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빙속여제' 김민선 "설레는 올림픽, 금메달 간절…상화 언니 세계기록도 늘 도전"[인터뷰]
2022~2023시즌 월드컵 종합 우승…유망주 꼬리표 떼고 빙속 간판으로
올해 2월 하얼빈 동계AG 2관왕·세계선수권 동메달로 시즌 마무리
내년 밀라노 세 번째 올림픽 무대…금메달에 도전장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간판 김민선이 28일 서울 강남구 넥스트크리에이티브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4.28. bluesoda@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4/28/NISI20250428_0020789146_web.jpg?rnd=20250428144714)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간판 김민선이 28일 서울 강남구 넥스트크리에이티브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4.28. [email protected]
앳된 얼굴과는 달리 훈련할 때는 '독종'인 '신 빙속여제' 김민선(의정부시청)은 지독한 훈련으로 돌파했다.
조금씩 나아지는 것을 스스로 느꼈고,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2관왕, 2025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500m 동메달을 따내며 기분좋게 시즌을 마무리했다.
자신감을 되찾으며 2024~2025시즌을 마무리한 김민선은 이제 올림픽 시즌 준비에 들어간다. 2018년 평창, 2022년 베이징 대회에 이어 3번째로 올림픽 무대에 설 김민선은 '올림픽 금메달 꿈'을 이룰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다.
▲"심적으로 힘들었던 지난 시즌…AG 금메달·세계선수권 동메달로 자신감 확인"
10대 시절부터 '전설' 이상화의 뒤를 이어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단거리를 이끌 재목으로 평가받은 김민선은 2022~2023시즌 알을 깨고 나왔다.
2022~2023시즌 ISU 월드컵 1~6차 대회 여자 500m에서 금메달 5개, 은메달 1개를 수확하며 월드컵 랭킹 1위를 차지, 세계적인 강자로 입지를 굳혔다.
김민선이 "나중에 선수 생활을 그만두고 나서도 잊지 못할 것"이라고 기억하는 시즌이다.
그는 "2022~2023시즌 월드컵 1차 대회에서 금메달을 땄을 때는 스스로도 놀라고, 의아한 느낌이 들었다. 너무 기쁘면서도 '그동안 왜 안됐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며 "이후 월드컵 대회를 거듭하면서 1차 대회에서 운으로 잘 탄 것이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 준비가 돼 있어서 기회가 왔다고 생각한다"고 떠올렸다.
"세계 1위는 선수 생활을 하면서 늘 꿈꿨던 순간이었다"고 말한 김민선은 "2022~2023시즌을 통해 자신감도 커졌다. 해당 시즌 전까지는 마음 한 켠에 '올림픽 메달을 정말 딸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있었는데, 좋은 결과를 내면서 딸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간판 김민선이 28일 서울 강남구 넥스트크리에이티브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4.28. bluesoda@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4/28/NISI20250428_0020789150_web.jpg?rnd=20250428144658)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간판 김민선이 28일 서울 강남구 넥스트크리에이티브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4.28. [email protected]
올림픽, 세계선수권대회 등 메이저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자 시즌 막판인 2월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했다. 경기력과 직결되는 스케이트화와 스케이트날에도 변화를 줬다가 예전의 장비로 돌아가는 등 과도기를 겪기도 했다.
2024~2025시즌을 앞두고는 요한 더빗, 예룬 릿벨트 등 네덜란드 코치진이 지도하는 국제훈련팀 '팀 골드'에 합류해 담금질을 하기도 했다.
더 나은 기록을 내기 위한 시도 속에서 부침도 겪었다. 2023~2024시즌 만족할만한 성적을 거두지 못하던 김민선은 2024~2025시즌 월드컵 시리즈 500m에서는 한 번도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
김민선은 "훈련 방식에 큰 변화를 줬기에 유난히 설렘도, 걱정도 큰 상태에서 2024~2025시즌을 시작했다. 시즌 초반 원했던 결과가 나오지 않아 심적으로 힘들었다"며 "월드컵 1차 대회에서 500m 동메달을 땄지만, 개인적으로는 레이스의 완성도가 미흡하다고 느껴져 자신감이 오히려 떨어졌다. 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이 다가오는 상황에서 불안함이 커졌다"고 털어놨다.
