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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타 나와 짜릿한 역전 3점포…SSG 오태곤 "죽으란 법은 없단 생각이었다"

등록 2025.08.06 22:2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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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서 1-2로 뒤진 6회 역전 3점포 작렬

[인천=뉴시스] 김희준 기자 = SSG 랜더스의 오태곤이 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벌어진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를 마친 뒤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8.06jinxijun@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인천=뉴시스] 김희준 기자 = SSG 랜더스의 오태곤이 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벌어진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를 마친 뒤 인터뷰를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인천=뉴시스]김희준 기자 = 프로야구 SSG 랜더스의 베테랑 타자 오태곤이 다시 한 번 인상깊은 장면을 만들어냈다.

SSG 타선이 답답한 흐름을 이어가던 상황에 대타로 나서 짜릿한 역전 3점포를 작렬하며 팀의 역전승을 이끌었다.

SSG는 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벌어진 2025 신한 쏠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5-4로 승리했다.

전날 경기에서 2-6으로 패배를 당했던 SSG는 설욕에 성공하며 순위를 다시 5위에서 4위로 끌어올렸다.

오태곤의 한 방이 중위권 싸움에 갈 길 바쁜 SSG에 귀중한 승리를 안겼다.

외국인 에이스 드류 앤더슨이 6이닝 4피안타(1홈런) 6탈삼진 3사사구 2실점으로 호투를 펼쳤지만, SSG는 6회까지 0-2로 끌려갔다.

타선이 답답한 흐름을 이어갔다.

1회말 안상현의 좌전 안타와 기예르모 에레디아의 좌월 2루타로 2사 2, 3루 찬스를 만들고도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2회부터 4회까지도 계속해서 주자가 나갔지만, 홈으로 불러들이는데 실패했다.

하지만 6회말 기회를 잡았다.

6회말 선두타자 최정이 볼넷을 골라냈다. 후속타자 에레디아가 잘 맞은 타구를 날리고도 삼성 우익수 김성윤의 호수비에 막혔지만, 한유섬이 우전 안타를 쳐 찬스를 이었다. 이어 현원회가 좌전 적시타를 뽑아내 1점을 만회했다.

최지훈이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난 후 이숭용 SSG 감독은 오태곤을 대타로 내세웠다.

대타 경험이 풍부한 오태곤은 사령탑의 믿음에 부응했다. 삼성 우완 이승현의 시속 134㎞ 가운데 낮은 슬라이더를 걷어올려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역전 3점포를 쏘아올렸다.

오태곤의 홈런으로 흐름을 완전히 뒤바꾼 SSG는 7회말 최정의 좌중간 적시 2루타로 1점을 보탰고, 결국 승리를 가져갔다.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21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SSG 랜더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9회초 1사 1루 SSG 오태곤이 투런포를 날리고 있다. 2024.08.21.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21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SSG 랜더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9회초 1사 1루 SSG 오태곤이 투런포를 날리고 있다. 2024.08.21. [email protected]

경기를 마친 뒤 오태곤은 "슬라이더를 노려서 친 것은 아니다. 이승현이 직구와 슬라이더를 주로 던지길래 스트라이크존 가운데로 들어오는 공을 노렸다 "며 "최근에 기회를 주시는데도 못 쳤기에 그저 '나의 스윙을 하자'는 생각으로 쳤는데 운이 따라줬다"고 홈런 상황을 설명했다.

주로 대타로 나서는 일이 많은 오태곤은 최근 썩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지난 2~3일 두산 베어스전에서는 이틀 연속 선발 출전했으나 7타수 1안타에 그쳤다.

오태곤은 "최근에 감독님이 계속 내보내주시는데 못 치니까 스스로 작아지더라. 배부른 소리일 수도 있지만, 타석에 안 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며 "대타로 출전하는 일이 많다보니 상황이 되면 대타로 나갈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그런데 오늘은 감독님 눈에 띄지 않으려고 더그아웃 안쪽에 들어가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런데 감독님이 또 기회를 주시더라. '사람이 죽으라는 법은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 타석에 들어섰다"며 "운 좋게 홈런이 나와서 너무 좋다. 최근 가졌던 마음의 짐을 조금 덜었다. 또 감독님이 내보내실텐데 한 두 번은 못 쳐도 봐주시지 않을까 한다"고 후련한 마음을 내비쳤다.

오태곤은 이날 경기 전 강병식 타격코치가 타격 자세를 수정해준 것에도 고마움을 드러냈다.

그는 "강병식 코치님이 왼쪽 어깨가 너무 빨리 열린다고 조언을 해주셨다. 조언을 듣고 스윙을 했는데 느낌이 좋았다"며 "연습했던 것을 타석에서 그대로 했는데 홈런이 나와서 나도 놀랐다"고 설명했다.

'느낌이 좋았는데 왜 숨어있었냐'고 묻자 오태곤은 "솔직히 한 타석으로 결과를 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고 고백한 후 "대타로 나가서 못 치면 나 때문에 경기를 졌다며 자책도 많이 한다. 오늘은 운이 따라줘서 목숨을 연장했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최근에 썩 좋지 않았을 뿐 오태곤은 인상깊은 장면을 적잖게 만들어내는 대타 요원이다. 이날 역전포를 포함해 올 시즌 결승타를 6개나 쳤다.

올해 3월22일 두산과의 개막전에서도 오태곤은 4-5로 끌려가던 8회 대타로 나서 역전 투런 홈런을 쏘아올렸다.

오태곤은 "찬스 상황에 좋은 결과를 내는 비결은 따로 없다. 그런 순간에 경기에 많이 나가서 그런 이미지가 생긴 것이 아닐까 생각할 뿐"이라며 "어쨌든 팀에 도움이 되고, 나의 가치도 올라가는 것이니 좋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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