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실험 대체' 오가노이드 진출하는 삼성바이오…왜?[바이오 USA]

신약 연구에 활용하는 '삼성 오가노이드' 론칭

비용은 동물의 10분의 1…"4.5조로 성장 전망"

"삼성 진출, 오가노이드 시장 확장 계기될 것"

[보스턴=뉴시스] 17일(미국 현지시간) 이상명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업전략팀장(상무)이 '삼성 오가노이드' 관련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2025.06.1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보스턴=뉴시스]송연주 기자 =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제조에서 기술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을 본격화했다. 환자와의 유사성이 85%로 높고, 비용이 동물실험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오가노이드'(미니 장기)가 중심에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7일(현지 시간) 미국 보스턴에서 개최 중인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 2025'(바이오 USA) 현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롭게 론칭한 '삼성 오가노이드'(오가노이드를 통한 약물 스크리닝 서비스)를 소개했다.

오가노이드는 줄기세포 또는 조직 유래 세포를 3차원으로 응집해 배양한 '미니 장기 모델'을 뜻한다. 높은 환자 유사성을 통해 신약 물질의 효능·독성을 면밀하게 분석할 수 있다.

무엇보다 윤리적 논란 꼬리표를 단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어 뜨거운 관심을 받는 분야다. 지난 4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동물실험을 축소하고, 그 대체 방안으로 오가노이드 등을 장려하는 계획을 내놓았다. 오가노이드를 둘러싼 세계 환경이 급류를 타는 모습이다.

이날 이상명 삼성바이오로직스 상무(사업전략팀장)는 "기술적·제도적 측면에서 변곡점에 도래했다고 평가해, 삼성 오가노이드를 선보이게 됐다"며 "오가노이드는 시장 형성 초기 단계로, AI 및 유전체 분석 기술 개발로 고속 성장이 전망된다"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드마켓 등에 따르면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 시장 규모는 작년 10억 달러(약 1조3678억원)에서 연평균 22% 성장해 2030년 33억 달러(약 4조5137억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삼성은 오가노이드 분야의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 중에서도 '암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를 통한 항암 신약 물질 스크리닝(발굴)에 우선 주력하기로 했다. 신약 물질의 암세포 살상 효과 및 발병 원인 연구에 쓰이는 암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는 신약 개발 전 단계에 걸쳐 활용된다.

이 상무는 "기존에는 동물모델에 암세포를 주입해 평가했는데, 낮은 환자 유사성, 비용 부담 등으로 인해 보조적 자료로만 사용됐다"며 "그런데 암 환자에서 채취한 암 오가노이드는 실제 환자와의 유사성이 85%로 높고, 동물모델 대비 비용이 약 10분의 1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톱20개 제약사의 신약 개발 연구자를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75%가 발굴 단계에서, 85%가 전임상 단계에서 오가노이드를 활용 중이었다.

이렇게 나온 삼성 오가노이드는 고객사가 원하는 암종 대상으로 약물의 효능을 약 5주 안에 확인해 데이터를 제공한다. 약물 스크리닝 실험 결과뿐 아니라 병리학 정보, DNA, RNA 유전자 정보도 함께 전달함으로써 차별적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 상무는 "현재의 오가노이드 품질에 대한 사용자의 아쉬움이 많아, 삼성 오가노이드 서비스는 ▲GxP 수준의 품질 중심 오가노이드 서비스 ▲신속한 고객 맞춤형 오가노이드 서비스 ▲신뢰도 높은 데이터 생성 ▲데이터 기반 임상 인사이트 제공 면에서 차별화됐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글로벌 탑티어 암병원' 삼성서울병원과 손 잡았다. 삼성 오가노이드 서비스는 삼성서울병원과의 협업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삼성서울병원은 작년 5월 기준 450만명 환자의 190억개 이상의 임상 데이터 및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인천 송도 ADC 전용생산시설 내 오가노이드 랩도 마련했다. 서비스 론칭에 필요한 다양한 암종의 오가노이드를 확보했다. 이 중 췌장암 유래 오가노이드의 경우 실제 임상 데이터 대비 85% 이상의 약물 반응성 일치율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 상무는 "오가노이드는 임상시험수탁(CRO) 사업 진출의 전초기지"라며 "론칭을 계기로 제조에서 기술 중심으로의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에 나설 예정이다. 당사가 이 사업에 진출함으로써 시장 규모가 커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오가노이드를 신약 개발의 좋은 수단으로 쓰겠다는 인식의 전환이 이뤄지고 오가노이드만으로 중요한 거래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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