힘든 시간을 견뎌낸 김민선은 시즌 막판에 환하게 웃었다.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에서 500m, 팀 스프린트 금메달을 수확해 2관왕에 등극했다. 목표로 했던 4관왕까지는 이루지 못했으나 100m에서도 은메달을 추가했다.
이어 네덜란드 헤이렌베인에서 열린 월드컵 6차 대회 500m 1차 레이스에서 은메달을 수확했고, 3월 중순 노르웨이 하마르에서 펼쳐진 세계선수권에서 500m 동메달을 획득했다.
"조급해지지 않으려고 애쓰면서 훈련에 집중하며 견뎠다"고 말한 김민선은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결과가 아쉽기도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고 생각한다. 메달 후보다보니 마지막 조에서 경기했는데 압박감 속에서도 그런 결과를 만들어냈다. 올림픽을 준비하는데 좋은 경험이 됐고, 세계선수권을 준비하면서도 자신감을 되찾았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간판 김민선이 28일 서울 강남구 넥스트크리에이티브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4.28. bluesoda@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4/28/NISI20250428_0020789144_web.jpg?rnd=20250428144708)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간판 김민선이 28일 서울 강남구 넥스트크리에이티브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4.28. [email protected]
'2022~2023시즌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김민선은 고개를 저었다.
"항상 부담이 있다. 이제 부담이 없을 수 없는 위치"라고 강조한 김민선은 "어릴 때는 그냥 최선을 다해서 탔다. 하지만 주목을 받고 좋은 경기력을 보여줘야하는 위치에 왔다"며 "내가 성장해서 따라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릴 적에는 몰랐던 (이)상화 언니의 어려움을 지금 더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신의 '우상'인 이상화의 응원은 김민선이 힘든 시간을 버티는데 도움이 됐다.
김민선은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면서 너무 어렵고 힘들었는데 상화 언니가 신경써서 연락을 해줬다. '하던대로 하면 된다', '위축되지 말라'는 말을 해줬는데 힘내라는 말보다 힘이 되더라"고 고마워했다.
▲"'나아질거다'는 걸로 자신감 못 얻는다"는 독종…"새로운 시도도 두렵지는 않아"
반달 눈웃음을 짓는 김민선은 '순둥이'처럼 보이지만, 훈련할 때는 독종이 따로 없다. 승부욕도 유달리 강하다.
2024~2025시즌 힘겨운 시간도 훈련으로 이겨냈다.
김민선은 "나는 무척 현실적인 사람이다. '나아질거야'라는 말로는 자신감을 얻지 못한다. 나아지는 부분이 스스로 보여야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경기력이 좋지 않아서 힘든 것이니 잘 타야 괜찮아지지 않겠나. 그래서 미흡한 점을 찾아가면서 더 훈련을 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간판 김민선이 28일 서울 강남구 넥스트크리에이티브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4.28. bluesoda@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4/28/NISI20250428_0020789153_web.jpg?rnd=20250428144649)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간판 김민선이 28일 서울 강남구 넥스트크리에이티브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4.28. [email protected]
김민선은 "운동 선수가 훈련이 돼 있지 않으면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 훈련할 때 나만의 기준이 명확하다. 어릴 때보다 스스로에게 엄격해졌다. 사이클 훈련을 할 때는 힘들어서 타협하고 싶을 때도 있지만, '그냥 타야지'하면서 악마의 유혹을 떨쳐낸다"며 웃었다.
선수로서 경기력을 발전시킬 수 있다면 새로운 시도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김민선은 "변화를 시도하면서 걱정이 없지는 않지만, 두렵지는 않다"고 강조했다.
부츠도, 스케이트날도 새로운 것을 시도했던 김민선은 "더 빠른 기록을 위해 과학이 적용된 새로운 날이 개발된다. 경쟁하는 선수들은 시도하는데 나는 하지 않고 원래 것을 고집하면 어느 순간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며 "하다가 안되면 예전 것으로 돌아올 수 있지만, 시도하지 않으면 더 나은 것이 있는데 모를 수 있다"고 했다.
