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의원들에 '파월 해임' 서한 초안 보여줘" NYT

암호화폐 관련 백악관 회의서 공화당 의원들에 초안 제시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에 도착해 취재진에 손을 흔들고 있다. 2025.07.16.

[서울=뉴시스] 김난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하원의원들에게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해임 서한의 초안을 보여줬다는 보도가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16일(현지 시간) 당시 상황에 대해 알고 있는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밤 10여 명의 공화당 의원들과 회동했는데, 이 자리에서 초안을 내보였다.

회동은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렸다. 당초 회동 목적은 파월 의장 거취와는 관련이 없었다고 한다. 회의에 참석한 공화당 의원들은 최근 화제가 된 암호화폐 관련 법안에 관해 관심사와 우려를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NYT는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회동을 자신이 가장 맘에 들어 하는 화제, 파월 의장에 대한 증오를 논의하는 데 활용했다"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금리 인하 문제로 파월 의장을 노골적으로 비난해 왔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주초에 윌리엄 풀테 연방주택금융청(FHFA) 청장에게 해당 서한 초안을 받았다. 풀테 청장은 높은 금리가 주택 시장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파월 의장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인물이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별도 일정에서 파월 의장 해임 여부에 관해 의논한 적은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거의 모두가 (파월 의장 해임을) 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나는 그보다는 보수적"이라고 일단 선을 그은 바 있다.

NYT는 일부 보좌관과 측근들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의 서한 초안 공개가 파월 의장을 자극하려는 의도라고 보도했다. 실제 파월 의장을 해임하려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서한의 존재 자체와 하원의원들과의 회동이라는 이벤트가 트럼프 대통령이 중대한 결정을 내리기 전에 종종 하는 행동일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연준은 정부의 감독을 받지만 기본적으로 통화정책 등에서 대통령의 명령에서 자유로운 독립적 기관이다. 통상 대통령은 부정·불법행위 등 명확한 원인이 없는 상황에서 연준 관계자를 해임할 수 없다고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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