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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꿍실냐옹' 아일릿, 빌려온 고양이? 나·너 만나는 서로주체성

등록 2025.06.16 18:4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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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미니 3집 '밤' 발매

"자신 가능성을 하는 소녀라면 누구나 마법소녀"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그룹 아일릿이 16일 오후 서울 광진구 광장동 예스24라이브홀에서 열린 세 번째 미니앨범 '밤(bomb)' 발매 기념 쇼케이스에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2025.06.16.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그룹 아일릿이 16일 오후 서울 광진구 광장동 예스24라이브홀에서 열린 세 번째 미니앨범 '밤(bomb)' 발매 기념 쇼케이스에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2025.06.1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너 지금 꼭 빌려온 고양이 같아!"

그룹 '아일릿(ILLIT)'이 16일 오후 6시 발매한 미니 3집 '밤(bomb)' 타이틀곡 '빌려온 고양이'가 모티브를 얻은 속담이다. 시끌벅적한 곳에서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 멍하니 있는 경우를 표현한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클리셰로 바닷가가 보이는 기울어진 언덕길에서 자전거를 타고 내려오는 뮤직비디오 속 아일릿 멤버들은 고양이 앞에 멈칫하더니, 이내 마음에 드는 소년 앞에서 "꿍실냐옹" "둠칫냐옹" 망설인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 정말 가만히 있으면 엉뚱한 아일릿이 아니다. 원희는 오히려 "젬므 다세 아베크 토이"(J’aime danser avec toi·나는 당신과 춤추는 것을 좋아합니다)라고 노래한다.

윤아는 이날 앨범 발매 전 서울 광진구 예스24 라이브홀에서 열린 '밤' 쇼케이스에서 "(자신들의 데뷔곡인) '마그네틱'을 들었을 때 정말 신선한 충격을 받았는데요. '빌려온 고양이'라는 제목을 처음 들었을 때도 이게 무슨 의미지 싶었는데, 첫 데이트에서 저지른 실수로 점점 멍해진 상태를 빌려온 고양이를 비유한 속담이더라"면서 "엉뚱하면서도 귀여운 표현이라 마음에 들었고 아일잇의 색깔이 한층 더 진해진 것 같다"고 긍정했다.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그룹 아일릿(왼쪽부터 윤아, 원희, 민주, 이로하, 모카)이 16일 오후 서울 광진구 광장동 예스24라이브홀에서 열린 세 번째 미니앨범 '밤(bomb)' 발매 기념 쇼케이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06.16.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그룹 아일릿(왼쪽부터 윤아, 원희, 민주, 이로하, 모카)이 16일 오후 서울 광진구 광장동 예스24라이브홀에서 열린 세 번째 미니앨범 '밤(bomb)' 발매 기념 쇼케이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06.16. [email protected]

짧지만 완벽한 불어 발음을 위해 프랑스어 선생님에게 직접 가르침도 받은 원희는 "긴장해서 빌려온 고양이 상태가 됐지만 이대로 애매하게 끝내고 싶지 않아 '같이 춤추자'라고 호감을 뱉어냈는데요. 여기서 저희 아일릿의 당돌한 매력을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빌려온 고양이'는 일본 유명 애니메이션 '더 파이브 스타 스토리스(The Five Star Stories)'(ファイブスター物語) OST '우아한 탈주(優雅なる脱走)' 일부를 샘플링한 로맨틱하고 몽환적인 스트링 테마가 인상적이다. 고전적인 뮤지컬 분위기가 풍기는 이유다. 이후 곡은 다양하게 변주되며 시시각각 변하는 고양이 같은 매력을 극대화한다. 크레디트에 이름을 올린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안무에 '빌려온 고양이'의 분위기를 잘 담았으면 좋겠다"고 멤버들에게 조언했다.

이번 앨범엔 '빌려온 고양이'를 비롯 '리틀 몬스터(little monster)', '젤리어스(jellyous)', '웁스(oops)!', '밤소풍' 등 총 다섯 곡이 실린다. '나'의 감정에 충실했던 지난 두 앨범에서 더 나아가 '너'와의 본격적인 상호작용이 시작된다.

김상봉 전남대 교수가 주창해온 '서로주체성'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나와 너의 만남, 즉 서로 주체가 되고 서로 객체가 되는 만남을 통해 온전한 주체가 된다는 것이다. 즉 너라고 호명하는 건 자체가 같이 춤을 추게 만드는 '필살기'다.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그룹 아일릿이 16일 오후 서울 광진구 광장동 예스24라이브홀에서 열린 세 번째 미니앨범 '밤(bomb)' 발매 기념 쇼케이스에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2025.06.16.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그룹 아일릿이 16일 오후 서울 광진구 광장동 예스24라이브홀에서 열린 세 번째 미니앨범 '밤(bomb)' 발매 기념 쇼케이스에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2025.06.16. [email protected]

빌려온 고양이처럼 되는 순간의 불안한 감정은 내 안에서 리틀 몬스터가 꿈틀대기 때문이다. 아일릿 멤버들은 브랜드 필름에서 젤리로 변한 그 리틀 몬스터들을 꿀꺽 삼킨 뒤 멋지게 날아오른다. 멤버들은 어두운 방에 있을 때는 눈물을 흘리거나 좀 낙담한 듯한 표정이었는데, 리틀 몬스터들을 먹은 뒤엔 민주가 목에 피가 나도록 연습한 결과처럼 벽을 부수고 나온 뒤 마법소녀로 변신해서 하늘로 힘차게 날아오른다.

이로하는 "아일릿에게 마법이란 자신의 무한한 가능성을 믿는 거예요. 부정적인 내면의 감정을 피하지 않고 이겨냈을 때 비로소 성장하게 된다"고 했다.

하지만 마법소녀가 특별한 사람들만 되는 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마법소녀는 특별한 사람들만 될 수 있는 것이 아니에요. 모든 현실 소녀들이 자신의 가능성을 알면 누구나 마법소녀가 될 수 있죠. 그래서 브랜드 필름에서도 우리는 모두 마법소녀라고 말했습니다. 긍정의 힘을 전달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노래를 부르고 싶어요"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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