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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세계양궁]평화·탄소제로 광주세계양궁…경기장 불편 오점

등록 2025.09.12 17:04:55수정 2025.09.12 17: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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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선 무대 5·18민주광장 '민주주의 상징'

양궁 저변 확대…경기장 주변 상권 활력

대회 성공 숨은 주역 306명 자원봉사자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8일 오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광주2025현대세계양궁선수권대회 컴파운드 남자 개인전 16강, 대한민국 국가대표 최용희의 차례에 관중들이 환호하고 있다. 2025.09.08. leeyj2578@newsis.com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8일 오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광주2025현대세계양궁선수권대회 컴파운드 남자 개인전 16강, 대한민국 국가대표 최용희의 차례에 관중들이 환호하고 있다. 2025.09.08. [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  류형근 이영주 기자 = '평화의 울림'을 주제로 열린 광주 2025 현대세계양궁선수권대회가 8일간의 일전을 마무리했다.

1980년 5·18민주화운동 최후 항쟁지였던 옛 전남도청(5·18민주광장)이 45년의 세월이 흘러 양궁인의 최대 축제를 개최할 수 있을 만큼 성숙해져 전 세계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송했다.

특히 이번 대회는 기후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탄소제로'를 표방하며 경기를 운영해 스포츠가 환경문제에도 관심을 가졌다는 평가다.

광주세계양궁선수권대회는 12일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리커브 여자 개인전 시상식을 끝으로 대회를 마쳤다.

◇5·18 최후 항쟁지서 15개 국가 국기 펄럭…저변확대

이번 대회는 76개국 731명의 선수들이 출전해 지난 5일부터 광주국제양궁에서 예선 라운드를 펼쳤다. 컴파운드와 리커브에 걸린 금·은·동 30개의 메달을 품고 있는 5·18민주광장 결선 경기장으로 가기 위해 시위를 당겼다.

결선이 펼쳐진 5·18민주광장은 1980년 5월 신군부 폭압에 맞서 민주·평화·인권을 외치는 광주시민들이 모였던 장소다. 광주시민들은 결선 무대 뒷편에 조성된 분수대에 올라 민주주의를 외쳤고 전남도청에서 신군부의 총칼에 최후를 맞이했다.

지난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의 작품 '소년이 온다'의 배경이 5·18옛 전남도청 일대로 알려지면서 주목 받았다.

광주시는 개최도시의 상징적인 장소에서 결승전을 치를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세계양궁연맹조직위에 5·18민주광장을 추천했고 대회 기간 8일 중 6일동안 결승전이 펼쳐졌다.

단 3명만 설수 있는 5·18민주광장 특설경기장 시상대에는 한국을 비롯해 멕시코, 스페인, 프랑스, 인도, 대만, 네덜란드, 미국, 일본, 브라질, 덴마크, 엘살바도르, 콜롬비아, 슬로베니아, 카자흐스탄 등 총 15개 국가의 국기가 걸렸다.

또 이번 광주대회는 양궁 불모지 국가에 꿈을 실현 시켜 주는 무대가 되기도 했다.

광주세계양궁대회조직위는 양궁제조업체 파이빅스와 윈엔윈의 후원을 통해 아프리카 차드의 이스라엘 마다예를 비롯해 양궁 불모지역인 키르키스탄(3명), 타지키스탄(1명), 싱가포르(1명), 우크라이나(2명), 몰도바(1명), 리비아(2명), 페루(1명), 콜롬비아(1명) 등 13명의 선수들에게 1억원 상당의 양궁 용품을 전달했다.

◇'친환경·저예산' 광주세계양궁대회…빅 스포츠 새 기준 제시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9일 오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광주2025현대세계양궁선수권대회 컴파운드 여자 개인전 시상식이 열리고 있다. 2025.09.09. hgryu77@newsis.com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9일 오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광주2025현대세계양궁선수권대회 컴파운드 여자 개인전 시상식이 열리고 있다. 2025.09.09. [email protected]


이번 대회는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환경오염에 관심을 갖고 '탄소제로'를 표방하며 진행돼 대형 스포츠 이벤트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조직위는 탄소제로를 위해 선수단에는 전용 텀블러를 제공했으며 살균세척기를 배치해 위생적 사용을 지원했다.

