정한 산의 아름다움을 만날 수 있다고 봤다. 이렇게 산을 오르며 내면을 채우는 일은 글을 쓸 때야 이뤄진다. 

특히 조선 시대 선인들은 산놀이에서 일어나는 감흥을 시와 산문으로 적어 유산록(遊山錄)으로 남겼다. 당대 사람들에게 산을 즐기는 특별한 매개체였던 유산록은 오늘날 명문장과 옛이야기가 가득한 고전으로 남아 있다.

지리산을 사랑해 일생에 열일곱 번 오른 북인 대표 문인 조식은 "위로 올라가는 것도 이 사람이고 아래로 떨어지는 것도 바로 이 사람이다. 다만 한 번 발을 들어 내딛는 사이에 달려 있을 따름"이라고 말했다.

높은 산과 너른 시내를 유람하며 세속의 혼탁함을 벗어나려 하면서도 산을 오르내리는 매 순간 선과 악 사이의 갈림길에 설 수밖에 없는 우리의 현실을 겹쳐본 것이다.

이황은 그 격정적인 표현에 "섬뜩"함을 느낀다고 평했다. 등반과 삶의 모습을 연결하는 산행기에는 인물의 사람됨이 배어 나온다.

책 '산문 기행'(민음사)은 산에 오르며 내면을 채우는 조선 선비의 산행 기록이다.

이 책의 저자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명예교수는 이 책에 지금까지 전하는 조선 시대 산행기 560여 편 중 자연의 참모습을 대하며 정신적 자유를 되찾고자 한 사유 방식이 담긴 65편을 엄선해 실었다.

도성의 선비가 마흔 중반이 되어서야 오른 동네 뒷산부터 지금은 가 볼 수 없는 북녘 명산까지, 우리 산 48곳에 대해 선인 56명이 남긴 기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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