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예고된 린샤오쥔과 진검 승부…박지원 "싸우기 위해 경기하는 것 아냐"[하얼빈AG]

등록 2025.02.08 17:37:27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경기는 노력을 다하기 위한 것, 린샤오쥔 금메달 축하해줬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12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3 KB금융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 쇼트트랙 선수권대회 남자 1000m 준준결승, 대한민국 박지원(167)과 중국 린샤오쥔(148)이 역주하고 있다. 2023.03.12.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12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3 KB금융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 쇼트트랙 선수권대회 남자 1000m 준준결승, 대한민국 박지원(167)과 중국 린샤오쥔(148)이 역주하고 있다. 2023.03.12. [email protected]

[하얼빈=뉴시스]김희준 기자 = 한국 남자 쇼트트랙 에이스 박지원(서울시청)은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메달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첫날부터 한국 국가대표 출신 중국 귀화 선수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과 세 번이나 진검 승부를 펼쳤다.

박지원과 린샤오쥔은 8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대회 쇼트트랙 남자 1500m와 500m 결승에서 연달아 금메달 경쟁을 벌였다.

남자 1500m 결승에서 박지원은 마지막까지 린샤오쥔과 선두를 다퉜다. 레이스 초반부터 박지원이 선두를 유지했으나 린샤오쥔이 바짝 추격하며 추월을 노렸다.

린샤오쥔은 마지막 바퀴에서 인코스 추월을 시도했고, 박지원과 약간의 접촉이 생겼다. 박지원은 중심이 살짝 흔들렸으나 넘어지지 않고 견제에 성공하면서 선두를 유지했다.

결국 박지원이 2분16초927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린샤오쥔이 2분16초956으로 은메달을 가져갔다.

남자 500m 결승에서도 금메달을 두고 펼치는 박지원과 린샤오쥔의 경쟁이 치열했다.

박지원과 장성우(고려대), 김태성(화성시청)과 중국의 린샤오쥔, 쑨룽이 경쟁한 500m는 치열한 자리 싸움 탓에 두 차례나 재경기가 선언됐다.

첫 출발 때에는 레이스 초반 선수들이 넘어지면서 재경기로 이어졌고, 두 번째 레이스에서는 김태성이 페널티 판정을 받아 실격되면서 재경기가 열렸다.

우여곡절 끝에 시작된 경기에서 쑨룽과 린샤오쥔이 1, 2위를 달렸고, 박지원과 장성우는 뒤를 이어 질주했다.

박지원이 결승선 두 바퀴를 남기고 인코스 추월을 통해 린샤오쥔과 쑨룽을 모두 제치며 선두로 나섰지만, 린샤오쥔은 마지막 바퀴에서 다시 선두 자리를 꿰찬 후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박지원은 은메달에 만족했다.

앞서 혼성 2000m 계주에서도 둘은 나란히 마지막 주자로 나섰다.

이때에는 린샤오쥔이 불운에 울었다. 중국이 선두를 달리던 상태에서 배턴을 이어받은 린샤오쥔은 2바퀴를 남기고 코너를 돌다 얼음의 패인 부분에 날이 걸려 미끄러졌다.

뒤를 바짝 쫓던 박지원은 여유있게 레이스를 펼치면서 가장 먼저 결승선에 들어갔고, 혼성 2000m 계주 금메달은 한국의 차지가 됐다. 중국은 4위가 돼 메달 획득이 불발됐다.

[하얼빈(중국)=뉴시스] 김선웅 기자 = 8일(현지 시간)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쇼트트랙 남자 500m 결승 경기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중국 린샤오쥔과 은메달을 획득한 대한민국 박지원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5.02.08. mangusta@newsis.com

[하얼빈(중국)=뉴시스] 김선웅 기자 = 8일(현지 시간)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쇼트트랙 남자 500m 결승 경기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중국 린샤오쥔과 은메달을 획득한 대한민국 박지원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5.02.08. [email protected]

린샤오쥔과 한국 선수, 특히 에이스 박지원과의 진검 승부는 이미 예견된 터였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한국 남자 쇼트트랙 에이스로 활약했던 린샤오쥔은 2019년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려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1년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고, 이듬해 중국 귀화를 결심했다.

2022~2023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을 통해 국제 무대에 복귀한 린샤오쥔은 오성홍기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는 처음으로 국제 종합대회에 출격했다.

국제 종합대회에서 처음 이뤄지는 한국 선수들과 린샤오쥔의 대결에 쏠리는 관심이 적잖다.

린샤오쥔이 이번 대회에서 한국, 중국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에 응하지 않는 가운데 중국의 한 기자는 이날 공식 기자회견에서 박지원에게 "500m 결승에서 재경기가 결정됐을 때 린샤오쥔과 이야기를 나눈 것 같은데 어떤 대화를 했냐"고 묻기도 했다.

박지원은 "그런 상황에서 나누는 이야기는 '열심히 하자', '힘내자' 밖에 없다. 경기는 싸우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최선의 노력을 다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간 훈련한 것들을 경기에서 보여주기 위해 경기한다. 그래서 서로 격려하는 이야기만 나눴다"고 덧붙였다.

린샤오쥔이 500m에서 1위를 차지한 뒤에도 대화를 나눴던 박지원은 "운동 선수는 경기 후 모두가 서로를 축하해줘야한다고 생각한다. 최대한의 노력을 해서 금메달을 획득했을 것이기 때문에 축하해줬다"고 전했다.

이번 대회에서 내심 5관왕까지 노렸던 박지원은 500m 금메달을 내주면서 뜻을 이루지는 못하게 됐다.

하지만 박지원은 "3개의 금메달이 목표였지만, 500m 금메달을 못 딴 것이 아쉽지는 않다. 은메달을 획득한 것도 놀라운 일"이라며 "지금까지 500m 경기는 스프린트 능력이 부족해 따라가기 급급했는데, 성장한 덕분에 혼전을 펼칠 수 있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첫 날에만 금메달 2개를 쓸어담은 박지원은 9일 남자 1000m와 5000m 계주에서 다관왕 도전을 이어간다. 남은 두 종목에서도 린샤오쥔과 뜨거운 대결을 펼칠 전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