또 식음료 부스에는 다회용컵, 종이 포장재와 사탕수수 뚜껑을 사용한 친환경 생수팩, 홍보물은 온라인으로 대체했다.

◇광주의 멋·맛으로 선수 환영…주변 상권 활력

광주세계양궁대회조직위는 '맛과 멋'을 내세우며 광주를 방문하는 선수단과 양궁 팬들을 환영했다.

K-팝, 전통 국악, 남도 음식 맛보기 등 다채로운 즐길 거리를 준비해 예선전이 펼쳐진 광주국제양궁장과 결승전 장소인 5·18민주광장에서 선보였다.

광주국제양궁장의 주변 상가는 외국인 선수들의 잇단 방문으로 주문이 폭주해 '키오스크 주문'을 조기 마감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졌으며 인근의 커피판매점도 배달 주문이 폭증했다.

이번 대회 5·18민주광장 결선 경기장은 총 티켓 3448장 중 2600매가 사전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현장 판매량까지 집계되면 수억원의 입장권 수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대회를 앞두고 분석한 지역경제 파급효과는 생산 57억원, 부가가치 28억원, 98명 취업 등의 시너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공적 마무리 숨은 주역 자원봉사자

세계 양궁인들이 광주에서 8일동안 대회를 즐길 수 있었던 배경에는 '밝은 미소'로 무장한 306명의 자원봉사자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광주2025현대세계양궁선수권대회 리커브 남녀 개인 예선이 열리고 있는 9일 오전 광주 남구 광주국제양궁장 사로 주변으로 고인 빗물을 빼내기 위한 임시 수로가 파여있다. 2025.09.09. leeyj2578@newsis.com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광주2025현대세계양궁선수권대회 리커브 남녀 개인 예선이 열리고 있는 9일 오전 광주 남구 광주국제양궁장 사로 주변으로 고인 빗물을 빼내기 위한 임시 수로가 파여있다. 2025.09.09. [email protected]

17살 최연소부터 최고령 86세까지 자원봉사자들은 통역·시상식·의전·운전·청소까지 담당하며 경기장 곳곳을 누볐다.

광주2015하계유니버시아드, 광주2019세계수영선수권대회 등 지역에서 열린 메가스포츠대회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경험자들이 다수 선발돼 스스로 일을 찾아서 수행했다.

또 광주를 찾은 선수들의 사기를 북돋기 위해 서포터즈 3000여명도 구성돼 각 경기장에서 활동했다. 이들은 선수들이 화살을 쏠 때는 숨을 죽였고 점수가 발표 된 이후에는 나라의 이름과 선수를 연호하며 성숙한 응원문화를 만들어냈다.

◇진흙 경기장·관중석 불편 오점

이번 대회는 평화와 탄소중립을 세계에 전파했지만 열악한 경기장 환경은 오점을 남겼다.

예선이 펼쳐진 광주국제양궁장은 배수가 제대로 되지 않아 빗물이 고여 선수들이 진흙탕에서 10점 과녁을 겨냥했다.

선수들은 신발이 잔디밭 아래로 파고들어 제대로 사대 위에 서있기 힘든 상황이어서 집중하기 힘들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또 국제양궁장은 수백 명의 관중들이 망원경까지 챙겨 찾았지만 몽골텐트가 사대를 가려 선수들의 활약을 볼 수 없었다. 몽골텐트는 무더위와 비를 피해 선수들이 화살을 쏜 뒤 장비 점검을 할 수 있는 용도로 설치됐다.

하지만 몽골텐트가 관중석의 시야를 가려 80m 밖의 과녁만 볼 수 있었다.

세계양궁연맹 조직위 관계자는 "이번 대회는 전반적으로 수준이 높았다"며 "탄소제로를 표방하고 평화의 메시지를 담았다는 점에서 세계대회 새로운 기준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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