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조 운용' 이지스자산운용 인수전 승자는…한화·흥국 생보사 격돌
보험사 대체투자 역량확보 절실…본입찰 사실상 2파전

[서울=뉴시스]권안나 기자 = 국내 최대 부동산 전문 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의 인수전이 한화생명과 흥국생명의 본입찰 참여로 사실상 2파전으로 좁혀졌다. 두 회사가 각각 자금 조달 능력과 그룹 시너지를 앞세워 강한 인수 의지를 드러내면서, 최종 승자가 누구일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마감된 이지스자산운용 우선매각대상자 본입찰에는 한화생명과 흥국생명, 글로벌 사모펀드(PEF)인 힐하우스인베스트먼트 등이 참여했다. 다만 실질적인 경쟁 구도는 한화생명과 흥국생명 간 양자 대결로 좁혀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오피스·물류센터·데이터센터 등 상업용 부동산 중심으로 약 67조원대 운용자산(AUM)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부동산 펀드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이다.
보험사들이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게 된 것은, 저금리·저성장 속에서 보험사가 미래 성장 동력으로 대체투자와 부동산투자 역량 확보가 절실하다는 전략적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새 지급여력제도 하에서는 보유 부동산이 요구자본에 반영되는 만큼 간접투자를 통한 보험사 건전성 지표 관리에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화생명은 그룹 차원의 자본 여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자기자본 중심 조달이 가능하다는 강점이 있다. 이지스자산운용의 상업용 부동산 자산을 기존 포트폴리오에 통합하면서 운용 효율과 장기 수익성 상승이 기대된다.
또 한화자산운용, 한화투자증권 등 금융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어, 이지스자산운용 인수를 통해 그룹 차원의 대체투자 플랫폼을 완성할 수 있다는 평가다.
흥국생명 역시 태광그룹 차원에서의 포트폴리오 확장에 대한 기대가 실리고 있다. 흥국생명은 특히 이번 본입찰에서 가장 높은 입찰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그룹 차원에서의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태광그룹은 금융, 문화, 소비재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투자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지스자산운용의 대체투자 역량을 그룹 전반으로 확장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최근 9000억원대의 현금을 확보해 인수자금을 신속하게 조달할 수 있는 역량도 갖췄다. 흥국생명은 최근 종로 본사 사옥을 리츠에 약 7000억원에 매각했고, 2000억원 규모 후순위채도 발행했다.
자본 조달 방식에서 외부 차입 비중이 높아 조달비용 변동에 민감할 수 있다는 점은 리스크 요인이다. 대주주인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와 이번달 태광산업에 들어온 국세청 조사4국의 세무조사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수전은 보험사들의 자산운용 전략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며 "최종 승부는 단순한 가격 경쟁을 넘어 매각 구조에 대한 이해도와 법적 리스크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관리하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매각 주관사인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는 가격 제안, 자금조달 구조, 거래 실행 가능성 등을 종합 평가해 이르면 이달 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후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거쳐 연내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다만 이지스자산운용 매각 대상에 3개 자회사 제외 문제, 주주 동의 유효기간 등이 걸림돌로 작용해 예정 일정이 순탄치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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