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 두고 왔어요" 돈 빌려간 사기범, 피해액만 1억2천?
추가 피해신고 계속 접수돼

[남양주=뉴시스]이호진 기자 = 지갑을 두고 왔다며 상습적으로 길거리에서 행인들에게 돈을 빌린 뒤 갚지 않은 40대 남성이 검찰에 송치됐다.
경기 남양주남부경찰서는 사기 혐의로 40대 A씨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고 23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17일 남양주시 호평동의 길거리에서 여고생 B양에게 "지갑을 두고 왔다"며 수십 만원을 빌린 뒤 잠적하는 등 지난해 8월부터 올 4월까지 수도권 일대 길거리에서 행인들에게 적게는 몇 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의 돈을 빌린 뒤 갚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12명으로, 피해 금액은 1억2000만원을 넘어섰다.
피해를 당한 이들은 대부분 A씨가 신분증을 보여주며 휴대전화 연락처까지 확인시켜주자 별다른 의심 없이 돈을 빌려줬으며, 일부 피해자는 추가로 돈을 빌려주면 갚겠다는 말에 속아 계속 돈을 빌려줬다가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를 입은 한 20대 남성 C씨는 “추가로 돈을 빌려주면 이번에는 꼭 갚겠다”는 말에 대출까지 받아가며 돈을 계속 보냈다가 7000만원 상당의 피해를 봤으며, 20대 여성 D씨도 비슷한 수법에 속아 2300만원을 빌려준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비슷한 수법의 사건이 연이어 접수되자 A씨를 추적, 이달 중순 남양주시 별내동의 PC방에서 A씨를 검거해 구속했다.
일부 피해자들에게 “출장을 왔는데 지갑을 두고 내렸다”며 돈을 빌려갔던 A씨는 실제로는 별다른 직업 없이 고시원 생활을 하고 있었으며, 이미 다수의 사기 전과를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을 배정받은 직원이 비슷한 피해 사례를 떠올려 신속하게 사건을 병합 수사해 그나마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며 “추가 피해 신고가 계속 들어오고 있어 아직 정확한 피해 규모는 나오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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