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은 40% 올랐는데"…디지털 금 '비트코인'은 왜 제자리일까

주요국 중앙은행과 기관들이 금 쓸어 담아

"장기적으로는 금·비트코인 동반 상승" 전망도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KRX 금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5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6만3900원으로 거래를 마감, 10개월여 만에 최저가를 기록했다. 역대 최고가였던 지난해 7월28일(8만100원)과 비교하면 6개월 동안 20.22% 떨어졌다. 반면 가상자산 비트코인은 지난 18일 한때 5805만원까지 오르기도 하며 올 들어서는 80% 넘게 가격이 뛰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서 한 직원이 금을 정리하는 모습. 2021.02.1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금 가격이 올해 들어 40% 넘게 오르며 최고가 랠리를 펼치는 가운데 비트코인은 제자리에 머물러있다. 금리 인하기와 통화 정책 불확실성이 맞물린 가운데 기관 투자자 자금이 금에 쏠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금 선물 12월물은 트로이온스당 3795.90달러에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올해 들어 42.22% 오른 수치다.

같은 기간 '디지털 금'으로 불리는 비트코인은 연일 약세다. 비트코인은 전날 오후 5시 빗썸 기준 1억597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주 대비로는 4.12% 떨어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지난주 금리 인하를 재개했음에도 오히려 떨어진 셈이다.

두 자산의 엇갈린 흐름은 연초 대비 수익률에서 두드러진다. 금이 올해 들어 40% 넘게 오르는 동안 비트코인은 20% 상승에 그쳤기 때문이다. 올해 초 금과 비트코인을 동시에 샀다면 수익률이 두 배 차이 나는 것이다.

금값이 홀로 천정부지로 오른 배경은 연준의 금리 인하가 크게 작용했다. 통상 금리 인하 시기에는 무이자 자산인 금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높아진다.

통상 금리 인하는 비트코인에도 호재로 작용해 왔다. 비트코인 총발행량이 2100만개로 제한돼 고정된 공급량에 따라 금과 함께 화폐 가치 하락에 대한 방어 수단으로 분류됐기 때문이다. 이에 비트코인은 '디지털 금'으로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기관 투자자 등 대형 자금이 금 시장으로 쏠리면서 비트코인만 약세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파르잠 에사니 발르(VALR)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금 강세는 중국과 러시아 등 주요국 중앙은행과 기관 수요가 이끈 결과"라며 "이들은 달러 패권에 대한 지정학적 완충재로 금을 쌓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으로 분류됐음에도 시장에서는 여전히 금과 달리 위험자산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라는 관측도 있다.

빈스 양 zk링크 공동 창립자는 "올해 들어 비트코인과 금의 상관관계는 약화하는 중"이라며 "금은 여전히 대표 안전자산으로 평가되는 반면에 비트코인은 유동성과 시장 위험 요인 등에 더 크게 흔들린다"고 진단했다.

장기적으로는 두 자산이 동반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가상자산 서비스 제공업체 매트릭스포트는 지난 3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확장적 통화 정책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금이 상승하는 현상은 일부 투자자들이 금과 비트코인을 동시에 담고 있음을 의미한다"며 "비트코인이 아직은 조정 국면에 있지만, 장기적 상승 추세는 살아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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