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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안대로 의사 늘리면 10년 후 1만1481명 공급과잉"

등록 2025.02.06 11:5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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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안 의사인력수급 영향 2035년까지 예측

"현 정원수준 유지해도 2035년 3161명 과잉"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사진은 20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 2025.01.20.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사진은 20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 2025.01.2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의대증원안대로 의사 수를 늘릴 경우 10년 후 1만여 명이 초과 공급되고, 현재의 의대정원 수준을 유지해도 3000명 이상의 공급 과잉이 발생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2월 10년여 뒤인 2035년 1만5000명의 의사가 부족하다는 전망을 바탕으로 향후 5년간(2025~2029학년도) 의대 정원을 2000명씩 늘리는 증원안을 내놨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은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이 향후 국내 의사 인력 수급에 미치는 영향을 2035년까지 예측한 의사 인력 수급 추계 연구 결과를 6일 밝혔다.

연구원은 의사 공급 추계와 의료 수요 추계를 비교해 의료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의사 인력 수를 추계했다. 의사 인력의 공급 추계는 유입 유출법(과거 자료를 이용해 미래 인력 수를 추정하는 방법)을 기반으로, 의료 수요 추계는 2022년 기준 성별·5세 단위 연령구간별 1인당 의료 이용량을 통해 목표 연도별 의료 이용량을 산출했다. 이후 의사 공급 전망에 대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적용해 의사 인력 수급 현황을 확인했다.

기존 의대 정원이 유지된다고 가정한 경우 한국 의사의 근무 일수인 289.5일(2020년 의료정책연구원 전국의사조사)을 적용한 시나리오 4에서 필요한 의사 수는 2025년 11만8393명, 2031년 13만394명, 2035년 13만9012명인데, 의사 인력 수급 추계 결과 2025년 926명, 2031년 2724명, 2035년 3161명이 각각 초과 공급될 것으로 예측됐다.

올해 늘어난 의대 정원 약 1500명에 내년도 2000명 증원이 늘어난다고 가정하고 한국 의사의 근무 일수인 289.5일을 적용한 시나리오 4에서 필요한 의사 수는 2031년 13만394명, 2035년 13만9012명인데, 의사 인력 수급 추계 결과 2031년 4,052명 과잉, 2035년 1만1481명이 초과 공급될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을 기반으로 한 2035년 의사 인력 수급 현황을 예측한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근무일수 시나리오에 따라 1300명 부족부터 1만1481명 공급과잉까지 폭넓은 것으로 나타났다.

2035년 의사 인력이 1만 명 부족할 것이라는 정부의 주장은 이번 연구에서도 근무일수를 과소 추정한 265일 적용 시나리오에서 유사하게 나타났다. 그러나 한국 의사들의 실질적 근무일수인 289.5일을 적용하면 의대 증원을 하지 않더라도 2035년 의사 인력이 부족하지 않았고 3천 명의 공급과잉이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 취지인 응급실 뺑뺑이, 지역의료 붕괴 등의 의료문제를 해결하려면 의사 분포의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에 집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부는 의대 정원이 확대돼 의사 수가 늘어나면 의사 부족에 허덕이고 있는 필수의료와 지방에 근무하는 의사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의대 졸업생들이 수도권이나 피부과, 안과, 성형외과 등에 집중돼 시장이 포화되면 지방이나 필수의료 분야로 진출하는 의사도 늘어날 것이라는 것이다.

연구원은 "지속적으로 의료공급자 및 관련 단체 등과 논의해 한국의 의료환경을 고려한 중장기적인 수급 추계 모형과 방식을 논의해 합의할 필요가 있고, 이를 바탕으로 주기적인 수급 추계, 장기적인 의사인력 정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연구의 교신저자인 문석균 부원장(중앙대학교 이비인후과 교수)은 “이번 연구 결과가 정부의 정책 개선의 근거 자료가 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구원은 자세한 연구 결과를 조만간 의료정책포럼 토론회를 통해 공개하고 공론의 장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달 SCIE 국제학술지 ‘비엠씨 퍼블릭 헬스(BMC PUBLIC HEALTH)’에 실렸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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