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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비 쏟는 中알리·테무…네카오의 천사? 악마?[사이다IT]

등록 2024.03.03 08:30:00수정 2024.03.11 09:3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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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e커머스 업체, 초저가 상품으로 국내 업체 위협

네이버·카카오 "광고에 긍정적 영향 미칠 것" 전망

장기적으로 국내 e커머스 시장 경쟁 타격은 불가피

(사진=테무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테무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최근 알리익스프레스(이하 알리),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이 한국 시장에서 고속 성장하고 있습니다. 초저가 상품 판매로 불경기 속에서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도 속내가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해 8월 신규 설치 수 72만건을 기록해 쇼핑 업종 점유율 8.52%로 1위를 차지했으나 곧바로 테무가 알리를 제치고 매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테무가 주요 쇼핑 앱 가운데 가장 높은 신규 설치 수를 기록했습니다. 작년 8월 테무의 신규 설치 수는 42만건에 불과했지만▲ 9월 129만건 ▲10월 140만건 ▲11월 156만건 ▲12월 208만건 ▲올해 1월 222만건 등으로 광폭 성장하고 있습니다. 지난 1월 기준 테무의 월간 사용자 수(MAU)는 약 460만명이었습니다

테무는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 뿐만 아니라 알리와 비교해도 엄청나게 저렴한 가격과 특이한 상품, 간편한 결제, 무료 배송 지원 등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신규 가입자를 추천한 회원에게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를 수십만 포인트까지 지급하기도 했습니다. 알리 역시 최근 한국산 상품 판매 섹션인 K베뉴 입점 판매자를 공개 모집하며 입점·판매 수수료를 면제한다고 알리는 등 물량 공세에 나섰습니다.

테무·알리의 성장에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들은 떨고 있습니다.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이 중국 업체를 따라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월14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국내 이커머스 업계 실무진들과 함께 '해외플랫폼 진출에 따른 국내 온라인시장 영향 간담회'를 열기도 했습니다.
네이버, 카카오 로고(사진=각 사) *재판매 및 DB 금지

네이버, 카카오 로고(사진=각 사) *재판매 및 DB 금지



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 역시 중국 이커머스 기업들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두 기업의 주력 사업 중 하나가 e커머스로 긴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인데요.

이에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 지난 2월 두 기업의 컨퍼런스 콜에서 “알리, 테무가 미치는 영향을 어떻게 보냐“는 질문이 똑같이 나왔습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상품 정보나 커버리지가 광범위하기 때문에 네이버 쇼핑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아직 정량적으로 판단하기 어렵고 영향의 규모도 제한적"이라고 답했습니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 역시 "카카오는 가격 소비보다는 가치 소비를 지향하고 있으며, 직접 영향권은 없다"고 답했습니다.

오히려 이들이 양사의 광고 사업 파트너로서 매출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습니다. 최수연 대표는 "알리는 네이버 플랫폼에 DB(데이터베이스)를 연계하며 광고를 집행 중이고, 테무도 광고 집행 규모가 늘어날 것이라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고, 홍은택 대표는 ”새로운 플레이어가 참여하면서 마케팅 수요가 늘어나고, 광고비 집행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즉 현재로서는 알리, 테무가 초저가 상품을 중심으로 판매하고 있어 가치 소비 중심인 네이버, 카카오는 아직까지 경쟁 영역이 크게 겹치지 않는 반면에, 자본력을 앞세워 마케팅 비용 집행에 적극적인 이들이 오히려 네이버, 카카오 광고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 글로벌 빅테크 메타가 중국 e커머스 업체 덕분에 광고 매출이 성장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에도 쉬인, 테무가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지난해 메타의 온라인 광고 수익이 크게 늘었는데 이는 테무, 쉬인 등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광고에 돈을 쏟아 부은 영향이라고 CNBC는 보도했습니다. 또 골드만삭스 조사에 따르면 테무는 지난해 메타 광고에만 약 12억달러(1조6000억원)를 쏟아부었습니다.

메타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수잔 리는 지난해 10월 실적발표 자리에서 “중국 광고주들이 다른 시장의 소비자들에게 도달하려고 쓴 (광고) 비용 덕분에 메타 매출가 이익을 얻었다”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알리·테무는 국내에서 인터넷 광고를 통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습니다. 광고 매출 의존도가 높은 네이버와 카카오가 메타와 같은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카카오의 지난해 톡비즈 부문의 광고 매출은 1조1200억원으로 전년 대비 6% 성장했습니다. 포털 다음을 제외하고 카카오톡 서비스 기반의 광고만 총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5%에 달합니다. 네이버 역시 지난해 검색과 광고(서치플랫폼) 매출은 3조5891억원으로 전체 매출(9조6706억원)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다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들에게 득이 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국내 쇼핑 시장 내 점유율이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입니다. 알리는 국내에서 신선식품 사업 진출을 위해 최근 관련 인력을 채용하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시장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특히 스마트스토어 중심으로 쿠팡과 국내 전자상거래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는 네이버 입장에서 중국 업체들을 더욱 견제할 수밖에 없습니다. 네이버의 지난해 4분기 커머스 광고 매출은 2799억원으로 전년 대비 1.2% 성장했고 거래액 성장률은 4.9%로 국내 전자 상거래 거래액 성장률 10.6%를 하회했습니다. 여기에는 중국 직구 플랫폼 영향이 다소 있었던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 작년 4분기 중국 직구 플랫폼발 광고 호실적을 기록한 메타와 같이 네이버 역시 광고 수혜를 기대할 수 있지만, 이커머스 시장 내 영향력 감소 가능성과 함께 그에 따른 트래픽, 광고 감소 발생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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