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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대목에 채소상 덮친 화마 "삶의 터전 한순간에…" 망연자실

등록 2025.01.22 13:46:53수정 2025.01.22 18:2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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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설 연휴를 사흘 앞둔 22일 오전 광주 서구 양동시장 내 화재 피해를 겪은 채소상 주변에서 이곳 주인 송모(68)씨가 불탄 가게를 바라보고 있다. 2025.01.22. leeyj2578@newsis.com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설 연휴를 사흘 앞둔 22일 오전 광주 서구 양동시장 내 화재 피해를 겪은 채소상 주변에서 이곳 주인 송모(68)씨가 불탄 가게를 바라보고 있다. 2025.01.22. [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이영주 기자 = "대목에도 장사가 어려운 마당에 어째 이런 일이…."

22일 오전 광주 서구 양동시장 한 채소상. 설 연휴를 불과 사흘 앞두고 들이닥친 화마에 상인들은 아연실색한 표정으로 불탄 점포를 바라봤다.

불이 시작된 채소상을 중심으로 팔리지 못한 채소들과 함께 시장 지붕 등 구조물이 불타며 생긴 잔해가 널브러져 있었다.

점포 안쪽과 채소 보관용 냉장고는 이미 새까맣게 타 형체를 분간할 수 없었다.

불길을 피해 황급히 건져낸 감자 등 채소들서는 이미 진한 숯검댕이 묻어나와 상품으로서의 가치를 잃었다.

유독가스와 소화용수를 머금고 눅눅해진 부추 한 박스는 이미 시들어 빛을 바래가고 있었다.

불이 난 점포 주변 기둥에는 긴박한 상황 속 미처 쓰이지 못한 소화기가 불에 그을린 채 매달려 있다. 잔해물 사이로는 지난밤 제 할 일을 다 한 소화기도 버려져 있었다.

플라스틱과 비닐 등이 타면서 난 매캐한 냄새는 여전히 빠지지 않은 채 시장 골목을 메우면서 오가는 손님들을 맞았다.

손님들은 불 탄 점포를 바라보며 '세상에' '어쩌나'라며 안타까움 섞인 한마디를 내뱉으며 지나쳤다.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설 연휴를 사흘 앞둔 22일 오전 광주 서구 양동시장 내 화재 피해를 겪은 채소상 주변으로 한 시민이 걷고 있다. 2025.01.22. leeyj2578@newsis.com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설 연휴를 사흘 앞둔 22일 오전 광주 서구 양동시장 내 화재 피해를 겪은 채소상 주변으로 한 시민이 걷고 있다. 2025.01.22. [email protected]



새까맣게 불 탄 채소들이 바닥에 나뒹구는 사이 점포 주인 송모(68·여)씨의 마음도 타들어갔다.

지역 여러 시장을 전전하다 20여년 전 양동시장에 둥지를 튼 송씨는 생전 이러한 화마를 겪는 것이 처음이다.

명절 대목을 앞두고 쌓아둔 채소만 무려 2000만원 어치, 여기에 불탄 점포 복구비용 등을 종합하면 얼추 수천만원대 재산 피해를 예상하고 있다.

가뜩이나 채소값이 올라 도매상으로부터 물건을 받아오는 것도 어려웠던 상황에 화마를 마주치면서 복잡한 심경을 숨길 수 없다.

보험 담당자와 이야기를 마친 송씨는 불탄 잔해를 바라보며 깊은 한 숨을 내몰아쉬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그나마 주변 상가로 불이 번지지 않은 것이 다행이지만 삶의 터전을 잃으면서 앞으로의 생계가 막막해진 것이 더 큰 문제다.

송씨는 "가입된 보험 약관을 확인해보니 피해 금액을 모두 보전하지 못할 것으로 보여 답답할 노릇이다. 명절을 앞두고 이게 웬일"이라며 "채소값도 비싸 물건 들여놓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이제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 지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

광주서부소방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6분께 광주 서구 양동시장 한 채소상에서 불이 나 소방 당국에 의해 29분 만에 꺼졌다.

이 불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채소상 내부와 집기류 등이 타거나 그을려 소방서 추산 830여만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소방과 경찰은 전기적 이유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하고 있다.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설 연휴를 사흘 앞둔 22일 오전 광주 서구 양동시장 내 화재 피해를 겪은 채소상 주변이 새까맣게 그을려있다. 2025.01.22. leeyj2578@newsis.com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설 연휴를 사흘 앞둔 22일 오전 광주 서구 양동시장 내 화재 피해를 겪은 채소상 주변이 새까맣게 그을려있다. 2025.01.22. [email protected]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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