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나도 한 번 불러본다" 송대관, 좋은 노랫말은 '유행가' 만든다

등록 2025.02.08 00:00: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해뜰날' '차표 한 장' '네박자' '유행가'

데뷔 초 '초원'이라는 예명으로 여러 곡 작사도

[서울=뉴시스] 1976년 10월30일 MBC 10대 가수 가요제에서 가수상을 수상한 고(故) 송대관. (사진=MBC 제공) 2025.02.07

[서울=뉴시스] 1976년 10월30일 MBC 10대 가수 가요제에서 가수상을 수상한 고(故) 송대관. (사진=MBC 제공) 2025.02.07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유행가 유행가 신나는 노래 / 나도 한번 불러본다 / 쿵쿵따리 쿵쿵따 짜리자짜 / 유행가 노래 가사는 / 우리가 사는 세상 이야기 / 오늘 하루 힘들어도 / 내일이 있으니 행복하구나"(송대관 '유행가' 중)

귀에 감기는 선율은 1위곡을, 좋은 노랫말은 '유행가(流行歌)'를 만든다. 유행가는 말 그대로 흘러가는 노래지만, 동시에 애틋한 추억과 함께 우리 마음 속엔 고여 있기도 하다. 

79세를 일기로 지난 7일 별세한 송대관의 대표곡들의 노랫말이 좋은 보기다. 그는 '유행가'라는 제목의 히트곡도 남겼다.

"쨍하고 해뜰날 돌아온단다 쨍하고 해뜰날 돌아온단다 / 꿈을 안고 왔단다 내가 왔단다 슬픔도 괴로움도 모두모두 비켜라 안되는 일 없단다 노력하면은 / 쨍하고 해뜰날 돌아온단다"('해뜰날' 중)

송대관의 '해뜰날'(1975)은 빈자(貧者)들의 희망가로 통했다. 모두가 어렵던 시절에 이 노래는 위로이자, 앞날을 꿈꾸게 하는 빛나는 등불이었다. 작곡가 신대성이 멜로디를 붙이고 송대관이 작사한 이 곡은 가난하게 자란 가수 본인의 애환이 묻어나 있다. 그렇게 자수성가한 송대관의 상징적인 곡이 됐다.

"이별의 시간표대로 떠나야했다 / 달리는 차창에 비가 내리네 / 그리움이 가슴을 적시네 / 너는 상행선 나는 하행선 / 추억이 나를 울리네"('차표 한 장' 중)

조동산 작사, 원희명 작곡의 '차표 한 장'은 송대관이 1992년 발매한 노래다. 송대관의 어린 시절은 무척 살림살이가 팍팍했다. 가수 성공을 목표로 상경할 당시에도 표 살 돈이 없어 무임승차를 할 정도였다. '차표 한 장'이 크게 히트한 이후 서울역에 차비를 몇 배로 돌려준 사연은 유명하다.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고 송대관의 빈소가 마련되어 있다. 입관은 오는 8일 오후 1시 30분, 발인은 9일 오전 11시다. 장지는 서울추모공원이다. 2025.02.0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고 송대관의 빈소가 마련되어 있다. 입관은 오는 8일 오후 1시 30분, 발인은 9일 오전 11시다. 장지는 서울추모공원이다. 2025.02.07. [email protected]


"쿵짜 쿵짜 쿵짜짜 쿵자 네박자 속에 / 사랑도 있고,이별도 있고,눈물도 있네"('네박자' 중)

송대관이 1998년 발매한 '네박자'는 네 박자의 트로트에 인생을 녹여낸 대중가요다. 김동진 작사, 박현진 작곡한 곡으로 '뽕짝'이 원제였는데, 송대관이 가사도 고치고 편곡도 해서 3년 만에 빛을 봤다.

"유행가 유행가 신나는 노래 나도 한번 불러 본다 / 쿵쿵따리 쿵쿵따 / 유행가 노래 가사는 우리가 사는 세상 이야기"('유행가' 중)

송대관과 평소 친분이 있던 최정환이 작곡한 '유행가'는 송대관의 아내 이정심 씨가 노랫말을 붙였다. 송대관은 아내가 써준 가사가 히트할 것이라는 생각에 작곡가를 찾아다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안목은 통했고 이 노래는 제목 그대로 유행가가 됐다.

가요계엔 가수는 자신이 발표한 노래의 제목 따라 간다는 유명한 말이 있다. 송대관이 데뷔 초창기에 발표한 노래 제목은 '인정 많은 아저씨'(1967), '세월이 약이겠지요'(1971)다. 정이 많고, 빚을 지는 등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포기하지 않은 고인의 삶을 각각 상징하는 듯하다.

작사의 귀함을 여긴 송대관은 "가수가 작사, 작곡한다고 하면 건방지다"고 하던 때 '초원'이라는 예명으로 작사를 했다. '인정 많은 아저씨', '세월이 약이겠지요' 초창기 크레디트의 작사가가 초원이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