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대신 인터넷 영상으로 학습…지식 콘텐츠 시장의 성장
"유튜브로 정보 수집" 94%…독서량은 줄어
삼프로, 동시간대 코너 제공…유료 서비스도
상식·과학·역사 등 콘텐츠도…전문직도 등판
"효율적인지는 의문"vs"바로바로 소화 가능"
![[서울=뉴시스]경제 전문 채널 '삼프로TV' 소개 문구. (사진=삼프로TV 홈페이지 캡처) 2023.01.1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3/01/09/NISI20230109_0001172389_web.jpg?rnd=20230109174156)
[서울=뉴시스]경제 전문 채널 '삼프로TV' 소개 문구. (사진=삼프로TV 홈페이지 캡처) 2023.01.1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창환 기자 = 코로나19 유행 이후 온라인 플랫폼은 일상 생활의 많은 활동들을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바꿀 수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 출근을 하지 않고 집에서 회의나 업무 처리가 가능해졌다. 전화를 할 필요 없이 스마트폰 화면을 눌러 음식을 주문하는 배달 플랫폼은 이제 남녀노소가 모두 사용한다.
온라인 영상 플랫폼 사용이 늘면서 지식의 습득 방식도 바뀌고 있다. 많은 유튜브 채널들이 시사·과학·역사 등 다양한 분야의 콘텐츠를 제공하며 '지식 소매상' 역할을 하고 있다. 의사·변호사·교사와 같은 전문가들의 시장 진입이 가속화되고 있다. 플랫폼들은 본격적으로 전문 학습 유료 서비스를 준비하는 모양새다.
10일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보고서 '2021년 한국 내 유튜브의 경제·사회·문화적 영향력 평가'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우리나라 사용자의 94%가 유튜브를 통해 정보·지식을 수집한다고 답했다.
이는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이 단순히 즐거움을 주는 콘텐츠 뿐만 아니라 정보나 상식을 제공하는 매체가 됐다는 것을 보여준다.
반면 독서량은 줄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21 문학 실태'를 보면 지난 2020년 기준 평균 문학 독서량은 2.3권이다.
평균 문학 도서 구매량은 1.3권으로, 전년(2019년) 대비 '감소했다'는 응답(29.9%)이 '증가했다'는 응답(10.3%)보다 3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추세에 따라 문자를 기반으로 한 정보 전달 수단 대신, 온라인 동영상이라는 '쿨미디어'를 활용한 학습이 더 친숙해진 시대가 됐다.
실제로 인터넷 방송 등 온라인 동영상을 통한 정보·지식 습득은 지금도 활발히 이뤄지는 모습이다.
코로나19의 유행은 지식 콘텐츠의 시대를 견인했다. 시사 상식을 비롯해 경제·역사·과학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들이 시장에 뛰어 들었다. 일부는 수백만명에 달하는 구독자를 보유한 대형 채널로 성장했다.
지식 크리에이터들은 정보 이용자의 수요에 맞춰 라이브 방송, 편집 영상, 짧은 영상 등 다양한 형식의 콘텐츠를 제공하고 유료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하나의 플랫폼처럼 진화하고 있다.
팟캐스트로 출발한 경제 전문 유튜브 채널 '삼프로TV_경제의신과함께(삼프로TV)'가 대표적인 사례다.
전직 경제지 기자, 증권사 임원, 방송인으로 구성된 삼프로TV는 현재 업계 전문가들과 함께 '월스트리트 모닝브리핑', '언더스탠딩', '글로벌 라이브' 등 매주 평일 동시간대 코너를 진행하고 있다. 마치 TV·라디오에서 볼 법한 정기 콘텐츠를 인터넷 방송에서 선보이고 있다.
이 채널은 주식·부동산·금리 등 국내외 경제 상황을 주로 다뤘지만 이제는 국제 정세, 역사, 지리 등에 대한 정보도 제공하는 종합 미디어로 성장했다. 투자 전문가들과의 대화, 데이터 조회, 인기 강좌 수강 등이 포함된 유료 서비스 '멤버십'도 함께 운영한다.
