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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점상 강제철거에 상인들 반발…"당장 굶어 죽을 판"

등록 2023.03.20 14:00:00수정 2023.03.20 14: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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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구청, 지난해 7월부터 30개소 강제철거

노점상인들 "구청이 생존권 일방적으로 침탈"

[서울=뉴시스] 임철휘 기자 = 민주노점상전국연합 동대문·중랑지역연합회(연합회) 소속 노점상인들이 20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경인시장 사거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대문구의 노점상 강제철거를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03.20. fe@newsis.com

[서울=뉴시스] 임철휘 기자 = 민주노점상전국연합 동대문·중랑지역연합회(연합회) 소속 노점상인들이 20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경인시장 사거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대문구의 노점상 강제철거를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03.2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임철휘 기자 = 서울 동대문구 지역 노점상인들이 동대문구의 노점상 강제 철거를 규탄하고 철거한 노점을 원상 복귀할 것을 촉구했다.

민주노점상전국연합 동대문·중랑지역연합회(연합회)는 20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대문구청에서 일방적으로 노점상인들의 생존권을 빼앗았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연합회는 "동대문구청이 30~40년 동안 한 자리에서 장사한 상인들을 계고장도 없이 하룻밤 사이에 쫓아냈다"며 "우리의 생존권을 원상 복귀하라"고 촉구했다.

서울 동대문구청(구청)은 지난 16일 밤 11시께부터 다음 날 새벽 2시께까지 도로를 무단 점유하고 있는 불법 노점 6개소에 대해 강제 철거를 집행했다. 노점이 있던 자리에는 화단을 놓아 노점을 다시 설치할 수 없게 했다.

구청은 무질서한 노점을 정비해 보행권을 확보하고, 불법으로 운영되던 노점을 양성화하겠다는 취지로 2019년 시행된 '거리가게 허가제'를 법과 원칙대로 다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선 8기가 시작된 지난해 7월부터 지금까지 동대문구에서만 30개의 노점이 철거됐다.

이에 정병찬 연합회 지역장은 "우리가 노점상을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 아니다. 먹고 살기 위해서 30년 넘게 이 한 자리를 지켰다"며 "갑자기 노점을 불법이라며 철거하겠다는 것은 생존권을 빼앗는 것이고 (노점상인에 대한) 무자비한 탄압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지지 못한 사람을 보호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지켜주라고 뽑은 구청장이 한 마디의 계고도 없이 야간에 우리의 노점을 무자비하게 부수고 그 자리에다가 화단을 갖다 놨다"며 "그러고는 화단을 공공기물이라고 하면서 건드리면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우리는 이렇게 죽으나 저렇게 죽으나 마찬가지다. 다른 갈 곳도 없다"며 "우리가 다시 이곳에서 장사할 수 있도록 원상 복귀시켜줄 것을 구청장한테 끝까지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 사거리 앞에서 10년 넘게 생선 노점상을 하다가 지난 16일 노점상이 철거당한 한병현(60)씨는 "아버지가 암에 걸려서 병원비를 벌려고 일용직 노동도 하고 (아버지를) 병원도 모시고 가느라 장사를 못하고는 했다. 그런데 구청에서는 그것을 명목으로 가게를 강제 철거했다"고 말했다.

한 씨의 맞은편에서 40년 가까이 밤·땅콩 등 견과류를 팔았다는 김소희(73)씨도 "가게가 철거돼 너무 막막하다. 당장 굶어 죽을 판이다"며 "남한테 사기도 안 치고 도둑질도 안 하고 살았는데 어떻게 구청에서 강제 철거를 할 수가 있나. 너무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한편 동대문구청 관계자는 이날 뉴시스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노점상 문제는 계도와 타협으로 해결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다"며 "강제적으로 철거를 하지 않고는 시민 불편이 계속될 수 밖에 없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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