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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건설산업 1990년 이후 세 번째 장기 침체기…정부 지원 중요"

등록 2025.10.09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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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건설산업 1990년 이후 세 번째 장기 침체기…정부 지원 중요"


[서울=뉴시스] 김종민 기자 = 최근 한국 건설산업은 1990년 이후 세 번째 장기 침체기에 접어들었다는 진단이 나왔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RICON)의 '건설 BRIEF 90호'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침체는 과거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외부 요인이 아닌, 경제구조, 정책 여건, 투자 상황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수정 경제전망에 따르면 올해 건설투자는 상반기 -12.4%, 하반기 -4.3%를 기록하며 연간 8.3%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당초 전망치보다 2.2%포인트 하향 조정된 수치로, 침체가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민간 건설 수요 부진과 SOC 예산 감소의 이중고

건설경기 침체의 주된 원인으로는 지방 주택시장을 중심으로 한 민간 건설 수요 부진이 꼽힌다. 주거용 건축은 건설투자에서 약 35% 내외의 비중을 차지하며 경기 변동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지방은 지속적인 인구 유출과 미분양 증가와 같은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주택시장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실제로 2025년 7월 누계 기준, 수도권은 건설수주가 15.4% 증가한 반면 지방은 10.2% 감소하는 등 건설 지표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건축허가면적은 수도권에서 0.3% 증가했지만 지방에서는 28.3% 급감했고, 건축착공면적 또한 수도권에서는 2.6% 감소하는 데 그쳤지만 지방은 22.8%나 줄었다.

또 정부의 SOC(사회간접자본) 예산 감소와 집행 부진 역시 건설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SOC 예산은 2022년 28조 원에서 올해 약 26조 원 수준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이며, 공사비 상승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감소 폭은 더욱 큰 수준이다. 여기에 정부가 급등한 공사비를 현실화하지 못하면서 유찰이 증가해 편성된 예산마저 제대로 집행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복합적 위기 요인과 불투명한 회복 가능성

이번 침체기는 과거와 달리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건설자재, 인력 등 생산 요소 가격 급등과 부동산PF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자금 조달 여건 악화가 건설경기 부진을 심화시키고 있다. 공사비 증가는 건설기업의 수익성 악화와 건설 현장의 갈등을 야기하고 있으며, 부동산 PF 부실 우려는 프로젝트 지연 및 취소로 이어지고 있다.

보고서는 현재 건설경기가 침체의 정점에 달한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 회복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진단한다. 한국 건설산업은 이미 성숙기에 진입했고, 부정적인 인구구조와 지역 쇠퇴, 정부 재정 상황 등 복합적인 환경을 고려할 때 과거와 같은 성장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향후 건설경기가 회복 국면에 들어서더라도 그 속도와 폭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박선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경제금융연구실장은 "내년까지 민간 부문의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건설경기 회복을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과 지원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며 "특히 최근 건설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만큼, 지방 경기 활성화와 중소 건설사 지원 등 맞춤형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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