2019년 초 문을 연 삼프로TV는 구독자 223만여명을 보유 중이다. 일각에서는 해당 채널을 운영 중인 이브로캐스팅이 상장할 경우 그 가치가 1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 바 있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투자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커지면서 삼프로TV 외에도 여러 경제 크리에이터들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베스트 셀러 작가 김도윤씨의 '김작가TV'는 평일과 주말 매주 시간대를 정해 재테크·자기 계발 관련 콘텐츠를 만들어내면서 154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대형 채널로 성장했다.
상식·과학·역사 등의 지식을 제공하는 채널들도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시청자들이 호기심을 느낄만한 소재를 골라 재미있고 이해하기 쉬운 콘텐츠를 만드는 채널들이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매주 주말 10분 남짓의 시사 상식을 전하는 '지식한입', 인류의 뇌 크기가 작아진 이유와 같은 흥미로운 소재를 다루는 '과학드림', 한국사 강사 큰별쌤의 '최태성 1TV' 등이 이에 해당한다.
![[서울=뉴시스]'아웃스쿨'은 3~18세 어린이들에게 다양한 원격 학습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아웃스쿨 홈페이지 캡처) 2023.01.1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3/01/09/NISI20230109_0001172403_web.jpg?rnd=20230109175131)
[서울=뉴시스]'아웃스쿨'은 3~18세 어린이들에게 다양한 원격 학습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아웃스쿨 홈페이지 캡처) 2023.01.1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전현직 의사·변호사·교사 등 각종 전문가들도 지식 콘텐츠 제작에 꾸준히 뛰어들고 있다.
플랫폼들은 본격적으로 영상 학습 시장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2015년 설립된 '아웃스쿨'은 3~18세 어린이들에게 영어·과학·역사와 같은 학문 외에도 요리·악기·연기·투자·코딩 등과 같은 다양한 분야의 교육 콘텐츠를 원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아웃스쿨은 현재 전 세계 183개 나라에서 100만이 넘는 학자에게 14만개 이상의 온라인 실시간 강의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튜브의 경우 지난해 말께 체계적 학습을 제공하는 무료 또는 유료 과정인 '코스'를 올해 미국과 우리나라에서 베타 버전으로 선보인 뒤, 여러 국가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영상이 기존의 학습 방식을 바꿔놓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존재한다. 책에 비해 영상의 학습 효율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지적하는 전문가도 적지 않다.
황용석 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전문적 지식 영역까지도 영상 중심으로 전환이 이미 됐다고 말할 수 있다"면서도 "지식을 습득하는 데 있어 어떤 방식이 더 효율적이냐인지는 다른 문제다. 문자가 더 효율적인 것도 굉장히 많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가 (영상을 통해) 이야기를 들을 때 자신의 장기 기억으로 넘어가지는 않는다"며 "만약 꼭 필요한 지식이라고 한다면 그걸 메모하고 그려서 정리해보면 장기 기억으로 넘어가, 자기가 필요할 때 끄집어 쓸 수 있는 좋은 지식이 된다"고 부연했다.
강재원 동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동영상은 텍스트에 비해 시각과 청각이 필요한 감각적 참여도는 높지만, 정보량이 적기 때문에 지각적 참여도 즉 뇌의 활동 정도가 낮아 멍하니 아무 생각 없이 볼 수 있는 형태"라며 "사람들은 책 또는 온라인 텍스트보다 동영상을 통해 효과적으로 정보를 습득하고 학습이 이뤄졌다고 착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각적 참여도가 높아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로 하는 책과 온라인 텍스트를 읽기보다는, 실제로는 멍하니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마치 많은 정보를 쉽고 빠르게(효율적으로) 얻고 있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동영상을 시청하고 있다"며 "이러한 현상은 편하고 쉬운 방식을 선호하는 뇌의 본능적 작용과 관련이 있다"고 보탰다.
반면 영상이 신속하게 지식을 습득하는데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 지식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거나 기존 학습 도구를 보완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어 부정적으로 볼 수만은 없다는 의견도 있다.
성동규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장기 기억으로 넘어가지 않는) 그런 부분이 있을 수는 있지만 이미 사람들이 지식 습득 시스템 자체가 과거 책 등을 통해 집중해서 했다고 하면, 지금은 남들이 만들어 놓은 것을 가볍게 바로바로 소화시킬 수 있게 됐다"며 "(개인적으로는) 부정적 요인이 되기에 근거나 중요도가 좀 떨어진다고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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