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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점포 느는데…화재 안전은 ‘사각지대’

등록 2025.03.14 08:43:17수정 2025.03.14 08:4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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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중이용업소 미분류·소방시설도 미비

상주 인력 없어 화재 대응 더 취약

[안양=뉴시스] 박석희기자=한 ‘무인점포’에 비치된 전열기구가 사용자가 없음에도 전기 코드가 꽂힌 채로 기기의 온도를 표시하는 등 달궈져 있다.2025.03.14.phe@newsis.com

[안양=뉴시스] 박석희기자=한 ‘무인점포’에 비치된 전열기구가 사용자가 없음에도 전기 코드가 꽂힌 채로 기기의 온도를 표시하는 등 달궈져 있다[email protected]



[안양=뉴시스] 박석희 기자 = 최근 인건비 상승 등으로 사람 없이 운영하는 ‘무인점포’가 늘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의 업소가 다중이용업소로 분류되지 않으면서 소방시설 등을 제대로 갖추지 않고 있어 화재 시에 대형 사고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다.

상주 인력도 없다 보니 화재 대응은 더 취약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예기치 않은 사고가 났을 때 스스로 대처해야 한다.

경기 안양시 동안구 한 대형 상가 무인 빨래방. 직원 없이 세탁기 여러 대와 건조기가 동시에 쉼임 없이 돌아간다. 하지만 소방시설은 소화기 1대가 전부다. 스프링클러나 화재경보기 같은 별도의 안전장치는 찾지 못했다.

인근 바로 옆 상점에는 7~8평 크기의 빙과류 무인점포가 운영되는 가운데 빙과류 보관 냉장 시설 이외도 벽면에는 두 대의 환풍기가 돌아가는 등 전류가 계속 흐르고 있으나, 소화기조차 없다.

또 같은 건물 1층 한 무인점포, 즉석에서 구매한 라면 등을 전열기에 종이그릇을 올려 스스로 끓여 먹을 수 있는 가운데 가게에는 전기를 이용한 가열 기구와 전자레인지 등 전자 제품이 비치돼 있었다.

전자 제품은 사용하는 사람이 없어도 전기 코드가 꽂힌 채로 달궈져 있어 과열로 인한 화재가 우려됐다. 고등학생풍으로 보이는 청소년들이 게임을 하면서 라면을 끓여 먹는 것이 목격됐다. 이들은 "가격이 저렴해 종종 찾는다"고 했다.

하지만 소화기 하나가 없어 이용객에 의한 초기진화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화재로 전기가 단전되면 출입문은 자동으로 잠긴다. 화재 시에 대형 사고로 이어질 우려가 매우 커 보였다.

이에 반해 다중이용업소는 특별법에 따라 안전시설 등의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를 위해 필요한 사항이 명시돼 있으나, 이들 점포 대다수는 다중이용업소에 해당하지 않는 가운데 별도 규정조차 없는 실정이다.

일선 소방서 관계자들은 "식용유 등을 사용하는 무인점포의 경우 인화성 물질로 인해서 화재가 확산할 수 있으며, 키즈카페나 무인 스터디카페의 경우 불이 나 전력이 차단되었을 때 대피가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사고에 따른 대책 마련은 결국 업주가 자체적으로 해야 한다"며 "다중이용업소뿐만 아니라 전체 무인점포를 대상으로 한 법 제정 등 안전 규정이 마련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2023년 기준, 경기도 내 등록된 무인점포는 2016개로 알려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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