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인터뷰]최우식과 마음이 맞는 사람

등록 2026.02.06 05:58: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최우식 오는 11일 개봉작 '넘버원' 주연

12년 전 '거인'으로 호흡한 감독과 재회

'거인' 통해 신인배우상 휩쓸며 전환점

"김태용 감독과 일하는 게 행복했다"

"감독과 함께하며 성장…또 하고 싶다"

[인터뷰]최우식과 마음이 맞는 사람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배우 최우식(36)에게 영화 '거인'(2014)은 전환점이었다. 그 전까지 그는 깎아 놓은 듯 잘생기고 체격 좋은 배우들 사이에서 상대적으로 평범하고 왜소해서 눈에 띄지 않는 배우였다. '거인'은 이런 최우식에게 다른 배우에겐 없는 묘한 폭발력이 있다는 걸 알려줬다.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삶의 고통을 연달아 마주하는 고등학생 '영재'를 최우식은 갈피 잃은 행동과 불안한 눈빛으로 완성했다. 봉준호 감독은 '거인'의 최우식을 보고 그를 '옥자'에 그리고 '기생충'에 연달아 캐스팅했다.

최우식의 잠재력을 알아본 사람이 '거인' 각본·연출로 데뷔한 김태용 감독이었다. 김 감독은 이 어두운 영화를 감당하지 못하겠다며 도망치려는 최우식을 끝내 설득해 함께 작업했고, 이 영화를 내놓은 이듬해 두 사람은 각종 신인감독상과 신인배우상을 휩쓸었다. 이들이 12년만에 다시 만났다. 그 사이 최우식은 세대를 대표하는 배우가, 김 감독은 두 번째 영화 '여교사'(2016)에 이어 세 번째 작품을 갖게 됐다. 최우식은 "감독님과는 마음이 너무 잘 맞는다"고 했다.

"'거인' 할 때 서너번 거절했어요. 이번에도 처음엔 거절했습니다. 제가 원래 먼저 걱정하고 쪼는 스타일이거든요. '거인'으로 정말 큰 사랑을 받았어요. 상도 많이 받았고요. 저희 관계를 이렇게 좋은 상태로 보존하고 싶었습니다. 괜히 다시 만나서 다른 소리가 나올까봐 걱정이 됐거든요. 그런데 다 괜한 걱정이었습니다. 감독님과 친한 것도 친한 건데 마음이 너무 잘 맞아요. 감독님은 정말 좋은 형입니다. 함께 일하는 게 행복했습니다."

두 사람이 새로 선보이는 영화는 '넘버원'(2월11일 공개)이다. 고등학생 하민이 어느 날 눈 앞에 정체불명의 숫자를 보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하민은 그 숫자가 엄마가 해준 밥을 먹을 때마다 하나 씩 줄어들고 0이 되면 엄마가 죽는다는 걸 알게 된 뒤 엄마를 지키기 위해 집밥을 먹지 않기로 한다. 일본 우와노 소라 작가가 2018년 내놓은 소설 <당신이 어머니의 집밥을 먹을 수 있는 횟수는 앞으로 328번 남았습니다>가 원작이다. 최우식은 하민을 연기했다.

'넘버원'은 김 감독 전작과는 분위기가 꽤나 다르다. '거인'은 무겁고 어두운 것에서 한 발 더 들어가 비통하기까지 했고, '여교사' 역시 보는 이를 옥죄는 듯한 작품이었다. 하지만 '넘버원'은 상실과 그로 인한 눈물 속에서도 유머를 잃지 않을 뿐만 아니라 대체로 경쾌하고 발랄하다. 최우식은 "'넘버원'은 '거인'과 상반된 영화이긴 해도 김 감독님과 함께 영화를 만들어 가며 내가 이전보다 성장했다는 건 똑같았다"고 말했다.
[인터뷰]최우식과 마음이 맞는 사람


"'거인'을 할 때 감독님께 인간적으로, 또 배우로서 많이 배웠어요. 작품을 통해 배운 것도 많았고요. 이번에도 그랬습니다. 성장한다는 게 대단한 걸 배우는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이 영화 하면서 가족이라는 존재에 대해 자주 생각했습니다. 그런 생각을 했다는 게 성장이었습니다. 정신 없이 살다 보면 놓치는 게 있잖아요. 가족도 그렇죠. 전 부모님과 형에게 많이 소통하는 편인데도 놓치는 게 있어요. 이 영화 통해서 그렇게 종종 잊곤 하는 것들을 떠올려 본 겁니다."

최우식은 '거인' 이후 10여년 간 영화 12편을 했다. 다만 그 영화들 중 최우식이 전면에 나서 사실상 홀로 극을 이끌어가는 작품은 없었다. 대체로 선배 배우들과 함께했고, 또래 배우들과 짐을 나눠 진 적이 많았다. 말하자면 '넘버원'은 '거인' 이후 이건 최우식의 영화라고 할 수 있는 두 번째 작품이다. 최우식 역시 "극장에 걸리는 포스터에 내 얼굴이 이렇게 크게 나오는 건 '거인' 이후 처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글쎄요. 제가 전면에 나선다고 해서 특별한 자부심을 느끼는 것 같지는 않아요. 물론 기분은 좋습니다. 정말 좋아요. 제가 출연한 모든 영화가 다 제 영화라고 생각하지만, '넘버원'은 정말 제 영화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하지만 부담감을 더 크게 느껴요. 시간이 참 빠르게 흐른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제가 현장에서 막내급일 때가 있었는데, 이젠 저보다 10살 이상 어린 스태프도 있죠. 아휴, 개봉할 생각만 하면 정말 긴장이 됩니다. 부모님께 빨리 보여드리고 싶어요."

김 감독은 '넘버원' 제작보고회 떄와 기자간담회 때 "최우식은 내가 가장 잘 안다" "난 최우식 전문가다" 같은 말을 자주 했다. 최우식은 "그 말이 맞다"면서도 "그런 말 좀 안 했으면 좋겠다"고 하며 웃었다. 그러면서도 최우식은 김 감독과 또 다른 작품에서 다시 만나고 싶다고 했다. "감독님이 또 어떤 이야기를 들고 와서 나를 놀래게 해줄까, 감독님과 세 번째 작업을 하면 얼마나 행복할까, 생각해보게 돼요. 기다리고 있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