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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억 들인 인공암벽…영동 용두공원 경관에 '싸늘한 시선'

등록 2025.08.28 11:15:31수정 2025.08.28 13:3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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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공포증 유발 가능성…인공구조물 느낌 여전" 지적

특별교부세 13억, 도비 13억원, 군비 61억 등 투입

영동군 "국악엑스포 후에 조경수 심으면 미관 개선"

[영동=뉴시스] 연종영 기자 = 28일 드론으로 본 충북 영동군 영동읍 매천리 용두공원 전경. 영동군이 국비·지방비 87억원으로 용두공원 사면보강·경관정비 사업을 벌였는데, 경관 개선 측면에서 부정적 평가가 나온다. 2025.08.28. jyy@newsis.com

[영동=뉴시스] 연종영 기자 = 28일 드론으로 본 충북 영동군 영동읍 매천리 용두공원 전경. 영동군이 국비·지방비 87억원으로 용두공원 사면보강·경관정비 사업을 벌였는데, 경관 개선 측면에서 부정적 평가가 나온다. 2025.08.28. [email protected]


[영동=뉴시스]연종영 기자 = 충북 영동군이 국비·지방비 87억원으로 벌인 '용두공원 사면보강·경관정비' 사업에 부정적 평가가 나온다.

재난위험 차단과 도시 이미지 개선을 목표로 잡고 벌인 사업인데 '천연암벽을 깎아내 인공암벽을 만들었다'는 비판이 나오기 때문이다.

관람객 100만명(주최측 목표)이 방문할 2025영동세계국악엑스포 주행사장(레인보우힐링관광지)으로 통하는 길목을 바꾸는 사업이라서 더 긴 호흡으로, 더 세련된 안목으로 시행했다면 좋았을 것이란 조언도 나온다.

28일 군에 따르면 용두공원 도로 사면이 재난위험시설(D등급)로 지정(2022년)되자 군은 암석을 732개 락볼트(rock bolt)로 고정해 붕괴·이탈을 막고, 1만2292㎡(3720평) 넓이 경관옹벽을 만들고, 조경수를 식재(일종의 화분처럼 설치하는)하는 사업을 벌였다.

2023년부터 군이 투입한 사업비 총액은 86억7900만원이다. 국비(특별교부세) 13억원, 도비 12억8600만원, 군비 60억9300만원이다. 국·도비보다 2.3배나 많은 군비를 매칭했다.

올해 4월 사면보강 작업을 시작할 때 군은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흉물스러운 회색빛 옹벽이 도시미관을 살리는 시설로 재탄생할 것"이라는 취지의 보도자료를 내 홍보했다.

하지만 도시 경관면에선 아쉬운 탄식이 흘러나온다. 용두공원 주변 상인은 "옹벽이 회색에서 짙은 갈색으로 바뀌었고 인공적인 분위기는 더 강해졌다고 손님들은 평가하더라"면서 "먼 거리에서 보면, 예민한 사람은 '환(環)공포증'을 느낄 수 있겠다"고 말했다.
[영동=뉴시스] 연종영 기자 = 28일 충북 영동군 영동읍 영동군청 입구 옹벽. 자연석과 화초로 꾸며 인공적인 느낌을 줄였다. 2025.08.28. jyy@newsis.com

[영동=뉴시스] 연종영 기자 = 28일 충북 영동군 영동읍 영동군청 입구 옹벽. 자연석과 화초로 꾸며 인공적인 느낌을 줄였다. 2025.08.28. [email protected]


건축업계 종사자 A씨는 "사업이 안전 중심의 구조 보강 위주로 시행된 것 같다"며 "속사정을 더 파악해봐야겠지만, 결과물만 보면 경관 품질은 개선되지 않았다"고 했다.

군 관계자는 이런 지적에 대해 "조경식재까지 마무리하면 미관이 개선될 것"이라면서 "식재 시기는 엑스포 폐막일(10월11일) 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5년 4월 용두공원 사면 안전보강 공사 장면(사진=영동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년 4월 용두공원 사면 안전보강 공사 장면(사진=영동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 군의원은 "안전보강 측면에선 따로 검증해야겠지만, 도시 이미지 개선 측면에선 아쉽다"며 "사업착수 시점부터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시행해 경관 스타일 등을 정하는 과정에 전문가와 지역주민이 참여했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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