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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산유국 꿈 실현에 정무적 개입 안돼…경제성만 따져야

등록 2025.02.12 16:19:13수정 2025.02.12 18: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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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손차민 기자 = "1차 발표는 저희가 생각하지 못했던 정무적인 영향이 개입되는 과정에서 장관이 비유 든 것 자체가 부각됐기 때문에 의도하지는 않았습니다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산업통상자원부 고위관계자는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을 위한 '대왕고래' 유망구조 탐사시추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정무적인 영향을 언급했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프로젝트는 첫 발표부터 부실해 보였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6월 3일 첫 국정브리핑을 열고 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가스가 매장됐을 가능성을 직접 발표했다. 산업부는 발표 당일 부랴부랴 백브리핑에 나섰다.

백브리핑에서 '성공불융자'를 통해 첫 시추 비용 재원 마련에 나서겠다고 설명했지만, 이는 사실과 달랐다. 정부는 민간기업을 대상으로만 성공불융자를 지원하고 있어 공기업인 한국석유공사는 성공불융자를 받을 수 없다.

또 당시 삼성전자 시가총액의 5배, 약 2200조원의 가치로 환산되는 '최대 140억 배럴 매장량'에도 오류가 숨어있다. 여기선 '매장량'이 아닌 물리탐사 자료 해석을 통해 추정된 탐사자원량이라고 말해야 한다. 시추 이후 발견잠재자원량을 산정해야 하고, 개발이 가능한 자원량을 또다시 발라내야만 매장량을 구할 수 있다.

아울러 5공 시추 이유로 "성공 확률이 20%이고 환산하면 5공 (시추)하면 하나 (석유·가스가) 나온다"라고 설명한 것 역시 틀렸다. 각 유망구조의 성공 확률이 20%인 독립적인 사건을 단순 합산한 잘못된 설명이다. 독립된 사건이라 실제로는 모든 시추가 실패할 가능성도 있다.

첫 국정브리핑 당일에만 수많은 오류가 국민에게 전달됐다. 설익은 설명으로 인해 의혹이 난무하면서, 지난 8개월간 자원 개발 관련 정책 신뢰도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럼에도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프로젝트는 이제 시작이다. '대왕고래' 유망구조 첫 탐사시추 실패를 뒤로 하고 산업부는 나머지 6개 유망구조에 대해 시추에 나설 계획이다.

산유국의 꿈을 실현하고 자원 안보를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탐사 작업을 멈출 수 없다. 자원 빈국인 우리나라에게는 숙명과도 같다. 정쟁을 뒤로하고 정무적인 영향에서 벗어나 오롯이 경제성만을 따져 차분히 자원 개발 정책을 추진하길 기대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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