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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반도체 인재 요람, 이천 '반도체 교육 공유학교' 가보니[르포]

등록 2025.05.21 18:5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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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교육청·이천시·SK하이닉스, 반도체 과학교육 지원 협약

임태희 "경기도에서 교육받은 인재가 세계 최고 인재될 것"

[이천=뉴시스] 박종대 기자 = 21일 오후 경기 이천시 한국세라믹기술원 반도체종합솔루션센터에서 초등학생들이 클린룸 내부 반도체 공정을 견학하고 있다. 이날 학생들은 방진복 착용 체험, 반도체 공정 시연 관찰 등을 통해 미래 과학기술에 대한 흥미를 키웠다. 2025.05.21. pjd@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천=뉴시스] 박종대 기자 = 21일 오후 경기 이천시 한국세라믹기술원 반도체종합솔루션센터에서 초등학생들이 클린룸 내부 반도체 공정을 견학하고 있다. 이날 학생들은 방진복 착용 체험, 반도체 공정 시연 관찰 등을 통해 미래 과학기술에 대한 흥미를 키웠다. 2025.05.2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천=뉴시스] 박종대 김도희 기자 = "와, 저게 진짜 반도체 만드는 곳이에요?"

21일 오후 3시께, 경기 이천시 소재 한국세라믹기술원 이천분원 내 반도체종합솔루션센터 클린룸. 주백색 클린룸 안에서는 하얀 방진복을 입은 연구원들이 반도체 웨이퍼 위에서 정밀한 작업을 진행 중이었다.

클린룸 유리창 밖에서는 이곳을 견학하기 위해 찾아온 초등학생들이 숨을 죽인 채 경이로운 눈빛으로 손바닥만 한 반도체 기판 위에서 미세한 작업이 이뤄지는 모습을 관찰했다.

이들은 경기도이천교육지원청이 운영하는 '반도체 교육 공유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천지역 6개 초등학교의 5·6학년 학생 10여 명이었다.

클린룸 관찰을 마친 아이들은 같은 건물 강의실로 이동해 방진복 착용 체험을 진행했다. 아이들은 SK하이닉스에서 일일강사로 나온 현직 전문가의 설명을 들은 뒤 책상마다 놓인 방진복을 하나씩 착용해봤다. 그러자 어느새 장난기 섞인 눈빛은 온데간데없어졌고, 진지한 표정으로 실제 연구원이 된 듯해 보였다.

한 초등생은 "몸에 달라붙는 옷을 입으니까 나도 연구원이 된 것 같아요"라며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옆에선 "이제 나도 클린룸 들어갈 수 있겠다"는 장난스런 목소리도 들렸다.
[이천=뉴시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21일 오후 경기 이천시 한국세라믹기술원 반도체종합솔루션센터 강의실에서 초등학생들이 '어린이 반도체 과학교실' 강의를 듣고 있는 모습을 살펴보고 있다. 학생들은 이날 클린룸 견학, 방진복 착용 체험, 실습 강의 등을 통해 반도체 공정 전반에 대한 이해를 높였다. (사진=경기도교육청 제공) 2025.05.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천=뉴시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21일 오후 경기 이천시 한국세라믹기술원 반도체종합솔루션센터 강의실에서 초등학생들이 '어린이 반도체 과학교실' 강의를 듣고 있는 모습을 살펴보고 있다. 학생들은 이날 클린룸 견학, 방진복 착용 체험, 실습 강의 등을 통해 반도체 공정 전반에 대한 이해를 높였다. (사진=경기도교육청 제공) 2025.05.2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임태희 도교육감은 이날 오후 SK하이닉스 공장이 위치한 이천을 찾아 도교육청·이천시청·SK하이닉스와 반도체 과학교육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천은 반도체 산업 중심지 SK하이닉스를 품은 지역으로, 지역 인프라를 활용한 미래형 과학교육에 집중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이천을 중심으로 초등부터 고교까지 연계되는 반도체 맞춤 교육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프로그램은 클린룸 견학, 기업 탐방, 대학 실습, 전문가 특강으로 구성되며 이천시청과 SK하이닉스, 두원공대 등 지역기관이 적극 참여한다.

실제로 이 프로그램을 통해 진로를 결정한 학생들도 있다. 수원하이텍고 1학년에 재학 중인 김동휘 군은 "이천 반도체 공유학교에 참여한 이후 SK하이닉스를 목표로 마이스터고에 들어갔다"며 "당시 직접 본 반도체 공정이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기술인의 길을 걷는 선배로서 이천 후배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학생들을 지도해온 이무영 두원공대 교수는 "이공계 기피 현상이 심각한 현실에서 체험형 교육은 학생들에게 흥미와 자신감을 주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특히 클린룸이나 실물 반도체 기기를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의 눈빛이 바뀐다"고 강조했다.

학부모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이천 송정초에 5학년 자녀를 보내고 있는 학부모 정보민 씨는 "이전에는 이천에 이런 진로교육 인프라가 없었다"며 "공유학교 프로그램 덕분에 아이가 진지하게 미래를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녀는 "향후 이천과학고가 설립되면 지역 내에서 양질의 교육과 기회를 받을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크다"고 했다.

도교육청은 가칭 '이천과학고' 설립을 위한 TF 운영, 과학중점학교 확대, 첨단과학실 인프라 개선 등을 추진 중이다.

임 교육감은 "경기도에서 교육받은 인재들이 다양한 분야의 세계 최고가 되도록 하겠다"며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반도체 등 분야별 특별한 교육으로 우리 학생들이 미래의 보배가 되는 세계적 인재로 커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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