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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그세스, 이례적인 美 장성 소집…트럼프 “외국 장교 초청 훌륭” 엉뚱한 답변

등록 2025.09.26 09:56:15수정 2025.09.26 11: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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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스 부통령 “미군 장성 소집” 확인한 후 “원하면 나도 참석” 말 바꿔

헤그세스, 1월에도 우크라 지원 무기 수송 중단 지시……1주일 후 재개

NYT “전세계 800여명 군장성, 수십 혹은 수백명 모임 최근 전례없어”

[워싱턴=AP/뉴시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이 8월 11일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열린 워싱턴DC 치안 강화 조치 관련 기자회견에 참석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5.09.26.

[워싱턴=AP/뉴시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이 8월 11일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열린 워싱턴DC 치안 강화 조치 관련 기자회견에 참석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5.09.26.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이례적으로 전 세계 미군 고위 간부들을 소집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혀 알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이 헤그세의 장관의 군 장성 소집에 대해 질문하자 처음에는 헤그세스 장관의 계획을 잘 모르는 듯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방장관이 외국 군 장교들을 회의에 초대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듯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전 세계 장군, 제독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도록 해야 한다”며 “내가 평화의 대통령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엉뚱한 답변을 했다.

그러자 J.D. 밴스 부통령은 이를 바로 잡으며 수습에 나섰다.

밴스 부통령은 이번 장성 소집이 미 장성들을 대상으로 한 것임을 분명히 밝히면서도 중요성을 축소했다.

밴스 부통령은 “육군장관에게 보고하고, 그 다음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장군들이 육군 장관과 이야기를 나누러 오는 건 그리 드문 일이 아니다”며 “이렇게 큰 화제가 된 게 이상하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후에는 상황을 파악한 듯 회의에 자신의 참석 여부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그들이 원한다면 회의에 참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25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헤그세스 장관의 이례적인 지시는 전 세계 거의 모든 군 최고 사령관에게 전달됐다.

이 지시는 다음달 1일 정부폐쇄(셧다운) 가능성과 헤그세스 장관의 노골적인 정치적 행보로 인해 반대 세력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발표됐다고 WP는 전했다.

NYT는 헤그세스 장관의 이례적인 지시는 명확한 이유없이 이루어졌으며 고위 장교 여러 명을 해고하고 4성 장교의 감축을 명령한 후에 나온 것이어서 주목받는다고 전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짧은 통지로 30일 버지니아주 콴티코 해병대 기지에서 열리는 회의에 전 세계에서 수십, 혹은 수백 명의 장군과 제독을 소집했지만 이유는 공개하지 않았다.

미군에는 44명의 4성급 장군을 포함 약 800명의 장성급 장교가 있으며 이중 몇 명이 참석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헤그세스 장관은 5월 4성 장교의 20%, 모든 장성급 장교의 10% 감원을 지시하며 광범위한 감원 및 해고 조치를 이어갔다.

헤그세스 장관은 또한 군 전투 사령부 일부를 통합하고 해당 사령부의 장군과 제독 수를 감축할 의사도 내비친바 있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미 12명의 군 장성을 해임했는데 다수가 유색인종과 여성이었다고 NYT는 전했다.

해임된 군 장성에는 흑인 합참의장 찰스 Q. 브라운 주니어 장군, 해군 최초 여성 사령관 리사 프란체티 제독, 나토(NATO) 군사위원회 미군 대표 쇼샤나 채트필드 중장, 공군 참모총장 데이비드 W. 올빈 장군, 국방정보국(DIA) 국장 제프리 A. 크루즈 중장 등이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이나 백악관 참모들이 이 모임을 지시하거나 승인하는데 어떤 역할을 했는지,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의회 관계자들은 25일 이 회의 소집 소식을 듣고 당혹감을 느꼈다고 NYT는 전했다.

최고위 4성 전투 사령관과 각 군 최고 사령관들은 통상 워싱턴에서 1년에 최소 두 번 회동하고 대통령과 실무 만찬을 갖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중동, 아프리카, 유럽 등 분쟁 지역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을 포함하여 지휘권을 가진 하급 장군과 제독들이 워싱턴으로 소집돼 오는 것은 최근 들어 전례가 없다고 군 관계자들은 밝혔다.

국방부 고위 민간 및 군 장교들은 민감한 작전 또는 정책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일상적으로 화상 통화를 한다.

그렇지만 수십 명, 혹은 수백 명 고위 장성을 한자리에 모으는 것은 보안 및 이동 문제 등을 야기한다고 여러 현직 및 전직 장교들은 지적했다.

이번 소환은 헤그세스 장관이 군 및 국방부 관계자들이 대중과 직접 소통하는 방식에 대한 제한을 강화한 직후에 이루어졌다.

그는 지난주 각서를 통해 많은 행사 참여는 이제 국방부 홍보실의 서면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국방부가 주최하는 업계 회의와 외국 정부 관계자가 참여하는 일부 브리핑은 예외로 했다.

헤그세스 장관의 수석 보좌관들도 국방부가 다음달 발표할 새로운 국가방위전략(NDS) 초안을 마무리하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전략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부라고 부르는 국방부의 정책 최우선 순위에 국토안보와 서반구 방위를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NYT는 전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트럼프 취임 직후에도 우크라이나에 보낼 무기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도 없이 수송 중단을 내려 혼란을 빚은 적이 있다.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1월 20일 취임한 뒤 약 1주일 후에 델라웨어주 도버 공군기지와 카타르 미군 기지에서 운항하는 화물 항공사 3곳에 우크라이나로 떠날 예정이던 항공편 11개를 취소하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백악관과 국방부, 국무부도 누가 수송 중단 명령을 내렸는지 모르는 가운데 1주일 후 다시 재개됐으며 헤그세스 장관이 ‘독단적으로’ 구두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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