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지윤, ‘실버’ 회화로 시간의 흔적을 붙잡다
아라리오갤러리서 4년 만의 개인전

구지윤 KOO Jiyoon, 빛바랜 실버 Faded Silver, 2025, 나무 패널에 유채 Oil on wooden panel, 30 x 21 c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빛은 기억을 반사하고, 회화는 시간을 보존한다.
서울의 회색빛 풍경과 그 안에 잠든 감정의 층위를 색과 붓질로 되살려온 작가 구지윤이 개인전 ‘실버(SILVER)’로 돌아왔다. 전시는 23일부터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에서 열린다. ‘빛과 시간의 투영체’를 주제로, 신작 추상화 21점을 선보인다.
전시 제목 ‘실버’는 단지 색의 이름이 아니다. 작가에게 그것은 ‘시간의 반사’이자 ‘기억의 흔적’이다. 구지윤은 서울 도심에 켜켜이 쌓인 역사와 정서를 포착하고, 회화적 언어로 사라져가는 감각과 존재를 기록해왔다.
“생멸을 반복하는 건물과 구조물, 일상 속 장면들을 유기체처럼 바라보며, 도시는 결국 한 생명체의 궤적처럼 기억 속에 남는다”고 작가는 말한다.

구지윤 KOO Jiyoon, 빈티지 Vintage, 2025, 리넨에 유채 Oil on linen, 91 x 116.8 cm *재판매 및 DB 금지
‘빈티지’, ‘파티나’, ‘빛바랜 실버’, ‘화석’ 등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작품 제목만으로도 시간의 축적을 암시한다. 화면 위에 쌓인 물감의 층위, 겹쳐진 붓 자국은 도시의 감정 지형을 회화적으로 환기시킨다.
작가는 회화를 “시간이 스며든 장(場)”이라고 정의하며, “지금 여기를 그리는 일은 단지 풍경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되돌아오는 시간의 흔적을 붙잡는 행위”라고 말한다.
그는 서울의 색을 ‘그레이’와 ‘실버’ 사이에서 고민한다. “회색이 모든 것을 덮어버리는 불투명한 삭제의 색이라면, 은빛은 과거의 흔적을 반사해 잠시나마 되살리는 감각의 색”이라는 설명이다.

Installation view of KOO Jiyoon, Silver at ARARIO GALLERY SEOUL, Seoul, Korea_B1F 01 *재판매 및 DB 금지

작가 구지윤 *재판매 및 DB 금지
작가 구지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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