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섬 전락한 충남 최서단 '외연도'
부두 좌측 매립지엔 폐차·폐선부터 냉장고·가전제품 등 생활쓰레기 무덤
젓갈을 담겼던 깨진 플라스틱통에선 썩는 악취 진동…주민들에겐 큰 고통
![[보령(외연도)=뉴시스] 충남 최서단 외연도 간판.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10/09/NISI20251009_0001962444_web.jpg?rnd=20251009102504)
[보령(외연도)=뉴시스] 충남 최서단 외연도 간판. *재판매 및 DB 금지
2022년 12월 건조된 늘푸른충남호는 해양쓰레기 환경정화 운반선이다. 도내 286개 도서 중 접안 가능한 19개 도서에서 집하된 해양쓰레기들을 육상집하장으로 운반한다. 배 안에는 5t 및 3.5t 규모의 트럭 2대가 실려 있다.
뱃고동을 울리며 출항한지 2시간 30분만에 선박은 충남 최서단에 위치한 외연도(보령시 오천면 외연도리)에 닿았다.
외연도는 연기처럼 피어오르는 바다안개 사이로 가물거리게 보이는 까마득한 섬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특산물은 우럭, 전복, 자연산 김, 멸치액젓이 유명하다. 어청도와 녹도를 잇는 봉수대와 삼한시대 조개더미 유적, 2.7km의 해안선이 있다. 거주 인구는 312명, 도내 유인도 중 큰 섬이다. 초등학교 학생도 5명이나 된다.
![[보령(외연도)=뉴시스] 늘푸른충남호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10/09/NISI20251009_0001962446_web.jpg?rnd=20251009102626)
[보령(외연도)=뉴시스] 늘푸른충남호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여기서 분명한 사실은 해양쓰레기와 생활쓰레기는 엄연히 종류부터 수거 및 운반 주체가 서로 다르다.
이날 늘푸른충남호는 한 곳에 미리 수거해서 쌓아놓은 해양쓰레기들만 10t 가까이 수거했다. 해양쓰레기 종류는 일단 해안가에 떠밀려와야 한다. 해양쓰레기는 해안가로 떠밀려온 스티로폼, 각종 어구 등 주로 어업에 쓰이는 물건들이다.
당연히 늘푸른 충남호는 어장을 보호하고 원활한 뱃길을 확보하기 위해 해양쓰레들만 모아서 트럭에 실었다. 이는 이 배의 운항을 지도·관리·담당하고 있는 충남도 해양정책부서의 관할이다. 배와 트럭, 장비가 없으면 운반 자체가 어렵다.
![[보령(외연도)=뉴시스] 외연도 생활쓰레기 모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10/09/NISI20251009_0001962450_web.jpg?rnd=20251009103703)
[보령(외연도)=뉴시스] 외연도 생활쓰레기 모습. *재판매 및 DB 금지
생활쓰레기들을 하나 하나 열거하자면 셀 수가 없다. 녹이 슬고 유리가 깨지고 찌그러져 쓸데라고는 한 곳도 없는 트럭들이 곳곳에 보였다. 여기에 옆구리가 깊게 패여 구멍이 난채 방치된 배는 물론 문이 떨어져나가고 찌그러져 나뒹굴고 있는 냉장고, 세탁기, TV 등 가전쓰레기들이 쌓여 혀를 차게 한다.
더욱 가관은 젓갈을 담갔던 플라스틱 대형 용기들이 깨지거나 일그러진채 방치되고 있다. 이로 인해 생선 썩는 냄새가 역겹다. 집안 가재도구들도 많이 쌓여 있다. 심각한 것은 태울 수도 묻을 수도 없는 침대 매트리스, 조립식 주택 패널, 시멘트 덩어리가 그대로 흩어져 있다. 이는 환경오염 그 자체이다.
카메라 셔터를 연신 누르고 있는 취재진에게 다가온 한 주민은 "여기에 쌓여 있는 쓰레기 대부분은 주민들이 사용하거나 배를 타고 외연도를 방문했다가 밤에 몰래 버리고 가는 경우도 있다"고 귀띔했다.
![[보령(외연도)=뉴시스] 외연도 생활쓰레기 모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10/09/NISI20251009_0001962451_web.jpg?rnd=20251009103754)
[보령(외연도)=뉴시스] 외연도 생활쓰레기 모습. *재판매 및 DB 금지
인터넷 자료에 따르면 해양쓰레기는 해양투기, 불법 폐기, 양식장 및 어업 부산물, 육상 유입 쓰레기, 선박 폐기물 등이 해당된다. 불규칙적으로 또는 광범위하게 발생하고 있어 예측이 곤란하고 수거 및 처리비용이 많이 든다.
반면 육상폐기물은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지자체가 민간업체에 위탁을 통해 수거부터 운반, 처리까지 담당한다. 처리 방식은 소각, 매립, 재활용이 있는 데 예산은 지자체 예산 및 시민이 납부하는 종량제 봉투 수익으로 충당한다.
이날 굵은 빗줄기가 거세게 쏟아지는 가운데 해양쓰레기를 모두 수거, 운반선에 실은 후 배가 출발한 후 섬에 남겨진 생활쓰레기들이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바라보았다. 섬이라는 곳는 육지사람들에게는 아직 깨끗하고 때 묻지 않은 곳이라는 생각을 해보면서 그 이미지가 하루 속히 회복되길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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