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 쪼개 사전투표…"내 손으로 대통령 뽑아야죠"

오후 6시까지 전국 어디서나 사전투표 가능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둘째날인 30일 경기 수원시청 별관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유권자들이 투표 도장이 찍힌 그림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05.30. [email protected]

[수원=뉴시스] 이병희 기자 = "국민으로서 주권 행사를 위해 점심시간을 쪼개서 투표하러 왔습니다. 대통령은 제 손으로 직접 뽑아야죠."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둘째 날인 30일 오전 11시30분 경기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수원시청 중회의실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는 점심시간을 이용해 투표하려는 직장인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시민들은 30도에 육박하는 봄볕 더위에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투표소를 찾았다. 선거투표사무원들은 "팔달구 관내는 초록색, 그 밖에 관외는 보라색 화살표를 따라가세요"라고 안내했다.

더운 날씨에 아이스크림이나 아이스커피를 사들고 온 시민들도 보였다. 뜨거운 햇빛을 가리기 위해 양산을 쓰고 온 시민도 많았다.

시청 인근 병원에서 근무하는 최모(24)씨는 유니폼을 입은 채 투표소에 왔다. 최씨는 "대통령을 내 손으로 직접 뽑고 싶어서 점심 먹으러 가기 전에 투표하러 왔다. 다행히 줄이 없어서 투표를 금방 마치고 마음 편히 점심 먹으러 갈 수 있겠다"고 말했다.

건축 관련 회사에 다니는 이모(32)씨는 "친한 동료들과 같이 투표하고 싶어서 점심시간 되자 마자 서둘러 왔다. 현실적인 공약을 내세운 후보를 뽑았다"며 동료들과 함께 자리를 떴다.

아들, 두 손녀와 함께 투표소에 온 이모(70)씨는 "미국에 사는 아들이 한국에 와서 점심식사도 할 겸 같이 투표하러 나왔다. 아이들에게 투표하는 모습도 보여줄 수 있어서 기쁘다"며 뿌듯해했다.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둘째날인 30일 경기 수원시청 별관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유권자가 투표를 하고 있다. 2025.05.30. [email protected]

투표소 입구에서는 이른바 '투표 인증샷'을 찍는 시민 행렬이 이어졌다. 예전에는 손등에 도장을 찍어 인증했지만, 최근에는 미리 투표 인증용 종이를 가져와 인증하는 문화가 유행하고 있다.

한 시민이 보여준 종이에는 귀여운 캐릭터 그림과 함께 '21대 대통령 선거 투표 완료'라는 문구가 써 있었다. 그는 "동료들이 뽑아와서 다같이 투표 인증샷을 찍었다"며 웃어보였다.
 
오전에도 바쁜 시간을 피해 사전투표에 참여한 뒤 서둘러 복귀하는 시청 공무원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지방공무원 복무규정에 따라 투표에 참여할 경우 공가가 인정된다. 수원시는 본투표사무종사자의 경우 본투표 당일 투표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사전투표 참여를 적극 권장하기도 했다.

투표소를 안내하던 한 선거투표사무원은 "어제는 줄이 몇백m씩 섰는데 오늘은 그 정도는 아니지만, 꾸준히 투표하러 오는 시민들이 이어지고 있다. 마감 시간 전에는 다시 줄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제21대 대선 사전투표는 이날 오후 6시까지 전국에 설치된 사전투표소에서 가능하다. 선거일 현재 18세 이상의 국민(2007년6월4일 출생자 포함)이라면 누구나 투표할 수 있다.

투표자는 생년월일이 기재되고 사진이 첩부돼 본인임을 확인할 수 있는 주민등록증, 여권, 운전면허증, 공무원증, 국가기술자격증(산업인력공단), 각급 학교의 학생증(사립학교 포함) 등 관공서 또는 공공기관이 발행한 증명서를 필히 가지고 방문해야 한다. 화면 캡처 등을 통해 저장한 이미지 파일은 인정되지 않는다. 본투표는 다음 달 4일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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