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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AI 레볼루션③] "주권을 내줄 순 없다" K-AI 승부수 띄운 사연

등록 2026.01.02 06:00:00수정 2026.01.02 07: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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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권 문제로 떠오른 AI…'글로벌 AI 빅3' 도전 나선 韓

'GPU 26만장' 인프라에 국가대표 AI모델 선발

네이버·업스테이지·SKT·NC·LG 등 경쟁 참전

세계 10위권 AI 정조준…2027년 최종 2개팀 선발

[신년기획-AI 레볼루션③] "주권을 내줄 순 없다" K-AI 승부수 띄운 사연


[서울=뉴시스] 심지혜 기자 = 글로벌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이 격화되면서 정부는 AI를 국가 경쟁력의 향방을 좌우할 전략 기술로 보고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초거대 AI 모델과 컴퓨팅 인프라 선점에 사활을 걸고 있는 가운데, 핵심 기술을 확보할 수 있느냐가 국가 경쟁력의 중요한 변수로 부상했다.

특히 AI가 산업과 공공 전반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으면서 해외 기술에 대한 의존이 심화될 경우 데이터 관리와 비용 구조는 물론 서비스 주도권까지 외부에 종속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단순히 AI 활용을 넘어 기술 주도권과 자립 여부가 국가 경쟁력의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이런 인식 아래 우리 정부는 ‘AI 3대 강국(G3) 도약’을 국정 과제로 제시하고, 해외 모델 활용에 머무르지 않는 독자적 AI 역량 확보를 정책의 중심축으로 삼았다. 소버린 AI, 즉 국가가 통제 가능한 AI 기반을 갖추는 것이 경쟁력의 출발점이라는 판단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AI의 기반이 되는 컴퓨팅 인프라와 핵심 모델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규모 AI 모델의 개발과 활용이 막대한 연산 자원을 전제로 하는 만큼,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연산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정부는 2030년까지 GPU 26만장을 확보해 이른바 ‘AI 고속도로’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인프라 전략 위에서 추진되는 대표 사업이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K-AI)’다. 정부는 해외 대규모언어모델(LLM)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비용과 데이터, 서비스 주도권이 외부로 유출될 수 있다고 보고, 국내 기업과 연구 역량을 결집해 국가 차원의 AI 모델을 확보하겠다는 방향을 잡았다.
[그래픽=뉴시스] 재판매 및 DB금지.

[그래픽=뉴시스] 재판매 및 DB금지. 


국가대표 AI 확보…세계 10위권 정조준

정부가 추진 중인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는 한국형 국가대표 AI 확보를 목표로 한 국가 차원의 핵심 사업이다.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해외 LLM의 성능이 빠르게 고도화되는 상황에서 외산 모델 의존이 고착화될 경우 한국이 AI 종속 구조에 편입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정책 추진의 출발점이 됐다.

정부는 개별 기업의 단독 경쟁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국내 기업들이 보유한 데이터와 기술력을 결집해 독자 AI 모델을 만들고 이를 산업 전반으로 확산시키는 전략을 택했다. 공공성과 산업 활용성을 함께 고려한 '국가 단위 AI 인프라'를 구축해 AI를 소비하는 나라에서 직접 만들고 확산하는 생산국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K-AI 프로젝트의 목표는 세계 최고 수준과 경쟁 가능한 파운데이션 모델을 확보하고 이를 오픈소스로 공개해 산업 전반의 AI 활용 기반 구축이다.

파운데이션 모델은 국방·제조·콘텐츠·공공·민생 서비스 등 수많은 AI 응용 서비스가 그 위에 얹혀 돌아가는 핵심 인프라다. 이 기반을 해외 기업이 장악할 경우 AI 활용이 늘어날수록 비용 데이터 서비스 주도권이 국외로 빠져나가게 된다. 정부가 독자 모델 확보를 서두르는 이유다.

정부는 내년 하반기까지 세계 10위권 수준의 AI 모델을 배출한다는 계획이다. 독자 모델을 기반으로 국방·제조·문화 등 분야별 특화 AI를 개발하고 국민 체감도가 높은 영역을 중심으로 'AI 민생 10대 프로젝트'를 내년부터 본격 추진한다는 구상도 함께 내놨다.
[신년기획-AI 레볼루션③] "주권을 내줄 순 없다" K-AI 승부수 띄운 사연


