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휘영 "머뭇거릴 시간 없다"…K-컬처 열풍 속 위기 선제 대응 강조(종합)
문체부장관 취임 1개월 여…첫 공식 기자간담회
영화산업 위기에 "심각한 걸 넘어 처참한 느낌"
"K-컬처 엄청난 기회이자 위기…법·제도 고쳐야"
"1.3% 대에 머무는 문화 재정, 빨리 2.0% 돼야"
"조직개편은 당연…대통령직속위 구성도 진전"
"K-컬처 300조원 목표 실행 방법 정리 중"
![[서울=뉴시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4일 서울 서대문구 모두예술극장 모두라운지에서 취임 한 달을 계기로 출입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제공) 2025.09.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9/04/NISI20250904_0020961203_web.jpg?rnd=20250904135627)
[서울=뉴시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4일 서울 서대문구 모두예술극장 모두라운지에서 취임 한 달을 계기로 출입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제공) 2025.09.0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미래지향적으로 바꿔야 한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4일 서울 충정로 모두예술극장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K-컬처가 흥행 호재를 이어가기 위한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7월31일 취임해 한 달여를 보낸 최 장관은 문화예술 정책 방향 등을 소상히 밝혔다.
최 장관은 우선 국제 무대에서 우뚝 선 K-컬처의 위상을 언급하면서 "K-컬처가 이대로만 가면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하는 문화강국에 대한 기대와 희망이 여느 때보다 넘쳐나는 시절"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화려하게 보이고 빛나는 겉모습과 달리 장관 취임 후 여러 현장 다니면서 당황스러울 때가 많았다"며 "엄청난 기회인 건 맞지만 한편으로는 '지금이 정점이고 내려갈 일만 남았다'고 절망을 이야기하는 목소리가 현장에서 많이 나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 장관은 그 '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영화 산업을 꼽았다.
문체부에서 지원금을 받았지만 나머지 투자금을 못구해 정부 지원금을 반납하고 넷플릭스에서 작업하게 된 이창동 감독 이야기를 꺼냈다. 최 장관은 "현장에서 직접 확인한 바로는 심각한 걸 넘어 처참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예산이 없어서, 투자를 못 받아서 해외 OTT로 가는 걸 벗어나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대 환경에 맞지 않는 법적 제도적 문제를 짚었다.
최 장관은 "똑같은 시나리오와 제작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영상물이더라도 상영하는 곳이 극장이 아니면 영화가 아니라고 한다. 법적으로 OTT에서 상영하는 영화는 영화가 아니다"라며 현재 영상 콘텐츠 시대 환경과 맞지 않는 법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지금이)K-컬처가 맞이한 엄청난 기회인데, 엄청난 위기도 있다. 이를 극복하려면 법과 제도를 빨리 고쳐야 한다. 낡은 틀이 아직 생존해 있다"며 "미래지향적으로 바꿔야 한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고 강조했다.
외국과 공동 제작을 위한 지원 예산도 꼬집었다.
최 장관은 "K-컬처가 주목 받으며 한국과 공동제작을 바라는 나라가 많지만, 공동제작을 하기 위해서는 정부도 나서서 지원해야 한다. 그런데 올해 이쪽에서 지원할 수 있는 우리 예산이 0원"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어 "K-컬처가 꼭 '메이드 인 코리아'가 아니라 '메이드 위드 코리아'여도 좋은 것 아닌가. 그런데 '메이드 위드 코리아'를 지원할 수 있는 예산이 없다"고도 했다.
최 장관 판단에는 문화기반 시설도 열악하긴 마찬가지다.
최 장관은 "각국에서 K-팝 팬들이 찾아오지만 공연 인프라가 없어 공연이 상시적으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며 "일본은 4만석 이상 규모의 돔 구장이 5개고, 현재 하나를 더 짓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하나도 없다"면서 K-컬처를 더 키워가기 위한 조건을 짚었다.
![[서울=뉴시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4일 서울 서대문구 모두예술극장 모두라운지에서 취임 한 달을 계기로 출입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제공) 2025.09.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9/04/NISI20250904_0020961201_web.jpg?rnd=20250904135627)
[서울=뉴시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4일 서울 서대문구 모두예술극장 모두라운지에서 취임 한 달을 계기로 출입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제공) 2025.09.0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여러 과제들을 해결해 나가기 위한 문화재정 확대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내년 문화재정은 9조6000억원으로 올해 대비 9.2% 증가, 전체 정부 지출에서 문화재정 비율은 올해 1.31%에서 내년 1.32%로 0.01%가 느는 데 그쳤다.
최 장관은 "많이 아쉽다. 여전히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문화재정이 중하위권"이라며 "만족스럽지 않은 예산이지만 잘 집행하겠다. 당연히 우리가 지원해야 하는 사업임에도 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을 꼼꼼하게 챙겨서 잘 보완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1.3% 대에 머무는 문화재정 예산이 빨리 2.0%까지는 도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의욕도 내비쳤다.
취임 때부터 K-컬처 시장 300조원 시대를 목표로 내걸었던 최 장관은 이에 대해 "하나의 북극성 같이, 우리가 지향하고 달려나가야 될 방향과 같은 숫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상징적 의미에서의 300조원도 중요하지만, 구체성에서의 300조원도 중요하다. 300조원을 구성하는 게 무엇인지부터 차분하게 다시 살펴보고 있다"는 최 장관은 "어떤 방법을 통해 300조 원이라는 담대한 목표를 실행해 나갈 지를 정리 중에 있다"고 했다.
법과 제도의 틀을 바꾸려면 조직의 변화가 수반될 수 밖에 없다며 조직 개편도 예고했다.
최 장관은 "범부처가 해야 할 큰 프로젝트도 많다. K-컬처를 성장시키기 위한 노력은 문체부 만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여러 부서에 연관된 일이 많다. 대통령직속으로 위원회를 구성하는 일도 상당 부분 진전돼 있다"고 밝혔다.
언론인 출신으로 이전까지 민간 기업에서 일했던 최 장관은 처음 공직 업무를 수행하면서 느낀 소회도 밝혔다.
최 장관은 "민간에서 느끼지 못한 답답함과 '이게 왜 빨리 안 되지' 하는 게 있다"면서도 "공적인 영역은 민간 영역과는 또 다른 차원의 투명성, 공정성, 공익성 등 여러 가지 시각으로 봐야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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