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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사상 최고 vs 사상 최악'…'4년 주기론' 논쟁 재점화

등록 2025.12.23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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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회사에서도 '6만달러 하락' vs '25만달러 상승'

엇갈린 전망에 4년 주기론 논란 재점화

참고용 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 유토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

참고용 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 유토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혜리 기자 = 가상자산 시장 내년 전망을 두고 최악의 장기 침체 가능성과 최고가 경신 기대가 동시에 제기되며 시장 분위기가 극단적으로 엇갈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상승 주기가 끝났다는 분석과 함께 장기 하락 국면 진입을 경고하는 반면, 다른 쪽에서는 단지 상승 시점이 지연됐을 뿐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이처럼 시장 전망이 혼재된 가운데 그동안 비트코인 가격 흐름을 설명해 온 '4년 주기론'의 유효성에 대한 논쟁도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같은 회사에서 나온 극과 극 전망

미국 현지시각 지난 21일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미국 자산운용사 펀드스트랫의 내부 문건을 통해 비트코인이 내년 상반기 6만달러(약 8884만원)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이 공개됐다.

해당 문건에는 비트코인이 내년 상반기 조정 국면에 진입할 경우 6만달러, 이더리움은 1800~2000달러, 솔라나는 50~75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 회사의 공동 창업자이자인 톰 리는 최근 공개 석상에서 "비트코인이 수개월 내 25만달러(약 3억7027만원)에 도달할 수 있다"고 전망한 인물이다. 같은 조직 내에서 정반대의 가격 전망이 나온 셈이다.

이에 대해 톰 리는 "분석 초점의 차이 때문"이라며 "나는 거시적 사이클과 유동성 흐름을 본 반면, 문건 작성자인 션 패럴은 자금 흐름과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둔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문건은 단기 조정 가능성에 대비한 내부 자료일 뿐, 내 중장기 강세 전망과는 별개"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상반된 전망은 단순한 해프닝을 넘어 가상자산 현재 시장 전반을 뒤덮고 있는 불확실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시장을 대표하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비트코인의 향방을 두고 낙관론과 비관론이 연일 서로 엇갈리고 있다.

일례로 전설적인 헤지펀드 분석가 출신인 마이크 맥글론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전략가는 자신의 엑스(구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 가격이 다시 1만달러(약 1481만원) 수준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고 경고한 반면, 미국 암호화폐 전문 자산운용사 비트와이즈 최고투자책임자(CIO) 맷 호건은 "내년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높다"며 정반대의 낙관론을 펼쳤다.

4년 주기론보다 더 큰 변수는 '거시 환경'

이렇게 혼조된 시장 전망은 '4년 주기론'이 더 이상 명확하게 작동하지 않는 데서 비롯된 결과다.

4년 주기론은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를 기점으로 약 4년마다 가격이 급등·급락을 반복한다는 이론으로 비트코인 사이클을 설명하는 데 유용한 틀로 여겨져 왔다. 전통적인 4년 주기론에 따르면 올해는 반감기 이후 본격적인 강한 상승 국면(불장)에 해당해야 한다. 그러나 지난 10월 고점 대비 30%가량 하락한 이후 연말까지도 뚜렷한 상승 랠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의 배경으로 기관투자자의 참여 확대, 현물 ETF 승인 등 제도권 편입 가속화, 금리·유동성 등 거시경제 변수의 영향력 확대 등을 지목한다. 과거에는 비트코인 자체의 수급 요인이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면, 현재는 복합적인 거시 환경이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4년 주기론이 완전히 '붕괴됐다'고 단정하기보다는 주기가 지연됐거나 사이클이 완만해졌다는 해석이 더 우세하다. 즉, 4년 주기론은 여전히 과거 비트코인 가격 흐름을 설명하는 데 유효한 틀로 작용하지만 현재 시장은 단순히 주기가 깨진 것이 아니라 보다 복합적이고 유연한 방식으로 재편되는 과도기적 국면에 진입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코빗리서치센터는 "지난 10여년 간 비트코인 가격을 설명해온 '4년 주기론'은 여전히 시장 참여자들에게 강력한 내러티브(Narrative)이지만, 오늘날처럼 가상자산과 제도권 금융이 깊게 연결된 상황에서는 이를 그대로 적용하긴 어렵다"며 "올해 초 예상됐던 15만~20만달러 전망은 빗나간 것이 아니라 내년 중에 '늦게' 도착하는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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