세계 무대 겨냥한 5개 컨소시엄 경쟁 구도

이번 프로젝트에는 네이버클라우드·업스테이지·SK텔레콤·NC AI·LG AI연구원 등 5개 컨소시엄이 참여한다. 컨소시엄마다 모델 규모, 적용 분야 등에서 서로 다른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네이티브 옴니모달 방식을 선택했다. '하이퍼클로바X 시드 8B 옴니'는 텍스트·이미지·음성을 단일 구조로 통합 학습한 국내 최초 네이티브 옴니모달 모델이다. 개별 모델을 결합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처음부터 통합 학습해 규모 확장이 용이하다. '하이퍼클로바X 시드 32B 씽크'는 추론·도구 활용 능력을 결합해 올해 수능 주요 과목에서 1등급 성적을 거뒀다. 회사는 현실 세계 데이터를 확보해 단계적으로 모델을 키우고, 산업별 특화 모델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업스테이지의 '솔라 오픈 100B'는 '가장 한국적인 AI'를 내세운다. 한국어는 물론 문화적 맥락까지 이해하는 AI 구축이 목표다. 동시에 거대 모델의 지식은 유지하되 경량성과 추론 효율을 높여, 복잡한 문제를 논리적으로 해결하는 실전형 모델을 지향한다.

SK텔레콤은 체급 경쟁을 택했다. 국내 최초 500B(5000억개) 규모 초거대 모델 'A.X K1'을 공개하며 글로벌 프런티어 모델과 정면 승부에 나섰다. 학습은 5190억개 매개변수로 진행하지만, 추론 시에는 330억개만 활성화해 효율성을 높인 구조다. 초거대 모델을 교사 모델로 삼아 70B급 이하 소형 모델에 지식을 전수하고 산업 전반의 AI 디지털 사회간접자본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전략이다. A.X K1은 한국어 중심으로 학습돼 국내 산업과 서비스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점도 강점으로 제시됐다.

NC AI는 산업 맞춤형 AI에 집중했다. '배키(VAETKI)'는 제조·국방·물류·콘텐츠 등 핵심 산업을 위한 AI 모델로 산업 특화 AI를 지향한다. 100B급 대형 모델이지만 전문가혼합(MoE) 아키텍처로 추론 시 11B만 활성화해 비용을 낮췄고, 독자 개발한 어텐션 최적화 기술(MLA)로 메모리 사용량을 최대 83% 절감했다. 초거대 모델부터 온프레미스 경량 모델까지 멀티 스케일 라인업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LG AI연구원 컨소시엄은 236B(매개변수 2360억개) 규모의 ‘K-엑사원’을 앞세우고 있다. 독자적인 전문가 혼합 모델 구조(MoE)와 하이브리드 어텐션 기술을 적용, 추론 효율은 높이면서도 메모리 요구량과 연산량을 약 70% 줄였다는 설명이다. 고가의 인프라 대신 A100급 GPU 환경에서도 구동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1차 공통 벤치마크 13종 평가에서 평균 72.03점을 기록해 목표 모델로 설정한 알리바바 큐웬3 235B(69.37점) 대비 104% 성능을 달성했다. 오픈AI의 오픈웨이트 모델 GPT-OSS 120B와 비교해도 103% 수준이다.

정부는 5개 컨소시엄의 첫 개발 결과를 글로벌 오픈소스 플랫폼 허깅페이스에 공개할 예정이다. 다운로드 수, 인용 횟수, 외부 벤치마크 성과 등 국제적으로 통용 가능한 지표를 통해 글로벌 무대에서 검증받겠다는 전략이다.

시험대 오른 K-AI…정량·전문가·실사용 평가로 판가름

국가대표 AI를 뽑을 평가 방식은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는 글로벌 벤치마크를 활용한 정량 평가다.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성능 지표를 적용해 모델의 객관적인 성능 수준을 확인한다. 두 번째는 전문가 풀 평가다. 별도로 구성된 전문가 그룹이 모델의 기술적 완성도, 안정성, 확장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다. 세 번째는 실사용 평가다. 실제 스타트업과 현장 수요처가 모델을 활용해 사용성과 적용 가능성을 점검한다. 연구 성과가 아니라 현장에서 쓸 수 있는 AI인지가 핵심이다.

K-AI는 6개월 단위 성과 점검을 통해 참여 팀을 단계적으로 압축하는 구조로 운영된다. 1차 평가 결과는 내년 1월 중순 발표되며 5개 팀 중 4개 팀이 선정된다. 이후 6개월마다 평가를 거쳐 2027년 하반기 최종 평가에서 2개 팀이 선정된다.

다만 파운데이션 모델 경쟁에서 제외되더라도 민생 AI 10대 프로젝트나 국방·산업 특화 AI 사업 등 다른 트랙을 통해 지속적으로 참여 기회를 제공한다는 게 정부측 설명이다.

K-AI의 성패는 단일 모델 순위에 있지 않다.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을 확보해 오픈소스로 개방하고 그 위에 수많은 특화 모델과 서비스가 쌓이는 구조를 만들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AI를 소비하는 나라에서 AI를 생산하고 확산하는 나라로 전환할 수 있을지, 한국형 AI 주권 실험은 이제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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