지난해 여름부터 월드컵 2차 대회까지 기존 15.5인치보다 긴 16인치의 스케이트날을 썼던 김민선은 "길이가 길면 힘이 더 필요하지만 속도를 더 낼 수 있다. 해외 선수들이 긴 날을 쓰는 추세"라며 "지난 시즌 초반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오지 않았고, 잘 됐을 때 장비를 써야 문제점을 명확하게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서 기존의 것을 다시 썼다"고 설명했다.
'팀 골드'에서의 훈련에 대해서는 "지난 시즌 초반 성적이 좋지 않았지만 후회는 없다. 무리일 수 있지만, 당시가 경험을 해볼 수 있는 최적의 시기라 생각했다"며 "함께 훈련한 일본의 다카기 미호가 중장거리에 주력하기에 단거리가 주종목인 나와 맞지 않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는 것을 예상했다. 훈련하면서 재미있었고, 소중한 경험을 했다"고 전했다.
▲어느덧 3번째 올림픽…"금메달 꿈 이룰 기회, 잡고 싶은 마음 간절"
다가오는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은 김민선에게 세 번째 올림픽 무대다.
만 19세의 나이로 출전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대회 개막을 열흘 앞두고 허리 부상을 당해 여자 500m 16위에 만족했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간판 김민선이 28일 서울 강남구 넥스트크리에이티브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4.28. bluesoda@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4/28/NISI20250428_0020789147_web.jpg?rnd=20250428144702)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간판 김민선이 28일 서울 강남구 넥스트크리에이티브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4.28. [email protected]
김민선은 "평창 동계올림픽이 있던 2017~2018시즌에는 국제대회를 치르는 내내 언니, 오빠들을 따라다니는 느낌이었다. 나는 앞 조에서 경기하고, 상화 언니는 뒷 조에서 경기하니까 내 경기를 마치고 응원했다"며 "평창 동계올림픽 때 아파서 힘들었지만, 누군가 응원할 사람이 있어서 좋았다"고 회상했다.
평창 동계올림픽의 분위기를 잊을 수 없다는 김민선은 "내가 트랙을 도는데 한국어로 '김민선 화이팅'을 차례로 외쳐주셨다. 지금도 생생하다"며 "당시 긴장은 되지 않고 신기하다는 생각만 했다"고 덧붙였다.
김민선은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7위를 하고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결과라고 생각했다. 올림픽 메달이라는 꿈을 이루면 좋았겠지만, 잘 마무리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돌아봤다.
내년 동계올림픽에 맏언니로서, 또 유력 메달 후보로서 레이스를 펼치는 김민선은 "부담을 느끼지는 않는다. 메달 가능성이 가장 높은 올림픽이다보니 기대가 더 크다. 올림픽은 늘 설렌다"며 "이제 후배들을 도와줘야하는 입장이고, 내가 잘하면 도움을 주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 번째 도전인 만큼 금메달이 간절하다.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이야기에 비장한 눈빛을 해보인 김민선은 "금메달을 꼭 따야죠"라더니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다. 기회를 잡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있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이상화가 2013년 11월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작성한 여자 500m 세계기록(36초36) 경신도 김민선의 꿈 중 하나다.
김민선은 지난해 1월 2023~2024시즌 월드컵 5차 대회 여자 1000m에서 1분13초42를 기록해 이상화가 2013년 작성한 한국기록을 11년 만에 깼다.
이상화가 보유한 500m 세계기록은 아직이다. 김민선의 개인 최고기록은 36초96으로, 이상화의 세계기록과는 0.6초 차가 난다.
김민선은 "당연히 깨고 싶다. 세계신기록은 올림픽 금메달과 함께 선수 생활의 최종 목표다. 올림픽 금메달보다 세계기록 경신이 더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선수의 컨디션 뿐 아니라 경기 당일 빙질 등 모든 상황이 맞아떨어져야 나올 수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운도 따라줘야 깰 수 있는 것이 세계기록"이라고 강조한 김민선은 "물론 내가 준비돼 있어야 운이 왔을 때 잡을 수 있다. 잘 준비하면 언젠가 운이 딱 맞아 떨어지는 날 기록을 깰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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