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원 후 돌봄 사각지대 막는다…나은병원 ‘지역사회 연계 시스템’ 화제
![[인천=뉴시스] 이루비 기자 = 나은병원 공공의료본부 구성원들이 인터뷰를 마친 뒤 단체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2025.06.23. ruby@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6/23/NISI20250623_0001874203_web.jpg?rnd=20250623135654)
[인천=뉴시스] 이루비 기자 = 나은병원 공공의료본부 구성원들이 인터뷰를 마친 뒤 단체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2025.06.23. [email protected]
병원에서 퇴원한 뒤 돌봄의 사각지대에 놓이는 환자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을 위한 지역사회 의료복지 연계 시스템이 주목받고 있다.
루가의료재단 나은병원 공공의료본부 소속 사회복지사는 23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병원은 치료의 시작일 뿐 퇴원 이후 집이나 요양시설, 지역사회 안에서 안전하게 회복할 수 있어야 비로소 치료가 완성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퇴원한다고 환자의 회복이 끝나는 건 아니다. 병원 문밖에서부터가 진짜 회복의 시작"이라면서 "퇴원 환자의 치료와 삶의 질을 모두 끌어올릴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나은병원은 지난해 4월 보건복지부의 '인천 서북권 지역책임의료기관'으로 선정돼 '공공보건의료 협력체계 구축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필수보건 의료분야의 공급 부족과 지역 서비스 연계 미흡 등으로 의료 공공성이 저하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5가지 영역으로 나눠 해당 사업을 운영 중인데 이 가운데 하나가 바로 '퇴원환자 지역사회 연계사업'이다.
이 사업은 퇴원 전부터 상담을 통해 환자의 경제적 상황, 심리 상태, 재활 필요성 등을 점검하고 그에 맞는 지역 의료·보건·복지 자원을 연결해 주는 것이 핵심이다.
사업 담당 간호사와 사회복지사가 한팀이 돼 퇴원 예정 환자의 의료적인 상태와 경제 상황, 퇴원 후 필요한 돌봄이 무엇인지 등을 점검한다.
환자가 보호자 없이 혼자 생활하거나, 거동이 불편하고 장기요양이 필요한 경우에는 별도 상담을 통해서 지역 돌봄 체계와 연결해 준다.
대퇴골 골절로 수술받은 70대 여성 환자에게는 장기요양 등급 신청을 도와 재가요양서비스를 연계했고, 알코올 중독 증세가 있는 환자에게는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를 통한 치료 및 재활 서비스를 연결했다.
사업 담당 복지사는 "단순 연계에 그치지 않고 환자별 맞춤형 플랜을 짜서 퇴원 후에도 1개월, 3개월 단위로 모니터링을 한다"며 "환자들의 상태가 다시 악화돼 재입원하는 악순환이 반복되지 않도록 사후관리까지 포함된 체계적인 시스템"이라고 부연했다.
정신질환·중독 환자, 의료·복지 연계 절실
공공의료본부 소속 한 간호사는 사업을 수행하면서 마주하는 제도의 '빈틈'이 가장 큰 걸림돌이 된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입원 중에는 장애인 활동지원서비스 등을 신청할 수 없어요. 그래서 퇴원 후 서비스를 신청하면 승인되기까지의 시간 동안 환자는 아무런 지원 없이 홀로 놓이게 돼요. 이용할 수 있는 자원이 있어도 제도 가운데 생기는 빈틈이 어떤 환자들에게는 매우 치명적일 수 있죠."
또한 보호자가 없어 의사소통이 어려운 고령 환자, 심신 미약으로 자기 결정이 어려운 환자 등은 병원에서부터 지역사회 돌봄으로 연결되기까지의 복잡한 행정절차를 스스로 해내기 어렵다. 결국 퇴원 직후 방치되거나 다시 응급실을 찾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최대한 많은 유관기관과 유기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해 환자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 곧 '퇴원환자 지역사회 연계사업'의 목표 중 하나다.
"우리가 마지막 보호자라는 마음으로"
퇴원환자 지역사회 연계사업은 특히 보호자 없이 취약한 환경에 놓인 환자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나은병원 공공의료본부 실무자들 역시 "우리가 환자의 '마지막 보호자'라는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팀장은 "퇴원 후 환자와 지역사회가 잘 연결돼야 실질적인 돌봄이 가능하다"며 "환자들이 지역사회에 잘 적응해 회복함으로써 불필요한 재입원을 반복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진짜 의료"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치료가 끝났다고 환자의 문제도 사라지는 건 아니기에 퇴원 후의 삶까지 함께 고민하는 병원이 돼야 한다"면서 "보호자 없이 퇴원하는 환자도 안전하게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끝까지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인천=뉴시스] 나은병원 공공의료본부 실무자가 병동 간호사들에게 '퇴원환자 지역사회 연계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나은병원 제공) 2025.06.23.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6/23/NISI20250623_0001874205_web.jpg?rnd=20250623135709)
[인천=뉴시스] 나은병원 공공의료본부 실무자가 병동 간호사들에게 '퇴원환자 지역사회 연계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나은병원 제공) 2025.06.23. [email protected]
"민간병원도 책임의료기관으로서 중추적 역할"
책임의료기관은 2019년 도입된 제도로 지난해 기준 권역책임의료기관 17곳, 지역책임의료기관 55곳이 지정돼 운영 중이다.
하지만 공공의료본부를 이끄는 팀장은 "아직도 책임의료기관에 대해 잘 모르는 기관이 많아 매번 찾아가 설명하고 있다"면서 "책임의료기관 제도에 대한 홍보가 더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처음에는 국공립병원이 책임의료기관으로 우선 지정돼 왔으나, 지금은 지역 필수의료를 위한 체계에 민간병원도 포함돼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공공의료본부장인 하헌영 나은병원장은 "현재 지역완결적 필수의료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공공보건의료 전달체계의 허브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역 내 유관기관 간 협력 네트워크 구축을 토대로 인천 서구·강화군 지역에 필수의료서비스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책임의료기관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